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수기
-> 투병수기
[사랑의 편지]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고정혁기자2007년 12월 06일 16:36 분입력   총 877872명 방문
AD


비익조(예명)_위암 투병 중이던 아내를 2005년 10월 잃었습니다.


오늘이 당신이 내 곁을 떠난 지 일 년. 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고 때로는 견디기 힘든 일도 있었다오.
하루하루 보낸 날들이 꿈만 같고 어떤 때는 이것이 꿈 속이라 갑자기 당신이 깨워서 일어나면 지난일이 전부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당신이 그리워지는 시간이 날이 갈수록 길어만 지고, 당신 모습 그리워지면 당신 곁으로 가고만 싶다.
문득 문득 당신 생각이 나면 가슴 답답하고 죽음을 생각한다.
누구에게 하소연 해보지만 공허한 대답뿐 오히려 부메랑 되어 내 마음만 아플 뿐이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만 그리운 당신 모습 조금만이라도 흐려질까.
눈물을 가슴속 깊이 묻어둔 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사는 것에 이젠 지치고 힘들다.
내가 그렇게도 밉고 보기 싫어 이승의 모든 짐을 나에게만 지우고 당신 떠나갔나.
나 죽어 당신 만나 내 원망을 어떻게 들을려고.

지금 당신은 천지간 어디에 머물면서 무엇을 하는지.
당신 모습 그리워도 보지 못하고 당신 음성 그리워도 듣지 못하겠지.
당신이 떠나면서 나에게 남겨진 사명 때문에 당신 곁으로 가지 못하지만 언젠가 모든 일이 끝나면 그때 당신 곁으로 가 웃으면서 만나 그 동안 그리운 당신 모습, 듣고 싶은 목소리, 당신이라는 말 원 없이 하겠다.

*****************************************************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당신 떠난 지 5개월이 다가온다.
    어제 당신 보고 와서 더욱 그리워지는 마음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마도 평생 당신 생각하며 살 것 같다.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떠난 사람 그만 잊고 눈물 그만 흘리라고 하지만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후회하면 무엇 하나
    기왕 떠난 사람인데 하지만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떠난 사람은 잊고
    산사람은 살아야지 하지만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붙잡고 있으면
    떠난 사람 떠날 수 없다고 하지만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떠난 사람 잊고
    좋은 사람 만나 살지 하지만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난 후회하고 잊지 못하고
    붙잡고 싶고 떠난 사람 사랑하며
    그냥 이대로 살고 싶다.

뒤로월간암 2006년 11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