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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이야기]줄 사랑만 생각하니 어느덧 암도 멀어지고
고정혁기자2007년 11월 13일 20:44 분입력   총 87899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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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연 | 자궁암

 

하늘이 점점 높아가는 청명한 푸른빛에 눈이 시린 이 아침, 저의 이야기를 적어볼까 막상 펜을 드니 두려움이 듭니다. 지난 십여년의 그 많은 사연과 눈물을 부족한 짧은 글로 대신하려니 가슴이 싸아 시려옵니다.
어떻게 한두장으로 표현해 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이야기하려는 것은 저의 투병기가 같은 환우님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서입니다.

암을 극복한 이야기란 제목을 붙이기에는 왠지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아직, 아니 앞으로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계속 이어져야 할 극복해야 할 삶이기에 말입니다.
저는 처음 이친구(암)가 저랑 함께 살겠다고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쳐들어와 동거를 시작한 건 1995년도입니다.
참 그때의 심정이란!

혈소판이 너무 적어서 수술을 할 수 없는 체질이라 방사선으로 차선의 방법의 치료를 했지요. 그리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지요. 그때까지 해왔던 환경과는 다른 방향을 설정하여 정말 피나는 노력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동원하여 살았지요. 

그리고, 만 6년째.
이제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고 이렇게 살아가면 그래도 살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때쯤 몸이 자꾸 처음 아플 때처럼 처지는 기분이 들었지요. 그도 그럴 것이 심한 스트레스를 제 몸에 받게 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터득을 했습니다, 아무리 모든 것을 다해도 마지막 스트레스는 제일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요.
돌이켜보면 그 스트레스도 결국 버리지 못했던 욕심이었지요. 나는 아프니까 라는 보상심리를 가지고 있었고 가족이라고 내 것처럼 집착을 하게 되고, 남들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는 피하면 그만이더라구요.
그러나 제일 가까운 가족에게서 받는 건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참으로 어리석은 욕심이었어요. 그저 내가 줄 사랑만 했어야 했는데 그걸 깨달은 건 그 다음이었지요.

2001년.
여지없이 전이가 되었습니다. 이번엔 종격동 림프절 친구(암이란 소릴 하기 싫어서). 처음보다 충격이 몇 배 더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구나 싶고, 그래서 사람들이 암이라면 무서워하는구나 생각했었지요. 의사 선생님은 항암만이 치료 방법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매스컴이나 주변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다시 찾아온 나의 친구가 얼마나 치료가 어렵고, 또 예후가 다 좋은 쪽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걸 많이 봐왔습니다.

그래서 결심을 했습니다. 항암 치료는 받지 않기로.
'그래, 죽고 사는 것은 두려울 게 없다, 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 그곳으로 가는 길이야. 내게 시간이 얼마나 남아 있든 간에 열심히 내가 해야 할일은 하고 시간이 남았다고 미루지 말고 내가 가진 에너지는 다 쏟아 이 여정을 내손으로 깨끗하게 마치고 싶어.'

이것은 절대 포기가 아니였으며 지금도 아닙니다.
후회하지 않는 나의 선택이였으며 지금도 그 선택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 이후 오히려 매사를 긍정적인 시각부터 시작하고 해결이 어려운 것은 머리나 가슴에 담아 두질 않고 살아갑니다. 또 그 순간마다 필요한 것,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고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미루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지금 이 자리를 성실히 지켜내고 있습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제가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간 큰 여자라고 합니다만 냉정하게 판단하여 검사를 계속 되풀이하고 조마조마하다 결과를 듣고 하는 과정들이 더 스트레스일 것 같아서 차라리 모른채 열심히 나 나름대로 생활하고 치유해나가며 산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의학으로는 치료를 해도 안 해도 확률은 반반이라고 하니까요.

저는 어느 한 가지가 우리의 약이 된다고 말씀은 드릴수가 없습니다. 쭉 긴 투병을 해오다보니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까요. 비록 지금 이 친구가 몸의 어느곳에 자리잡고 있겠지만 적당히 공생하면서 사는 날까지 최선을 다 하면서 후회없는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래도 노력과 정성을 들인 만큼은 분명히 연장이라는 말은 하고 싶네요.

어쩌다 보니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라는 세월이 이래저래 훌쩍 지나고 있네요. 우리 환우여러분! 참말로 고생이 많으십니다. 아파보니 서러운 것도 많고 슬픈것도 많습디다. 그래도 다 견디고 희망을 잃지 않으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그렇지요? 저랑 여러분들도 다시 한 번 파이팅해요.

 

정필연님의 하루 일과

AM 06:00

묵상기도 후 모관운동. 보조제 스쿠알렌 1알(위장 쓰리고 아픈 증세 해소)
몸풀기 스트레칭.
보조제 냉수1컵+프로폴리스 3방울+레몬즙1숟갈(자주 걸리던 방광염 해소)
커피관장, 생기마을 약(야채 및 여러 가지를 중탕해서 즙을 마심)
사과 한 개 아침 현미잡곡밥(현미+백미+검정서목태) 야채위주 반찬, 된장국
견과류 약간(호두, 잣, 호박씨, 해바라기씨, 아몬드 등)
효소(만다골드), 면역보조제 바이오블랜 2알
생수를 충분히 마십니다.
 

AM 12:00

점심식사 30분전 다시 한 번 물을 마십니다. 200cc.
여러 가지 골고루 탄수화물. 야채, 과일, 생선 등.
효소복용.
물 충분히 마시고 여과생활도 즐기고 시장도 가고 운동도 하고 그때그때 평상일.
 

PM 06:00

저녁 먹기 전 생기마을 약을 먹고 30분 후 저녁 간단히.
과일 곁들여서.
효소(만다골드), 면역보조제 바이오블랜 2알
 

PM 10:00

자기 전 충분히 물을 마시고, 잠자리 듭니다.


간식은 절대 금물.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은 식사 시간에 함께 먹지요. 모든 다시물을 내어 만듭니다.(마시마, 표고, 마른버섯, 양파, 무, 콩 등) 보조식품은 3개월 이상 같은 종류는 피합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스포츠 마사지를 받아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고 또 어디라도 뭉치면 안 좋을 것 같아요. 꾸준히 합니다.

암은 만지면 안 좋다고들 하지만 저는 반대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디라도 뭉치고 어혈이 고이면 안좋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염증이 생기면 안되거든요. 여하튼 재발되고부터 마사지는 빠지지 않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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