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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한 ‘심뇌혈관질환’ 조기 사망
김진하기자2018년 07월 26일 11:11 분입력   총 262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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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 호흡기질환 보다 혈관성질환에 더 영향 커
미세먼지가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면서 조기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나정호)에 따르면,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별 사망자 수는 뇌졸중과 허혈성 심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각각 40%로 전체 사망자의 80%를 차지했다. 폐암과 호흡기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20%인 점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대한뇌졸중학회 나정호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은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보단 뇌졸중과 같은 혈관성질환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와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간의 연관성은 국내 주요 연구 결과에서도 입증됐다.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팀(예방의학교실)이 국내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와 기대수명, 질병 및 생존 기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2015년 한 해 동안 국민 1만 1900여명이 초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사망자 중 5,646명은 뇌졸중이 발생해 사망했고 심장질환(3,303명), 폐암(2,338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앞서 WHO의 보고와 일치한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와 달리 일반인들은 초미세먼지가 뇌졸중보단 호흡기질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 이미영 교수팀(의료생명공학과)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참여자의 90% 이상이 미세먼지 같은 환경유해인자가 호흡기질환 또는 폐질환과 관련있다고 답한 반면 뇌졸중 등 신경계질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5% 미만이었다.

이 교수는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유해인자는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당뇨병, 비만 등의 대사성질환, 특히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특히 초미세먼지는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체내에 흡수돼 혈액 내를 돌아다니면서 신체 내 염증 반응 증가, 동맥경화증 악화, 혈관세포 기능 저하,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등을 매개로 부정맥을 유발해 뇌졸중이 발병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혈관 내로 흡수될 때 기존 혈관 내 동맥경화부위에 침착돼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키고 뇌 혈류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나 이사장은 “실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홍콩 등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는 인근 국가에서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이나 사망이 증가한다”며 “연간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인자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남녀 모두 실내·실외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년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을 낮출 수 있도록 사회적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 이사장은 “뇌졸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대되면서 뇌졸중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진 고혈압, 당뇨병, 흡연과 같은 위험인자를 조절·관리하려는 개인, 사회,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며 “하지만 미세먼지에 대한 근본적이고 정확한 실태 파악이 되지 않았고 아직 국민들이 피부로 안심할 수 있다고 느끼기에는 개인, 사회 그리고 국가적 대책이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주변 국가와 함께 노력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미세먼지는 주변 국가로 인해 많이 발생하기에 우리나라만의 노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나 이사장은 “후손들이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를 갖지 않고 살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관심과 주변 국가들과의 공통의 노력으로 대처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중요하다”며 “학회에서도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로 인한 뇌졸중 발생에 대한 연구 및 치료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종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 7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뒤로월간암 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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