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요리
-> 암환자요리
국민건강식품 호박 먹기 캐페인을 해볼까요
임정예(krish@naver.com)기자2017년 02월 28일 19:43 분입력   총 21678명 방문
AD
글:
임종갑 | 농학박사 물리치료사. 힐링스쿨 원장
유옥란 | 간호사. 치유식 요리강사




호박에 얽힌 이야기들
값싸고 흔한 호박을 소재로 특별한 건강식, 치유식에 대한 견해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에 대하여 독자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하며 이 글을 쓰고자 한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늙은 호박요리가 특별한 보양식이 될 수 있다. 각종 영양소와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특히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A를 얻을 수 있는 늙은 호박은 황금덩이와 같은 건강 힐링음식이다.

나는 흙을 사랑하고 그 산물을 연구하는 농학도(農學徒)이지만 아직도 흙에 담긴 생명과학의 신비를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생명을 품고 살리는 흙이 무기물질 이상의 힘과 놀라운 에너지를 소유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긴다. 나는 또한 늦가을 밭두렁에 뒹구는 호박 한 통에 담겨있는 창조섭리와 식품과학을 다 알지 못한다. 평범하게 보이는 자연먹거리 속에 과학적, 영양학적으로 다 밝혀내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 집안 아저씨집 누나가 서울 봉재 공장에 취직해서 일하다 영양실조로 온갖 병을 얻어서 돌아왔는데 그 형상과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집안 어르신들과 동네사람들은 쉽게 회복을 못할 것 같다며 염려를 했다. 그 당시 마을에 낙향한 야매 의사가 있었는데 자기가 동네에 있는 동안에는 병으로 죽을 사람은 없을 거라며 무슨 만병통치 비법이 있는 양 호언장담했었다. 그런 그도 누나를 몇 번 진료하더니 자기 기술로는 낫게 할 방도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급한 대로 수액을 두어 병 주사했지만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한 일이 벌어졌다. 한겨울이 지나고 봄에 나물 캐러 나온 누나는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모해 있었다. 언제 아팠냐고 할 정도로 건강미가 철철 넘치는 모습이었다. 

그 누나집도 우리만큼 가난해서 특별한 보양식을 해줄 만큼 여유가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우리는 누나가 병을 이기고 일어난 내막이 몹시 궁금했다. 누나는 매일 늙은 호박으로 보신을 했는데 그게 맞아 떨어져서 완전히 회복이 됐다는 것이다. 그 해 호박농사가 풍년이어서 부모님이 매일 열심히 다려 먹이고 고구마처럼 쪄서 먹고 죽을 쑤어 먹은 것이 전부라고 했다. 호박만 먹은 것은 아니겠지만 누나 자신과 가족들은 호박 덕에 살아났다고 믿었다. 그 후로 누나는 아주 건강해져서 부잣집으로 시집을 갔다. 

우리 집도 겨울에는 자주 호박죽을 쑤어 온 식구가 둘러앉아서 문풍지를 때리는 폭풍한설에 뜨거운 죽을 호호 불며 동치미와 함께 먹었다. 어머니는 단내 나는 누런 호박 한 통을 닳아진 놋숟가락으로 껍질을 긁어내고 차조, 수수, 강낭콩, 팥과 같은 잡곡을 넣어 가마솥에 고아서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특식을 만들어 냈다. 배고픈 시절이기도 했지만 그때 음식들은 정말 기가 막히게 맛이 있었다. 환갑이 다 된 지금도 그때가 못내 그리워진다.

필자가 20대 후반에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열 평 남짓 되는 사무실 겸 매장을 얻어서 “국민건강식 보급운동센터”라는 간판을 내걸고 ‘국민건강을 위한 바른 먹거리(국민건강식)’사업을 전개했었다. 결혼 전 고학생인 나에게 가나안 농군학교 김용기 박사님이 종자돈을 마련해주셨고 많은 지인들이 도와주어서 2년 동안 이 운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고 특별한 경험이었다.

우리 밀, 유기농 현미, 콩을 주제로 한 ‘통곡물 먹기 운동’과 함께 맷돌호박을 많이 구해서 시민들에게 거의 원가에 보급하면서 ‘호박먹기 운동’을 벌였다. 늙은 호박을 건강과 치유식 먹거리로, 성인병 예방과 회복식품으로 선정, ‘국민건강식=맷돌호박’이라는 전도활동(?)을 열심히 했다. 호박에 대한 가치와 인식을 고취하며 누구나 쉽고 간단하고 다양하게 풍성한 호박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외쳐댔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은 우리 운동센터를 ‘호박가게’라고 부르기도 했다. 어떤 이는 지천에 널린 호박으로 “국민건강식”을 이미지화 하느냐고 빈정대기도 했다. 

그 후 나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자연치유교육, 힐링프로그램을 지도하면서 하늘이 인간에게 주신 자연의 산물은 값이 싸고 흔한 것이라 할지라도 어떤 인공화학적 합성조제품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가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들이 날마다 흔하게 대하는 농산물 먹거리에 대한 평가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비싼 것일수록 더 가치가 있고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믿는 것은 상업적 포장과 세상문화적 가치개념이라고 생각한다. 50년 묵은 산삼과 사향이 아니어도 사람에게 매우 이로운 것이 많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1997년에 양주군 삼숭리 교회에서 일할 때였다. 교회에 나오는 어르신 중 김종덕 할아버지 부부는 85세로 제일 연로하신 분들이었다. 6.25 전쟁 때 월남하여 가족도, 일가친척도 없는데다 땅도 집도 없었다. 빈집을 얻어 살면서 노는 땅을 이용해서 호박을 심어 생활하셨다. 두 분 모두 비만과 고혈압, 당뇨병으로 오랜 세월 동안 무척 고생하셨는데 호박을 많이 잡수시면서 무서운 지병에서 완쾌되셨다. 또한 할아버지는 야맹증, 황반변성에다 안압이 높아 실명위기까지 왔었는데 호박을 꾸준히 잡수신 결과 눈병이 없어지고 오히려 시력이 더 밝아져서 돋보기 없이 성경을 읽으셨다. 의학적인 견해야 어떠하든지, 눈에 쌓인 독소가 해결되고 부족했던 영양공급이 충분하게 이루어져서 근본적인 회복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후로 두 분은 당뇨와 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실물교훈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전적으로 호박농사를 지으셨다. 마을 하천 제방까지 호박을 심어서 해마다 맷돌호박을 200~300개씩 수확하여 교회에 십일조를 드리신 후, 할머니가 날마다 한 두 덩이씩 의정부 시장에 이고 나가서 파셨다. 그리고 매일 호박죽과 호박범벅을 잡수셨다. 생활보호 극빈대상자인 그분들에게 그것은 매일의 양식이고 고정된 주식이었다. 두 분은 방안에 호박만 있으면 배가 든든하고 남부러울 것이 없으며 자신들이 세상에서 제일 부유하고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분들은 95세까지 만년해로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다가 편히 잠드셨다. 내 앨범에는 두 분의 85세, 95세 사진이 남아 있다.

늙은 호박의 가치
늙은 호박은 타임지가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하고 노화 분야의 권위자들이 ‘슈퍼푸드’로 추천하고 있다. 호박은 잎, 과육, 씨까지 식용 가능한 참으로 유용한 식물이다. 한 여름에 호박잎쌈이나 잎을 넣어 끓인 청국장 또한 한국인의 영양식이다. 호박씨에는 단백질, 비타민 B1, 비타민 E, 칼슘, 인, 레시틴, 아연, 마그네슘,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어서 두뇌활동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천연 에스트로겐 성분인 리그난과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되어 있어서 자주 섭취한다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늙은 호박의 주성분은 당질로서 씨 맺는 채소 중 녹말이 가장 풍부하다. 더군다나 늙은 호박의 당분은 소화흡수가 잘 돼 위장기능이 약한 노약자와 환자들에게도 유용한 식품이며 정장작용과 장내 바이러스 억제, 변비개선, 비만방지,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적합한 먹거리이다. 비타민 A를 비롯해 비타민 B1, B2, B12, 비타민 C 등 천연비타민의 보고이며 열을 가해 조리를 해도 그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식물성 섬유소인 펙틴성분, 칼슘, 철분, 인, 셀레늄 등 미네랄도 균형 있게 들어있어서 담석증, 만성 성인병, 변비, 장 질환, 감기, 냉증, 피부질환, 야맹증, 신장병, 당뇨병에도 좋은 식품이며 또한 면역력 증강, 안질환, 항산화작용, 혈압강하, 동맥경화 예방, 발암억제, 이뇨, 부종, 염증억제에도 탁월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호박에 함유되어 있는 필수 아미노산인 L-트립토판은 세로토닌 생성을 도와 우울증 극복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우리 국민들이 호박을 많이 섭취하면 암도 예방하고 건강과 행복이 증가될 것으로 확신한다. 

베타카로틴의 보고
늙은 호박은 비타민 A의 공급원으로서도 단연 최고의 식품이다. 늙은 호박의 짙은 적황색은 카로틴성분으로 천연항산화물질인 카로티노이드계 화합물이다. 그 중 베타카로틴(β-Carotene)은 비타민 A의 전구물질로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되는데 이는 비타민 C와 함께 위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여 위궤양을 예방하고 눈 점막을 보호하여 노화와 안질환을 예방하며 피부노화 방지, 면역력 증강, 항염, 항산화작용,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베타카로틴은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지방의 산화물 축적과 혈전생성을 막아서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박요리
사실, 늙은 호박 요리처럼 쉽고 간단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늙은 호박은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는데 고구마, 팥, 동부 콩, 찹쌀을 넣어 만드는 호박범벅이나 밤, 은행, 대추 등을 넣은 호박 영양밥 등은 수라상이 부럽지 않은 보양식이다. 호박찜, 찌개, 부침개, 칼국수, 수제비, 호박죽 뿐 아니라 호박떡, 호박빵, 호박경단, 호박양갱, 케이크, 호박크림, 호박엿, 차와 호박식혜, 호박 꿀단지, 호박음료, 호박 쨈, 호박조청, 호박샐러드, 호박김치, 호박고추장, 된장 등 매우 다양한 음식으로 만들 수 있다.


호박죽

영양호박죽 만들기
호박을 이용한 보양식은 뭐니 뭐니 해도 호박죽인데 일반적으로 만드는 방법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영양도 맛도 뛰어난 호박죽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뷔페 등 대중음식점에서 제공하는 호박죽과는 가치와 질적인 면에서 차원이 다른 보양음식으로서 유아에서부터 산모, 어린이, 청장년 누구에게나 훌륭한 에너지 공급원이자 다양한 영양소를 보충해줄 수 있는 건강식, 약선 음식이다. 식욕을 잃은 노인이나 환자의 체력회복, 빈혈예방, 이뇨작용과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우리 부부가 평범하고 흔한 호박죽에 대해 이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아침에 시간이 없어서 조반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을 위한 밥 대용으로 간편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천연음식으로 이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키워본 경험으로, 매일 아침밥을 제대로 먹여서 학교에 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죽과 같은 유동식을 계속 먹는다면 위도 무력해지고 소화기능도 약해지고 영양도 떨어지겠지만 제대로 된 영양죽을 바쁜 아침 시간에 밥 대신으로 제공한다면 상당히 실속 있는 방안일 것이다. 아침결식은 오전의 뇌기능 즉 학습활동과 정신, 정서작용에 절대적으로 악영향을 준다. 출근하는 직장인도 마찬가지다. 하루의 건강상태와 활력은 조반 유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아침 먹기 캠페인으로 이 방법을 나 자신과 이웃들에게 적용해본 결과 자타가 만족해하고 있다. 대안이 대답이 될 수 있다.

이 호박죽을 넉넉하게 쑤어 냉장 보관 후 차게 먹거나 다시 데워 먹어도 좋을 것이다. 학생들과 직장인 뿐 아니라 암 예방과 치유를 위한 건강, 힐링 음식으로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호박을 베이스로 하는 영양죽을 만들어 상식함으로써 영양밸런스와 면역균형을 이루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만드는 법
재료(4인분) | 늙은 호박 300그램, 발아 땅콩 70그램, 발아현미가루 50그램, 소금 2그램, 물 600ml
새알재료 | 찹쌀 80그램, 소금 1그램, 물(온수) 40ml

1. 늙은 호박을 껍질을 벗기고 손질하여 솥에 물을 붓고 소금, 땅콩을 함께 넣어 익힌다.
2. 1의 재료가 식으면 믹서에 갈아 발아 현미가루를 섞어 눋지 않게 저어가며 끓인다.
3. 새알재료는 익반죽하여 미리 만들어 놓는다.
4. 죽이 끓기 시작하면 새알을 넣고 천천히 젓는다. 새알이 위로 떠오르면 불을 끈다.
5. 간은 호박을 삶을 때와 새알재료에 소금을 넣었으므로 따로 하지 않는다. 기호에 따라 꿀을 가미할 수도 있다.

Tip 
늙은 호박의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지용성이므로 잣이나 호두 등 견과류를 곁들여 먹으면 체내 흡수가 훨씬 좋다. 그러나 이 호박 영양죽은 발아시킨 땅콩을 넣었으므로 다른 견과류를 함께 섭취하지 않아도 된다. 발아땅콩은 항산화물질인 레스베라트롤, 아스파라긴산이 일반 땅콩에 비해 몇 배 증가해서 항암, 항염작용과 전립선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이 영양호박죽에 발아 대두 콩가루를 섞거나 다른 종류의 발아 콩을 넣어 만들어도 좋다.


호박전

기름 없는 (oilless) 호박전
자연기름은 인체에 매우 중요한 영양소이지만 힐링 음식에는 어떤 종류의 기름도 열을 가해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올리브유를 달궈진 팬에 둘러 눋지 않게 유막을 형성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호박전이 완성되면 팬의 불을 끄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기름(cold press 압착올리브유)을 호박전에 바른 후 접시에 담아낸다. 늙은 호박에 들어 있는 비타민 A는 베타카로틴 형태로 존재하는데 열을 이용한 조리에도 그 성분이 손상되지 않으며 또한 베타카로틴은 지용성이므로 열을 가하지 않은 올리브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소화흡수가 용이하다. 이렇게 만든 부침은 소화기능이 약한 암 환자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만드는 법
재료(4인분) | 늙은 호박 300그램, 소금 2그램, 다진 마늘 30그램, 통밀가루 70그램, 발아찰현미가루 40그램, 올리브유(엑스트라버진)

1. 늙은 호박을 채칼로 얇게 밀거나 칼로 가늘게 채를 썬다.
2. 위의 호박재료에 소금과 다진 마늘을 넣어 골고루 섞고 10분 정도 상온에 재어둔다.
3. 10여분 후 섞은 재료에서 수분이 나오면 통밀가루와 발아찰현미가루를 넣어 섞는다.
4. 달궈진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깨끗하게 닦아낸다.
5. 부침재료를 한 수저씩 떠서 원형으로 얇게 부친다.(숟가락에 물을 묻혀가며 눌러주면 달라붙지 않는다.)
6. 프라이팬 뚜껑을 닫고 완전히 익으면 불을 끄고 전에 올리브유를 발라 접시에 담아낸다.
7. 프라이팬에 남아있는 올리브유를 완전히 닦아낸 후 다시 전을 부친다.
8. 기호에 따라 양파 등 다른 채소를 가미하여 응용한다.
뒤로월간암 2017년 2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