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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암 검진을 이용하는 방법과 시기
임정예(krish@naver.com)기자2016년 04월 07일 17:22 분입력   총 1437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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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목 | 부산대병원 통합의학센터 교수 역임, 현재 진영제암요양병원 병원장, 대한민국 숨은명의 50, ‘통합암치료 로드맵’ 등 다수 저술

놀랍게도 남자가 평균수명인 77세까지 살 경우 5명 중 2명이, 여성이 평균수명인 83세까지 살게 될 경우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세 명 중 한 명이 암에 걸리는 셈이다. 너무나 빈번히 발생해서 어떤 의미로는 친근하기까지 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친근한 질병이 결코 쉬운 질병이 되어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의 제 1의 사망원인 역시 암이다. 의학기술의 발달로 사망률이 낮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매년 7만여 명의 사람들이 암으로 인해 목숨을 잃고 있다.

다행히 의학의 발달로 암환자의 5년 생존율(암이 5년 동안 재발하지 않은 것)은 날로 늘어가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 암 등록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2006~2010년)간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64.1%로 지난 2001~2005년(53.7%)에 비해 10.4%나 올라갔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바꿔 말하면 여전히 환자의 절반가량이 5년 안에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암 치료법은 쉬지 않고 개발되겠지만, 당장 암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는 치료법이 나타나리라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현재로서도 암 종에 따라 90% 이상의 5년 생존율 예후를 보이는 기적적인 치료방법은 존재한다. 바로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다.

암을 치료할 때 병기에 따라서 예후가 무척 다른데, 예를 들어 1기 이하의 병기에서 치료할 경우 위암은 90%, 유방암과 자궁경부암처럼 80% 환자가 5년 이상 생존율을 보인다. 물론 암 종에 따라 간암처럼 23.3%(자료: 2004~2008 주요 암의 5년 상대생존율추이)의 낮은 5년 생존율을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병기가 높아질수록 생존율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암 검진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주기적인 암 검진으로 암을 미리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 그것이 암으로 인한 비극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암 검진은 언제 받는 것이 좋을까?
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수 암들이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스스로 이상증상을 느껴서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주변조직으로 암이 침투해서 치료과정이 어려워지거나 심지어는 손 쓸 수 없이 심각한 지경에 이른 후이기도 하다. 그래서 암 검진은 자각증상을 느끼기 전 스스로 건강하다고 느낄 때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호발연령에 있는 사람,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검진주기를 놓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검진주기는 암의 종류와 검진자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 각 학회나 의료기관 별로 각 암에 맞는 암 검진 권고안을 내놓고 있으므로 참조하면 좋다. 특히 국가에서는 국민들이 잘 걸리는 5개의 암 종에 대한 암 종별 검진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5종의 암에 대한 검진주기와 검진방법, 그리고 검진에 신경 써야 할 검진대상을 지정한 암 종별 검진 권고안으로 우리나라 국민이면 받아야 하는 최소한의 보편적인 암 검진들이다.

이에 따르면, 위암은 40세 이상 남녀기준으로 2년에 한번 이상 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간암은 간염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인 이들을 기준으로 6개월에 한 번씩 검진 받을 것을 권한다. 또 50대 이상인 남녀는 5년에 한 번씩 대장암 검진을, 35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유방임상진찰을 포함한 유방암 검진을, 성경험이 있는 20세 이상 여성은 1년에 한번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암 검진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암 종류에 맞춰 검진들을 일일이 챙겨서 실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여러 암 종을 검진받기에는 비용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 때문에 국가에서는 암 검진이 필요한 호발 연령자를 대상으로 권고안에 제시된 5대 암에 대해서 암 검진을 지원하는 ‘국가 암 검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상자에게는 연 초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검진확인서가 발송된다. 확인서의 안내를 따라 근처 병원에서 검진을 예약한 후에 신분증과 검진확인서를 지참하고 검진을 받으면, 본인부담금 1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국가에서 보조해준다. 연 초에 검진확인서를 받지 못했다면, 거주지의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콜센터(1577-1000)와 홈페이지 (// www.nhic.or.kr)를 통해 대상자인지 확인한 후 검진확인서를 다시 발송 받을 수 있다.

위염이 만성이 되어 위 점막이 얇아지고, 주름이 지는 것을 '위축성 위염'이라고 하고, 여기서 더 발전해서 위축된 위 점막에 장 점막의 상피세포가 생기는 것을 '장 상피화생'이라고 한다. 이 위축성 위염과 장 상피화생은 흔히 위암으로 발전하는 전단계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축성 위염 혹은 장 상피화생 소견이 있는 사람은 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또한 위에 양성종양이 발견되거나 위축성 위염과 장 상피화생의 소견이 심한 사람은 담당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검사 간격을 줄일 수 있다.

폐암은 검진 프로그램으로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흡연자 등 폐암 고위험군은 스스로 폐암 검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일반적인 흉부 X-선 촬영으로는 2cm 이하의 작은 종양을 발견하기 어렵고, 또 조기 발견해도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기 검진 방법으로 적당하지 않다. 40세 이상이면 저선량 흉부CT 촬영을 이용해 검진하고, 흡연을 하거나 경력이 있는 사람이 폐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즉시 정밀 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방암 검진에 사용되는 유방촬영술은 유방암을 확인하는데 매우 효과적이고 뛰어난 검진이지만, 방사선이 조사되므로 유방암 호발연령이 아닌 젊은 여성들에게 권하지 않는다. 특히 20대 여성들은 생리주기에 의한 유선의 팽창으로 정상 유방임에도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젊은 여성이라면 유방초음파 검사를 먼저 해 볼 것을 권한다. 하지만 유방초음파 검사는 자칫 작은 종양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호발연령인 40대 이상의 여성은 매년 꼭 유방촬영을 통해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맞았다면 자궁경부암 위험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주사에 앞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자신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 있으므로 꼭 확인하도록 하자.
뒤로월간암 2016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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