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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야초] 스트레스 확 풀어주는 석창포
고정혁기자2008년 09월 08일 22:49 분입력   총 89058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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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전동명_약초연구가.

한국토종야생산야초연구소장.(//www.jdm0777.com.ne.kr) 약초문의 016-545-0777

스트레스 확 풀어주는 석창포

석창포는 천남성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이다. 이름대로 산골짜기의 물살 센 바위 틈 같은 곳에서 흔히 자란다. 대개 ‘창포’하면 수릿날에 아낙네들이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는 옛 풍습을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서 말하는 석창포는 머리 감는 창포와는 다른 풀이다.

창포속에 딸린 식물로는 전 세계에 창포와 석창포 두 종이 있다. 창포는 석창포와 구별하여 백창포, 수창포, 향포 등으로 부르는데 길쭉한 칼 모양의 잎이 60센티미터에서 1미터쯤까지 자란다. 연못 주위나 방죽 옆, 소택지 같은 데서 저절로 나서 자라며 잎과 굵은 땅속줄기에서 독특한 향을 풍긴다.

수릿날에 창포 삶은 물로 머리를 감고 뿌리로 창포 술을 담그며 목욕제로 널리 써 오던 것이 바로 이 종류다. 석창포는 창포와 사촌이라 할 만한 식물이지만 생김새는 전혀 딴판이다. 깊은 산 속 물가 돌 틈이나 돌 위에 붙어 자라는데 창포와는 달리 상록성이어서 겨울에도 잎이 푸르다. 엄동설한의 모진 추위와 눈 속에서도 파랗게 살아 있는 것이 여간 신기하지 않다.

이처럼 겨울에 홀로 푸르러 돋보이나 오뉴월에는 다른 풀들과 어우러져 있으면 가려내기조차 쉽지 않다. 잎이며 뿌리, 줄기, 꽃차례 등이 창포를 닮았으나 그보다 훨씬 작다. 창포보다 향이 약하며 잎이 곧추서지 않고 가로로 누워서 자란다. 잎은 좁은 칼 모양으로 끝이 날카롭고 윤이 나면서 몹시 질겨서 잎을 떼려면 뿌리까지 뜯겨져 나온다. 꽃은 이른 봄철에 노랗게 핀다.

잎을 떼어 보면 톡 쏘는 듯한 독특한 향이 난다. 바로 이 향기 성분이 뇌를 튼튼하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키고 아픔을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석창포는 생명력이 몹시 끈질기다. 물이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며 번식력이 좋고 성질이 강인하여 여간해서는 죽지 않는다. 불로 태워도 여간해서는 죽지 않고 뿌리를 캐어 내도 작은 뿌리 하나만 흙 속에 남아 있으면 다시 살아난다. 심지어는 뿌리채 파내어 두 달쯤 햇볕에 말렸다가 심어도 다시 살아난다. 이 불가사의한 생명력에 신비로운 약효가 감추어져 있다.

신선이 되고 상약의 으뜸인 석창포

세종대왕때 쓴 『향약집성방』 제 75권 보유편 신선방에서는 불로장수하여 신선이 되게 하는 처방을 아래와 같이 기록하고 있다.

 

≪ 불로장수하여 신선이 되게하는 삽주, 석창포 복용법 ≫

 

삽주, 석창포 각각 1,800그램을 보드랍게 가루 내어 한번에 12그램씩 아침 빈속과 저녁 끼니 전에 물에 타 먹는다.

여러가지 병을 치료하며 오랫동안 먹으면 장수할 수 있다.

약먹을 때 복숭아, 자두, 참새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

도가(道家)의 경전을 집대성한 책인 『도장道藏』에는 석창포를 먹고 신선이 된 사람의 얘기가 여럿 나온다.

「열선전列仙傳」에는

‘상구자’라는 사람이 일흔 살이 되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았는데 조금도 늙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들은 기이하게 여겨 그를 찾아가 늙지 않는 방법을 물었다. 상구자는 “백출과 석창포 뿌리를 먹고 물을 마시만 하면 이처럼 배고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소.”라고 대답했다. 황실의 귀인들과 부호들이 그 말을 듣고 백출과 석창포 뿌리를 구하여 먹었지만 1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자신들이 게으르고 싫증난 탓인데도 숨겨 둔 다른 비술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3백 년 동안 사람들 속에서 살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한다.

또, 「포박자抱朴子」에는

“한중이라는 사람이 12년 동안 석창포 뿌리를 먹었는데 옴몸에 털이 나고 겨울에 속옷만 입어도 춥지 않았으며 하루에 만 자가 넘는 글을 쓸 수 있었다.”고 적혀 있다.

▶신농본초경에서 말하는 상약의 으뜸-석창포

석창포는 『신농본초경』을 비롯해 『본초강목』, 『향약집성방』, 『동의보감』 같은 옛 의학책에 늘 첫머리에 실려 있는 약초다. 상약(上藥), 상품(上品) 약초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치는 약초인 것이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은 기원 600년경 중국 양나라 도홍경이 기록한 저서이다.

『신농본초경』에서 말한 상약이란 부작용이 없고 누구나 복용할 수 있는 좋은 약을 가리킨다. 제일 첫째로 손꼽는 것이 창포인데 논이나 강가에 자라는 잎이 지는 수창포가 아니라 사철 푸른 바위에 붙어 자라는 석창포를 가리킨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의 상약 10가지를 알아보자.

상약(上藥) (上品:좋은약)

초부(풀) 73종

1. 석창포 2. 국화 3. 인삼 4. 천문동 5. 감초

6. 건지황 7. 출 8. 토사자 9. 우슬 10. 충울자

*******************이미지 중 신농본초경 책 이미지 넣어주세요****************************

석창포 활용법

석창포는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독이 없다. 심, 간, 비, 방광에 작용하고 인체의 9개 구멍을 열어주고 가래를 삭이며 기의 순환을 조절한다.

석창포의 뿌리를 하루 4~8그램, 신선한 것은 12~30그램을 물로 달여 복용하거나 환을 짓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주의사항으로 석창포를 먹어서는 안 되는 사람에 대해 『신농본초경집주, 일화자제가본초, 의학입문』에서는 말하기를 「빈혈, 마음이 조급하여 땀이 많이 나는 증상, 해수, 토혈, 몽정 환자는 복용에 주의한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석창포에 대해서 『일화자제가본초, 중약대사전』에서는 말하기를 「이당(飴糖: 엿이나 설탕이나 감초 등 단맛이 나는 물질 포함), 양고기, 피, 엿, 복숭아, 매실 등 과일을 금기한다. 약을 쇠그릇에 조제하면 구토한다.」라고 주의사항을 기록하고 있다.

석창포는 하루 복용량이 3~9그램 정도가 뛰어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머리가 띵하고 메스껍고 아플 수도 있다. 달여 먹는 것보다 분말을 내어 먹든지 환을 지어 소량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석창포 잎을 가위로 잘게 썰어 말려서 보리차 마시듯 은은하게 달여 마신다. 잎 속에도 놀라운 성분이 들어있다. 잎을 달인물로 머리를 감아도 기분이 좋고 은은한 향기에 도취될 수 있다. 석창포 잎을 달인 물로 세수를 하거나 목욕을 해도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복통이나 허리 냉증에 욕조에 넣어 목욕을 하는데 잎에 있는 정유성분이 따뜻한 물에 우러나와 혈액순환을 잘해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잎을 말려서 줄을 꼬아서 방석으로 사용하거나 잠잘 때 깔고 자는 이부자리를 만들 수 있다. 말린 잎을 잘게 썰어 베게 속에 넣고 잠을 자도 향이 나와 기분이 좋다. 필자는 차안에서 여행을 갈 때 멀미하는 사람들에게 석창포 생잎을 준비했다가 손톱크기로 자른 것을 콧구멍에 넣고 가도록 실험을 해보았더니 잠도 잘 오고 머리도 아프지 않고 멀미도 안 나고 재채기도 하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뿌리를 달여먹는 것보다 강한 향기를 보존하기 위해 가루로 내어 티스푼으로 조금씩 물에 타서 먹고 있는데, 필자는 시력이 더 좋아져 양 눈이 2.0으로 검사 결과 판명이 되었다. 많이도 말고 하루에 조금씩 꾸준히 오랫동안 복용하다보면 놀라운 석창포의 효력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야생 석창포 잎, 뿌리 분말을 만들어 삽주뿌리가루와 함께 꿀에 넣어 발효시키거나 흑설탕에 발효시켜 놓고 꾸준히 장복하면 장수식품으로서 인생의 노년기에 무병장수와 함께 커다란 유익을 얻게 될 것이다.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

석창포는 항암효과도 상당히 세다. 석창포를 달인 물이 암세포를 죽인다는 것이 밝혀졌고, 민간에서는 갖가지 암 치료약으로 쓴다. 중국에서의 실험결과 강한 발암독소가 있는 균을 100퍼센트 억제할 뿐만 아니라 누런 누룩 곰팡이 같은 곰팡이도 90퍼센트 이상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동물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뚜렷한 항암작용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석창포에 들어 있는 정유 성분이 뚜렷한 진정작용을 하므로 마음이 불안하고 약해지기 쉬운 암환자들에게 더욱 좋다. 석창포를 오래 달이면 정유 성분이 날아가 버리므로 오래 달이지 않는 것이 좋고 다른 약재와 함께 달일 때에는 제일 마지막에 넣어야 한다.

갖가지 암 치료의 보조요법으로 석창포 10그램을 달인 물을 하루 네 번 나눠 마시면 좋다. 자궁암에는 석창포와 보골지를 각각 반씩 섞어 가루 내어 한 번에 6그램씩 석창포 달인 물과 함께 먹거나 석창포를 우려낸 술과 함께 먹는다.

석창포와 함께 짚신나물, 삼백초, 느릅나무 뿌리껍질, 꾸지뽕나무, 일엽초, 겨우살이, 마름열매, 부처손, 천문동, 산죽잎, 청미래덩굴 뿌리, 대추, 생강, 감초 등을 함께 달여서 차로 수시로 마시면 갖가지 암치료에 효과가 매우 좋다.

이들 약재는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자란 토종이라야 제대로 효과가 나고 중국에서 수입한 것은 별 효과가 없다. 다만 감초는 우리나라에서 거의 재배하지 않으므로 중국산을 쓴다. 이들 약재 중 서너 가지를 빼고는 거의가 민간약재들이므로 한약건재상 같은 데서는 구하기 어렵고 직접 산에 가서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석창포 아끼고 사랑하기

석창포를 구해서 바윗돌에 붙여 물을 붓고 방에서 기르면서 늘 감상한다. 필자는 집안에서 기르고 있는데 집안에서 돌에 물이 약간 잠기도록 하여 기르면 잘 자란다. 사철 푸른 잎이 눈에 이롭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가까운 계곡이 있다면 물이 흐르는 바위틈에 심어보면 바위에 굵은 뿌리와 함께 잔잔한 실뿌리들이 바위를 끌어안고 있듯이 찰싹 달라붙어 산속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속의 영양가가 풍부한 온갖 미네랄을 먹고 사시사철 싱싱하게 푸르름을 자랑하면서 점차 번식하여 석창포로 가득 찬 골짜기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옛 선비들은 석창포를 수반에다 가꾸는 것을 좋아했다. 마디가 촘촘하며 잎이 가늘고 짥은 것을 더욱 운치 있는 품종으로 생각했다. 근경이 한 치 정도에 9마디 진 것을 구절창포(九節菖蒲)라며 가장 귀하게 여겼다. 석창포의 근경을 오래도록 가꾸면 마디가 더욱 짧아져 ‘천년 묵은 새우가 등을 구부린 채 웅크리고 있다’ 고 할 정도이다. 석창포의 근경을 가져다 묵은 잎을 다듬고 수반의 맑은 물에서 가꾸면 새 잎이 돋아나고 하얀 새 뿌리가 서린다. 가끔씩 물을 갈아주면서 가꾸다 보면 고태(古態)가 있어 즐길 만하다.

석창포는 오염된 물을 정화시켜주는 중요한 역할도 하고 있다. 우리 모두 석창포를 아끼고 사랑하고 잘 가꾸어 석창포와 함께 끝없이 공생하도록 하자.

뒤로월간암 200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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