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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해 보는 우유 이야기
김진하기자2015년 08월 31일 17:43 분입력   총 1634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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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욱 | 서울SN재활의학과병원 원장

누구나 한번은 우유를 먹습니다. 아니 너무 자주 먹을지도 모릅니다. 어릴 때 특히 많이 마시게 되고 음식 재료로도 많이 쓰이기도 합니다. 칼슘이 풍부하다고 알려져서 성장기에 도움이 되고 갱년기 이후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탁월하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위장이 안 좋고 위산과다가 있을 때 우유가 위를 보호한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한참 술 많이 먹을 수련의 시절에는 회식에 선배가 술을 많이 먹인다고 하면 미리 우유를 먹어두기도 했었습니다.

우유에 대한 의문이 든 건 초등학교 시절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몸에 좋으니 우유를 많이 마셔야 한다고 하셨고 초등학교에서도 우유를 배급식으로 줬습니다. 그런데 항상 먹고 나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였고 그러다 한번은 크게 체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좋은 거니하고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셨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유당불내성’ 이었습니다. 즉 우유의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 중의 하나인 락타아제(lactase)가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에 생기는 증상으로 우유의 당성분을 분해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증상이었습니다. 효소에 의해 분해가 되지 못하니 그게 대장에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하고 설사가 유발되는 것입니다.

아예 그 락타아제가 없지는 않았으니 컨디션에 따라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었겠지요. 그랬기에 한편으로는 우유가 정말 좋기만 한 것일까에 대한 의문은 계속 갖고 있었습니다. 대학에서 어느 소화기 내과 교수님이 오히려 우유는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고 이야기를 하시면서 의문은 커져갔습니다. 알고보니 이 우유에 대한 과민성은 95%의 아시아인, 74%의 인디언, 70%의 흑인, 53%의 멕시코인에 있다고 하며 이것은 문화적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유에 대한 몇 가지 논란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우유가 몸을 산성화시켜 오히려 칼슘을 빼낼 수도 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 몸은 PH 7정도의 중성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산성화를 유발하는 물질이나 환경이 조성되면 우리 몸은 이를 중성으로 되돌리려 합니다. 이때 많이 쓰이는 것이 칼슘입니다. 특히 탄산음료나 화학물질, 오염되거나 산성화된 물 등으로 인해 몸이 산성화될 일들이 많습니다. 유년시절 탄산음료가 뼈를 약하게 한다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따라서 우유가 칼슘을 많이 포함하고는 있지만 우유는 소에게 맞는 것이지 사람에게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기에 흡수율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히려 유제품 섭취가 많은 나라에서 골다공증과 낙상에 의해서 많이 생기는 대퇴골 골절이 많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내용입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칼슘 흡수율이 브로콜리 같은 채소류가 더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성인병 및 대사질환의 증가와 우유의 연관성입니다.
인디언의 예를 들면 이들은 문명화되기 이전에 주식은 콩, 옥수수 같은 식물이 주식이었습니다만 유제품과 달걀이 들어가면서 비만, 당뇨병 같은 성인병이 급격하게 증가되었습니다. 전립선암, 난소질환, 유방암 등이 유제품의 과다 섭취와도 관련 있다고 보고된바 있습니다. 요즘은 모든 식품이 안전하지는 않지만 우유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한 성장촉진제 등이 이러한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젖소의 젖이 우유 생산을 증가시키기 위해 과도한 자극이 가해지므로 이 과정 중에서 유선염이 많이 생깁니다. 그러면 항생제를 써야 하는데 우유를 먹게 되는 인간도 항생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를 섭취하는 성인들도 문제지만 한참 성장을 해야 하는 소아나 청소년들도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우유를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는 젖소가 많이 필요하겠지요? 이런 젖소들의 배설물이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지구 온난화(대변, 트림, 방귀)를 일으킨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약 1억 톤 가량의 메탄가스가 1년에 배출된다고 합니다. 온실가스는 차량과 인간만이 만들어내는 줄 알았는데 어마어마합니다. 또한, 전 세계 산소 공급소라고 불리는 아마존 밀림의 70%가 이미 목축업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목재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목축업을 하기위해서는 나무를 많이 베어내어야 하고 밀림이 파괴됩니다. 가축의 배설물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가축에 투여되었던 호르몬제와 항생제가 오염을 가중시킵니다.

우유는 무조건 좋은 음식으로 생각되어져 왔지만 다시 생각해 볼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유를 안 먹고는 살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과다한 섭취를 줄여 성인병 및 각종 대사질환을 예방하고 식물, 적절한 영양제 등을 통한 칼슘, 비타민 D 섭취 도 고려해야 될 것 같습니다.
뒤로월간암 2015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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