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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침의 독이 암세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3년 11월 29일 17:50 분입력   총 106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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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나노입자에 벌 독소 부착 암세포 공격
미국 과학자들이 벌 독의 독소를 분리해서 종양세포를 표적 공격하도록 설계된 초소형 나노입자에 부착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나노벌이라 불리는 이 입자는 멜리틴이란 벌 독소를 막 바로 종양에 운반해서 암세포를 표적으로 공격하지만, 그 주변의 건강한 조직에는 해가 되지 않는다.

이 독소는 실제로는 작은 단백질인데 세포막에 달라붙어 구멍을 뚫어버리는데 그렇게 되면 암세포가 무너져 내려 파괴되어버린다. 그러나 나노기술을 사용해서 암을 치료하는 것에 대해 소문이 무성하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벌독은 효과적인 항박테리아와 항곰팡이 물질로 농도가 충분하면, 접촉하는 어떤 세포도 파괴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노벌 독소 세포와 결합하여 내부에 구멍 뚫어
논문의 공동저자로 워싱턴대학 사이트만 암 나노기술센터의 책임자인 새뮤얼 윅클라인 박사는 나노벌은 날아가서 세포의 표면에 착륙한 후 멜리틴이란 짐을 부려놓는데 그게 멜리틴이 신속하게 표적인 세포와 결합해버린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벌 독소가 세포 속으로 흡수되면 세포의 내부구조에 구멍을 뚫려버리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한다.

이들 연구진은 나노입자를 며칠간 4~5번 주입받은 실험동물에서 나노벌이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실험동물에게 인간의 유방암 세포와 흑색종세포를 이식해서 암을 유발한 후 그런 동물을 대상으로 벌독으로 실험적인 치료를 해본 것이다.

연구진은 유방암이 생긴 실험동물에서 종양성장이 이 치료를 받은 후 약 25%나 느려졌고, 흑색종의 종양 크기는 치료받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서 88%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 후 연구진은 표적물질을 추가해서 나노벌이 종양 주변의 성장하는 혈관에 부착하도록 해보았다. 그렇게 해보니 나노벌이 전암성 피부병변을 찾아가서 암세포의 증식을 80%나 감소시켰다고 한다.

나노벌, 종양 성장 늦추고 초기 암 진행 저지해
이번 연구에서는 단순하게 멜리틴을 혈관 속으로 주입하지 않고, 나노입자를 사용했는데 그런 새로운 기술로 체내의 건강한 세포가 광범하게 파괴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었다. 즉 이 치료를 받은 실험동물은 혈구수가 정상이었고 장기가 손상된 흔적도 없어서 독소가 장기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게다가 멜리틴은 정상적으로는 몇 분 사이에 혈액에서 제거되지만, 나노입자에 부착시키면 200분이 지난 뒤에도 혈액 내에서 순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연구진은 나노벌이 종양의 성장을 늦추고 종양의 크기를 줄이고 게다가 암이 초기단계에서 진행하는 것도 저지하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문의 또 다른 공동저자로 세포생물학 및 생리학 조교수인 폴 슐레진저 박사는 암세포는 적응력이 뛰어나서 많은 항암물질에 내성을 키우고 그로 인해 유전자의 기능을 바꾸거나 세포의 DNA를 표적 공격할 수는 있지만, 암세포가 멜리틴을 사용해서 자신을 죽이는 메커니즘을 회피하는 방법은 찾아내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어쨌든 나노벌은 유용하면서도 치명적인 멜라틴을 포장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고 그걸 이용하면 암세포에 타격을 가하면서 정상세포에는 해를 끼치지 않고 또 정상세포를 퇴화시키지도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나노입자 안전하게 약을 암세포에 전달, 임상실험에 입증되어야
윅클라인 교수는 멜라틴은 나노입자에 부착시키면 아주 안정된 “사역마”와 같고 값싸게 쉽게 만들 수가 있다고 한다. 또 다행스럽게도 멜리틴은 나노입자에 아주 신속하고 완전하게 결합이 되는데, 세포와 접촉하기 전까지는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나노입자를 이용해서 건강한 세포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약품을 막 바로 암세포에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실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동물을 대상으로만 실험했기 때문에 실제로 암을 치료하기 전에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해서 그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되어야 한다.

참조:
N. R. Soman et al., "Molecularly targeted nanocarriers deliver the cytolytic peptide melittin specifically to tumor cells in mice, reducing tumor growth" J. Clin. Invest. 119(9): 2830-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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