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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과 지혜로운 치료법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15년 06월 30일 15:18 분입력   총 20502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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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암을 읽는 분들은 대부분 병원을 다니셔야 하거나, 병원에서 지내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병원은 인류가 만들어낸 최첨단 과학이 밀집해 있는 곳이며 우리 인류의 눈부신 성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건강할지라도 언젠가는 병원 신세를 한번은 지게 되며 그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의료장비와 첨단의 약이 병을 고쳐주고 고통 없이 삶을 지속시켜 주리라는 믿음은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희망사항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분명 과학은 발전하였고 삶의 질은 많은 덕을 보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눈부신 발전이 우리의 눈을 가리고 지혜를 빼앗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오류는 과거보다 현재가 나으며 미래의 인류는 현재보다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만들어 낸 사회가 발전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에 큰 오류는 없어 보이지만 반드시 그런지 조금 더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구나 과학은 이성적인 인류의 산물입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라고 해도 이성적인 생각이 없다면 그것은 돌팔이의 치료법처럼 느껴지며 누구도 그러한 치료법을 시도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령 암에 걸린 환자가 있습니다. 그 환자는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어느 날부터 자신의 소변을 일정량씩 받아먹습니다. 처음 소변을 먹기까지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겠지만 큰 결심을 하고 나서부터 자신의 치료를 위해서 그런 일을 시작했습니다. 일반인이 이런 사람을 볼 때는 아마도 정신적으로 큰 결함이 있거나 아니면 자신의 치료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그 사람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그 사람의 행동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가까이 가지 않고, 멸시나 조롱을 할 수 있으며 상대에게 물리적인 피해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런 우리의 생각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자신의 소변을 먹는 것과 암을 치료하는 것과 아무리 연관을 지어 생각해 보아도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과 이성의 수준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런 사람을 조롱하게 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단지 현대의학의 최첨단 과학에 의지하지 않고 남들이 암에 걸렸을 때 하는 일반적인 치료법을 무시한 채 독자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치료를 시도하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나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나와 가치관이나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멸시하는 것은 아닐까요? 암환자와 보호자들이 모여 있는 인터넷 사이트 혹은 인터넷 카페 등을 보면 이런 식의 논쟁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흥미진진한 논쟁이지만 절박한 암환자와 보호자가 보기에는 답답하고 안타깝고 심지어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에까지 이르곤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처음부터 그렇게 무모해 보이는 듯한 치료법을 선택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그런 것처럼 병원의 처방과 치료법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투병생활을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몸이 점점 더 악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절망에 빠져서 시간을 보내다가 많은 고민을 한 후에 그런 식의 치료법을 시도합니다.

책을 만들면서 많은 암환자들을 보아왔습니다. 그중에 요로법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사람도 만났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2008년에 만났던 위암 환자입니다. 나이가 그 당시 50대 중반이었으니 이제는 60이 넘었겠지요. 얼마 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소변을 드시냐고 여쭤보니 얼마 전 병원에서 건강하다는 진단을 받고 이제는 먹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실제로 요로법은 아주 오래 전부터 병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였습니다. 저희 책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의학이 발달할수록 우리는 원래 갖고 있던 인류의 지혜로운 정신적 자산을 모두 잊어버린 듯합니다. 모든 병의 치료가 공장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획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에 따른 장점도 많고 그래서 현대를 살고 있는 인류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지만 반대로 병의 치료에 대한 자율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이 발전하기 이전에도 암과 같은 병은 있었으며, 또 그에 따른 치료법도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대체의학이나 민간요법을 비과학적이라고 치부하기 이전에 그 요법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효과적인 면들을 고려하여 스스로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병원에서 시도하지 않는 아주 많은 치료방법들이 과거에 존재하였습니다. 과거의 것이라고 모두 지금보다 뒤떨어진 치료법은 아닙니다. 오히려 나에게 맞는 것들을 골라서 꾸준히 시도한다면 놀라운 효과를 나타내는 많은 요법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요법들은 대개 몸의 치료에만 집중하지 않고 몸과 마음의 치료에 집중합니다. 따라서 나의 병에 직접적인 치료를 주지는 않는다 하여도 마음을 평화롭게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시도해 볼 만합니다.

현대의학과 과거의 치료법을 적절히 접목시켜서 인내를 갖고 꾸준히 시도한다면 지혜롭게 암의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뒤로월간암 201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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