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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편지]이름모를 공여자님께
고정혁기자2008년 07월 11일 14:24 분입력   총 87856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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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 급성골수성백혈병


안녕하세요 이름모를 공여자님!
저는 용인에 사는 38세, 이성원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몰라 대신 월간 암(癌)을 통해 님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냅니다.

공여자님의 조혈모세포이식 후 어느덧 3년이 흘러 지금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님의 숭고한 희생과 나눔 덕분입니다.

월드컵을 열심히 응원하면서 2002년을 보낸 다음, 2003년 1월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곧바로 1차, 2차, 3차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마치고 2003년 7월 10일!
님께서 주신 조혈모세포를 무사히 이식받았습니다.

님이 주신 조혈모세포는 제 생명만 구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족 모두의 생명을 구한 것입니다.

공여자님! 전 이식전날부터 이식받는 그날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얼마나 마음속으로 기다렸는지, 이식 받기 전날 왜 그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간호사실로부터 공여자님의 조혈모세포가 도착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모릅니다.
“아, 이제 나는 살아구나!” 라고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님의 조혈모세포가 제 몸으로 들어오는 그때부터 끝날 때까지 20~30분의 시간이 제게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었습니다.
님의 조혈모세포가 내 가슴에 있는 히크만 카테터로 들어올 때 온 몸에 전기가 오는 듯 느껴지던 전율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지금 저의 혈액형은 님의 O형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아 AB형에서 O형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히크만 카테터(Hickman Catheter)란 가슴 위부분의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가는 대정맥에 삽입하는 관.
백혈병 환자는 약물 주입이나 채혈을 위해 사용

그때, 님과 유전자(조직적합성항원)형이 100% 일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도 모르게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하고 똑같은 DNA를 가진 사람이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게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주신 이름 모를 님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혈모세포기증에 대한 육체적ㆍ정신적 부담이 무척이나 크셨을 텐데 선뜻 기증해 주신 님은 도대체 어떤 분인지 지금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이시기에 저에게 이렇게 큰 사랑을 베풀어 주셨는지, 저는 어떤 방법으로 인사를 드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건강히 사는 것이 님에게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주신 희망, 꼭 가슴속에 간직하고 남을 위해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님의 가족과 모든 이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조혈모세포기증희망 등록자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조혈모세포기증이란?

조혈모세포는 피를 만드는 줄기세포라는 뜻으로 골수나 말초혈, 제대혈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피를 만들어내는 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으로 뼈 속의 가장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는 혈액성분 (조혈모세포)을 통상적으로 부릅니다.
말초혈이란 일반 혈액검사를 위하여 피부를 통하여 채취하는 혈액과 같이 전신을 순환하고 있는 혈액을 말합니다.
말초혈에 특정약물투여를 하게 되면 뼈 속(골수)에 있는 조혈모세포가 말초혈로 흘러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말초혈에서 조혈모세포만 채취하기도 합니다.


**조혈모세포 기증의 필요성

불치의 병으로만 알려졌던 백혈병이나 암 환자들도 항암제나 방사선 등으로 자신의 병든 골수를 모두 소멸시킨 후 건강한 타인의 조혈모세포를 공급받으면 완치될 수 있습니다.

조혈모세포이식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환자와 기증자의 조직적합항원(HLA)의 일치 여부입니다.
두 사람의 HLA가 일치할 가능성은 형제 자매간에도 4명중 1명 정도이지만 타인의 경우에는 수천~수만 명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능한 많은 사람이 조혈모세포를 기증할수록 환자들이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조혈모세포 기증희망등록자 현황

2007년 3월 현재 국립장기이식관리센타에 등록된 기증희망자는 128,100여명이며 환자가 같은 HLA형을 가진 기증자를 찾을 확률은 약 70% 정도(복수기증자 포함)입니다.
의료계에서는 기증희망등록자가 10만명 정도 된다면 환자와 동일한 HLA형을 가진 기증자를 찾을 확률이 약 70%, 20만명이 된다면 약 80% 정도까지는 찾게 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기증안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www.konos.go.kr) 문의 02-2276-0027

뒤로월간암 200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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