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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트롱의 명성, 조작인가?
고정혁기자2011년 05월 23일 13:34 분입력   총 88138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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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로 명성을 얻은 후 순식간에 몰락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를 들면 야구선수인 베리 본즈, 알렉스 로드리게즈, 로저 클레멘스, 육상선수인 매리온 죤즈 같은 사람들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런 사람들의 명단에 랜스 암스트롱도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랜스 암스트롱은 암 생존자로 대단한 명성을 얻었다.
(1) 그는 고환암이 폐와 뇌로 전이되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생존한 사람이다.
(2) 암 생존자로 사이클 경기인 뚜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 타이틀을 7번이나 차지하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3)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질병을 극복한 후 무한한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심벌이 되었다.
(4) 게다가 그는 리브스트롱이란 재단을 설립해서 세계적인 자선가로 입신양명해서 작년에만 암환자들을 위해 3,100만 불(360억 원)을 희사하는 선행을 베풀었다.

역경을 극복하고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입증하고 선행까지 베푼 암스트롱이 최근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약물을 사용한 혐의로 미국 연방정부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그와 관련된 사람들은 이번 일로 그가 쌓아올린 명성에 흠집이 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을 사용한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공식적으로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으로 나온 적은 없었다. 1999년에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해서 도핑 테스트에서 문제가 생겼지만 의사의 처방을 제시해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1) 암스트롱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을 사용했다는 주장은 그의 사이클 팀 동료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2) 사이클 팀 동료였던 플로이드 랜디스와 프랭키 애드류 같은 동료들이 그를 비난하고 있다. 랜디스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우체국 팀에 있으면서 암스트롱과 함께 약물을 복용했다고 공개적으로 시인했다.

(3) 또 다른 미국 우체국 팀 동료는 최근에 자신도 약물을 사용했고 팀에서 속임수가 만연했고 암스트롱이 이를 장려했다는 랜디스의 주장이 옳다는 점은 뉴욕 타임즈에 확인해주었다. 이 사람은 연방 조사관들이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익명으로 이런 사실을 밝혔다.

(4) 미국 우체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데 매년 암스트롱에게 800만 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미국 우체국 사이클 팀을 수사하는 과정에 고려되는 범죄혐의는 사기, 약물 배포, 탈세, 돈세탁, 고용법 위반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 조사를 맡고 있는 수사관은 제포 노비츠키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특별 수사관이다. 이 사람은 야구선수 베리 본즈의 약물 사용을 밝혀내어 본즈는 내년에 위증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또 육상선수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매리온 죤즈의 약물 복용도 밝혀내서 감옥으로 보냈다. 야구선수인 로저 클레멘스가 약물을 사용한 증거도 찾아내어 의회에서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를 시켰다.

(6) 지난 7월 뚜르 드 프랑스 경기 기간 중에 암스트롱은 이 문제에 대해 강력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성명서에 의하면 자신은 다른 사람들이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을 사용하도록 강요하거나 권유하거나 말하거나 도와준 적이 절대로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이클 선수들이 속임수를 사용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에 이런 결백 주장을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고 있다.

(7) 암스트롱의 경우에는 그의 재단이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수사관들이 확실한 증거가 있기 전에는 기소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이클 선수로 작가인 빌 스트리클런드에 의하면 암스트롱은 철저하게 흑백논리에 빠져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 사람은 암스트롱을 1994년부터 알고 지냈는데 암스트롱의 모토는 "이기느냐 아니면 지느냐" 혹은 "사느냐 아니면 죽느냐"라고 한다. 암스트롱에게 이기는 것은 사는 것이고 지는 것은 죽는 것과 동일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경기에서 이기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스트리클런드는 자신이 쓴 책에서 2003년 뚜르 드 프랑스 경기 중에 일어난 한 가지 사건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암스트롱의 성격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1) 사이클 팀은 스타 선수 1명에 모든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조직이 짜여 있고 나머지 선수들을 바람을 막아주거나 물을 떠다 주는 들러리 역할만 한다. 이런 들러리 역할만 하는 선수들을 불어로 "도메스띠끄"라고 부른다.

(2) 2003년 뚜르 드 프랑스 경기 초반에 암스트롱의 미국 우체국 팀의 들러리 역할을 맡은 페나란 "도메스띠끄"가 잠시 순위에서 암스트롱보다 앞서게 되어 리더란 표시로 노란색 셔츠를 입었다.

(3) 그런데 암스트롱은 페나에게 계속해서 들러리 역할만 할 것을 강요했다. 이는 뚜드 드 프랑스 경기의 전통을 무시하는 것이고, 또 다른 선수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종의 범죄가 된다.

스트리클런드는 암스트롱이 승부에 너무 집착하고 모든 것을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약물을 복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을 시사하고 있다.

암스트롱은 처음으로 뚜르 드 프랑스 타이틀을 차지하기 2년 전인 1997년에 리브스트롱 재단을 설립했다. 암스트롱은 나이키를 사업 파트너로 선택했다. 나이키는 2004년부터 노란 색깔의 실리콘 젤로 만든 팔찌를 1개당 1불에 팔았다. 암과 조금이라도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이 팔찌를 구입해서 착용하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7천만 개 이상이 팔렸다. 바로 이 팔찌를 팔아서 재단을 운영하는 기금을 모금한 것이다.

이 재단이 발표한 2009년도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수익이 5천만 불(580억 원)로 불경기인데도 불구하고 최대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와 있다. 또 지난 5월 랜디스가 암스트롱을 비난한 이후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아서 후원금이 줄거나 자원봉사자가 줄어들지도 않았다고 한다. 사업은 여전히 번창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암 위원회는 국가적인 암 프로그램을 평가하는 위원회로 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암스트롱은 이 위원회의 위원을 2번이나 역임했다. 현재는 리브스트롱 재단의 회장으로 운영에 일일이 개입하지는 않고 대표인 울만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트위터에 가입한 팬은 260만 명으로 그는 트위터를 통해 팬들을 관리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2011년에 개최될 콜로라도의 사이클 경기를 홍보하기 위해 덴버의 거리를 자전거로 일주하는데 앞장서서 달리겠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는데 2,000명이 자전거를 타고 모여들었다고 한다.

암스트롱은 크리스틴 리차드란 여성과 결혼해서 3명의 자식을 가진 후 이혼을 한 후 가수인 세릴 크로우, 여배우인 케이트 허드슨, 패션 디자이너인 토리 버치 등 많은 여성을 섭렵한 후 안나 한센과 재혼했다. 2009년에 뚜르 드 프랑스에서 3위를 했고 올해에 마지막으로 참가했는데 23위에 그쳤다.

리브스트롱 재단의 대표로 암 생존자인 울만은 인터뷰를 통해 현재로는 확실한 것을 알 수가 없고 그래서 실망스럽다는 말을 했다. 또 미국 암협회의 대표인 죤 세프린박사는 이번 조사가 잘못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암스트롱이 운동선수로서 저지른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베푼 선행에 비하면 사소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암스트롱은 암의 오명을 벗기는데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기여를 했다고 부언하고 있다.

암스트롱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영감의 아이콘이다. 그가 사이클 선수로 쌓아올린 명성은 반칙에 의해 조작된 것일까? 자선도 위선이었을까?

출처: New York Times, August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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