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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돌봐 준다면
장지혁기자2016년 07월 26일 17:11 분입력   총 860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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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만든 컴퓨터는 어떤 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까지 올라섰습니다. 컴퓨터가 처음 만들어질 때는 단순한 수학적 계산을 위한 장치였지만 이제는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영화에서처럼 미래에는 인간이 인공지능 로봇에게 노예가 되어 비참한 처지가 되는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미국 구글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우리나라 바둑 천재와의 한판 대결은 매우 볼만한 게임이었습니다. 바둑대국이라고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는데도 관심을 갖고 관전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간의 완전한 패배라고 할 수 있는 대결의 결과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시간이탈자”라는 영화가 작년에 개봉했었는데 그 영화는 1983년과 2015년의 두 남자가 시공을 초월하여 한 여자를 구하기 위한 스릴러물이었습니다. 그 영화에서 30여 년 전의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학교 선생님은 우리가 어른이 되면 모두 손에 전화기를 들고 다닐 수 있다는 말씀을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집에 전화가 없는 친구들이 태반이었는데, 손에 전화기를 들고 다닌다는 상상만으로도 매우 흐뭇했습니다.

그 선생님의 말씀처럼 어른이 되고 보니, 손에 전화기만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전, 오디오 등의 가전제품이 모두 조그마한 전화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내가 원하는 음악, 영화 등을 바로 듣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전화기로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전 세계의 어디에서든, 누구와도 소통이 가능해졌습니다. 따라서 마음이 열려 있고 언어의 장벽만 넘을 수 있다면 말 그대로 지구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부처님 손바닥이 바로 나의 전화기가 된 것입니다.

1980년대에는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불과 30년 만에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30년이 지난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세상이 변해 있을까요? 또 암이라는 병은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지 기대가 큽니다. 지금까지는 컴퓨터를 이용한 기계들에 인터넷이 연결되면서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 예로 운전자가 필요 없는 무인 자동차가 등장한다고 알려졌습니다. 지금도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불과 몇 년 후에 그런 세상이 느닷없이 도래할 것입니다.

무인자동차가 가능한 것은 인공지능의 발전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바둑이나 체스와 같은 특화된 한 분야에만 국한되어 프로그램이 되기 때문에 아직 인간의 지능에는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그러나 특화된 그 분야에서만큼은 이제 사람보다 더 나은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 분야에 알맞은 인공지능을 위치시켜서 인간의 삶은 좀 더 여유롭고 풍족하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운전이 가능한 인공지능은 사람보다 더 질서 있고, 보복 운전도 하지 않으며, 술에 취해서 비틀비틀 운전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물론 해킹의 위험은 있겠지만 우리 같은 일반 서민은 해킹으로 입는 피해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보다 더 높은 사람들 혹은 오늘 복권에 당첨된 사람 정도만 걱정스러울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마치 주사위게임과 같아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저장했다가 상황에 맞게 가장 좋은 경우를 설정하여 움직이는 것입니다. 암과 투병하는 사람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암을 완치하거나 성공적으로 투병해 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게 성공적으로 투병하는 사람들의 모든 정보를 모아서 인공지능으로 개발한다면 새롭게 투병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됩니다. 컴퓨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픈 사람의 심정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려고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바둑의 승리가 목적이었다면 암환자를 위한 인공지능은 암을 완치하거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목적이 될 것입니다. 그런 프로그램이 잘 만들어진다면 무지함 속에서 암진단을 받아도 큰 걱정 없이 투병에 임할 수 있습니다. 암을 처음 진단 받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막막함이기 때문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암을 진단 받았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막막해집니다.

앞으로 30년 쯤 시간이 흐르면 이렇게 암환자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져 있을까요? 암을 치료하는 특별한 약은 개발이 어렵겠지만 내가 암에 걸렸을 때 어떻게 해야 될지 조언해줄 수 있는 인공지능은 개발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은 상상 속에 이런 인공지능을 생각하지만 현실이 되어 우리의 생활에 적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뒤로월간암 2016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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