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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 생체리듬, 혈압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자
장지혁기자2014년 04월 30일 19:34 분입력   총 32184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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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몸 안팎의 자극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일으킨다. 한 마디로 정상 상태, 즉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반응하는 것이다.
혈압, 체온, 생체리듬 조절과 유지는 물론이고 스트레스나 피로를 지혜롭게 극복하고 있다.

체온
지구상의 그 많은 동물 가운데 체온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는 동물은 조류와 포유류밖에 없다. 모든 변온동물은 햇볕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저녁 때 기온에 내려가면 체온도 따라 내려가고 아침에 빛을 받으면 체온이 올라가면서 동시에 대사도 증가하여 이동도 가능해진다. 그러니 새벽에 나비채집을 나가는 것은 헛수고이고, 이슬 먹은 아침 뱀이 맥을 못 추는 이유도 알 수 있다.

사람의 정상체온은 36.5℃로 보는데, 이 36.5℃는 몸 속의 중요한 기관의 온도, 특히 피의 온도를 의미하는 것일 뿐 우리 몸의 각 부위에 따라 체온은 조금씩 다르다. 사실 우리의 살갗이나 손끝, 발가락, 귓바퀴 등은 거의 외부 기온과 비슷하게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영하 이하까지도 떨어져서 세포가 죽는 동상에 잘 걸리게 된다.

체온조절은 근육과 땀샘, 그리고 혈관이 거의 도맡아서 한다. 추우면 근육이 떨려 열을 더 많이 내게 하고, 땀샘도 닫혀서 기화열로 빼앗기는 열을 최대한 줄이며, 혈관도 수축하여 열의 손실을 막는다.

반대로 더울 때는 땀샘에서 땀을 분비함으로써 기화열로 열을 방출하여 체온을 낮춘다. 즉 땀샘은 우리 몸에서 냉각기의 역할을 한다.

병에 걸렸을 때도 체온이 올라가게 되는데, 이것은 우리 몸의 어떤 반응 때문일까.
체온조절중추인 간뇌(시상하부)는 방의 온도조절장치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몸에 염증이 생기거나 하면 시상하부는 몸의 기준온도를 36.5℃에서 상향 조정하여 38.5℃ 또는 그 이상으로 맞추게 된다. 이렇게 체온을 올려서 몸에 침입한 병균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다.

일단 병원균이 몸에 침입하면 백혈구들이 달려와서 먹어치우며 발열물질인 파이로젠을 분비하여 혈관으로 흘려보낸다. 이 물질이 간뇌에 도달하여 병원균의 침입을 알리고, 그것을 알아차린 간뇌는 온도계의 눈금을 올려놓을 뿐만 아니라 간에서 세균의 번식에 필요한 철분(Fe)을 회수해 버려서 세균이 맥을 못 추게 한다.

병균도 체온 이상의 온도에서는 그 기능이 억제되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은 미열이 날 정도면 해열제를 먹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이런 것을 몸의 자가치유라고 한다. 내 몸을 믿어볼 지어다.

아무튼 몸은 이렇게 상향 조정된 온도에 맞춰 체온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발한 억제나 혈관 수축 등의 반응을 일으키는데, 실제로 이때 체온이 올라가도 오한이 나고 몸을 계속 떨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편 올라갔던 체온이 정상을 되찾을 때를 해열이라고 하는데, 이 때는 몸에서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땀이 나고 혈관과 근육이 이완하게 된다.

생체리듬
사람을 포함한 생물체의 몸속에는 ‘생체시계(biological clock)’가 들어 있어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은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자명종 시계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그것 없이도 정해진 시간에 1초의 틀림도 없이 깨어난다. 자는 것도 일정한 시간만 되면 사르르 잠이 들고.

생체리듬은 이렇게 하루 동안의 일일변동뿐만 아니라 일주일, 한 달, 계절의 주기도 있다. 추운 한겨울에는 추위에 적응하는 생체의 반응이 있고 더운 여름에는 더위에 적응하는 리듬도 가지고 있다. 음식도 그 계절에 나는 것을 먹는 것이 좋다고 하듯이 겨울에는 좀 춥게, 여름에는 약간 덥게 지내는 것이 생체리듬을 유지하여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다.

추운 겨울에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내의 바람으로 지내고 있다면 이것은 자기 몸의 리듬을 방해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매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여성의 생리도 월중변동의 하나이다. 오후에는 혈압이 올라가고 피곤을 느끼지만 수면중에는 체온이 내려가면서 심장박동수가 줄고 혈압이 내려가는 것도 일일 리듬의 하나이다.

생체리듬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로 시차적응 문제를 들 수 있겠다. 한국에서는 숙면 상태여야 할 시간에 미국에서 대낮의 해를 맞아 지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었고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그 고통을 당하고 있다.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사람이 적응하는 데 더 힘들어한다.

보통 1시간의 시차를 적응하는데 하루(24시간)가 걱린다고 하는데 서쪽으로 올 때는 시차 적응 시간이 50% 단축된다고 한다. 결국 시차적응이란 생체리듬을 재조절하는 행위인 것이다.

어젯밤 늦게 제사를 지내고 출근했을 때 하루종일 깨끗한 두뇌를 갖지 못하는 것도 리듬이 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못 잔 잠은 언젠가 반드시 다 채우게 된다고 한다.

혈압
혈압은 피가 흐를 때 나타나는 혈관의 저항을 말한다.
피가 흐르는 것도 사실은 혈액의 압력차에 따라 일어나는 하나의 물리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데, 심장근이 수축할 때의 에너지가 혈액에 전달되어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곧 피의 흐름, 즉 혈류이다.

따라서 혈압은 혈액량이 많을수록 높고, 혈관의 저항이 클수록(좁을수록) 높아진다. 운동을 하거나 위기에 처하면 심장이 빨리 뛰어 보통 때보다 혈액량이 증가하고 온몸에 많은 피를 보내게 된다. 그런데 가끔 혈압이 높아지고 혈관이 혈압을 견디지 못해 터지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뇌혈관이 터질 때를 뇌졸증(중풍)이라고 한다.

또 염분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혈중 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그 농도를 일정하게 맞추기 위해 물을 마시게 되고 그 결과 혈액량이 증가하여 혈압이 높아진다. 또 콜레스테롤과 같은 포화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면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니, 혈액량에 비해 혈관이 좁아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혈압이 올라간다.

순간적으로 힘든 일을 한다거나 찬물을 갑자기 뒤집어쓰는 경우에도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 “혈관과 함께 늙어간다”는 말은 늙을수록 혈관이 탄력성이 줄게 된다는 뜻이므로, 적당히 운동을 계속하거나 목욕탕에서 온욕(혈관 확장), 냉욕(혈관 수축)을 반복하여 혈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것이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 혈압은 실제로 어떻게 재는가. 팔을 고무주머니로 꽉 매어 피의 흐름을 잠시 정지시킨 다음 공기를 천천히 빼면, 정지되었던 피가 혈관을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그 소리가 청진기에 들리기 시작하는데, 이때가 최고혈압이 된다. 계속해서 공기를 빼면서 잡음이 계속 들리다가 소리가 없어지는 순간이 최저혈압이다.

혈압은 재는 순간의 심리 상태에도 크게 영향을 받고, 아침과 저녁에도 차이가 있으며, 앉아서 잰 것과 누워서 잰 것도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한 번 측정한 것으로 자기 혈압을 단정짓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러나 혈압의 수치는 심장과 혈관의 긴장도(건강도)를 나타내는 좋은 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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