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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대해서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16년 07월 21일 14:06 분입력   총 828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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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형욱 (서울 SN재활의학과병원 원장

미세먼지로 흐려진 창밖을 보다가 문득 10년 전쯤의 이맘때가 떠올랐습니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저녁에 타기로 결심한 건 그때 계속 날씨가 좋았기 때문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눈앞이 온통 누렇고 뿌옇고 타고 나니 목이 메케하고 기침이 많이 났었습니다. 그 다음해 2월에 스키장을 갔는데 눈에 누런 모래를 뿌려놓은 듯한 형상이 보였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황사라고 불렀고 어쩌다 한번 중국에서 찾아오는, 중국이 사막화되면서 어쩌다 찾아오는 모래바람 정도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 어느덧 황사는 미세먼지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바뀐 것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핵심은 황사는 그냥 모래이지만 미세먼지는 모래나 먼지에 안 좋은 중금속이나 오염물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예전에는 황사나 미세먼지가 찾아오는 발생빈도가 지금처럼 많이 않았습니다. 언제부턴가 매일 일과 시작 전에 현재 미세먼지농도를 점검하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올해는 제 기억으로는 비가 올 때 약간 미세먼지 농도가 잠깐 낮아지다 비가 잠잠해지면 곧 농도가 올라가 있습니다. 전날 비가 와서 좋아졌겠지 하고 자전가 타고 나갔다가 먼지를 흠뻑 마시고 들어온 일도 바로 이런 것 때문이겠지요.

미세먼지라 함은 눈에 보이지 않는 지름 10㎛ 이하(머리카락 굵기의 최대 7분의 1 정도)의 작은 먼지로, 탄소(검댕) 성분과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과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조피렌 등 유해화학물질도 들어있습니다. 또한,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인 비소, 납, 수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작은(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더 잘 침투하고 건강에도 더 해롭습니다. 

미세먼지의 원인은 기후적인 영향으로 연기와 안개에 의한 미세먼지 발생이 증가하고, 여기에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스모그의 영향이 겹쳐 우리나라로 넘어오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는데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중국발 스모그, 봄에는 황사의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는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황사는 자연현상인데 비해 스모그는 인간의 활동 중 생기는 각종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겁니다. 중국발 스모그는 중국 가정에서 겨울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무연탄과 배기가스를 주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원인은 많습니다. 각종 사업장과 자동차 배기가스, 무분별한 생활 연소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폐해의 시작은 일단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너무 작기에 우리 몸의 기관지에서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을 이겨내고 기관지 깊숙한 곳까지 침투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키고 천식이나 각종 기관지의 문제들을 일으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노출 시 폐암 같은 심각한 질환을 만들기도 합니다. 피부에는 피부염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고 모공 속으로 들어가 모공확대 등을 일으킵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잘 관리하면 나을 수 있습니다만 기관지 깊숙이 들어간 미세먼지가 폐를 거쳐 혈액을 타고 돌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것이 뇌로 가면 혈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혈전은 점점 커지면서 결국 뇌혈관의 일부를 막거나 완전히 막게 됩니다. 그러면 뇌경색 등의 뇌졸중 질환을 발생시키거나 작은 혈관들을 막게 되면 점진적으로 치매를 만들기도 합니다. 만일 심장에 혈전을 만들면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현상들이 하루 이틀 미세먼지에 노출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출에 의해 나도 모르게 진행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또한, 미세먼지의 독성으로 산화적 스트레스를 만듭니다. 그러면 이런 산화를 막아야 되는데 잘 되지 않고 많은 독성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면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것이 결국 노화나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임산부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혈액을 타고 돌아 태아로 가는 혈액순환에 지장을 준다면 혈액은 곧 태아로 가는 영양이기 때문에 태아의 영양 공급에 저해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성장 저하나 뇌신경 발달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에 사는 동안 완전히 미세먼지의 노출에서 배제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중국이나 한국의 환경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일단 외출 시 마스크를 통해 최대한 미세먼지를 흡입하는 정도를 줄여야 하고 다음으로 좋은 공기청정기를 집에 설치해 집에서라도 좋은 공기를 흡입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정수기가 필수품이 되었듯 청정기도 이제 필수품이 되어간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외출하고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물을 많이 섭취해서 배설을 촉진시키며 항산화 영양 및 영양제 섭취를 지속적으로 잘해 해독에도 신경을 써야 되겠습니다. 
뒤로월간암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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