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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음식에서 냄새의 의미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15년 11월 30일 14:15 분입력   총 1843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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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청국장 발효 및 요리 연구가 강미자가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소개하는
맛있고 건강한 깊이 있는 우리의 발효음식과 그 이야기들

강미자 | 청심재 대표

요즘 같아서는 하늘만 보고 있어도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푸르른 가을 하늘에 하얀 깃털 구름들이 부드럽게 내리앉아 한가롭게 몰려다니는 모습만으로도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에 감사하고, 이 별에 인간으로 태어나게 된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됩니다. 일찍이 병환으로 돌아가신 시어머니께서도 오늘 내가 보고 있는 이 아름다운 가을 하늘을 생에서는 마지막으로 힘들게, 하지만 평안히 올려다보시고는 며칠 후에 돌아가셨지요.

이제 며칠 후면 시어머니의 기일이 돌아옵니다. 아마도 저 아름다운 하늘 한켠에 정갈하신 어머님이 계시기에 저다지도 맑고 아름다운 하늘빛이 나오는 것이겠지요.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그래도 우리 곁에는 아름다운 세상이 함께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받고 힘을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가을을 즐기러 야외 나들이를 많이 다니는 계절입니다. 요즘은 시골에서도 화학비료나 자연발효 비료를 많이 사용해서 시골 냄새가 별로 없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하더라도 시골에 가면 항상 이상한 냄새에 코를 막고는 하였습니다. 인분을 거름으로 쓰던 시절도 있었지요. 지금도 들판에 나가면 가끔 거름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름도 때로는 구수한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숲 속을 거닐다 보면 낙엽이 잘 썩은 부엽토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엽토의 냄새는 고약한 냄새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옛날생각이 나게 하는 구수한 냄새가 우러나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엽토는 그야말로 자연 상태에서 잘 발효된 것으로 시골집에서 잘 발효시켜 만든 거름 냄새와도 통합니다.

충분히 숙성시키고 완전히 발효된 거름은 고약한 냄새가 아니라 구수한 냄새가 나게 되며, 이것은 오랫동안 우리가 농사를 지으면서 맡아왔던 고향의 냄새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전통 발효음식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전통 발효장이나 발효음식들도 잘 숙성되고 충분히 자연 발효된다면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고 구수하거나 묘한 깊은 향이 납니다. 일단 기분 나쁜 냄새가 나는 발효 음식은 우리 음식에서는 제대로 발효된 음식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흔히들 고약한 냄새가 나야지 제 맛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청국장도 제대로 잘 자연발효 시키면 그렇게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고, 묘한 특유의 발효향이 날 뿐입니다. 물론 청국장을 발효시켜서 처음 꺼낼 때는 발효과정에서 발생된 암모니아 가스로 인해 냄새가 많이 나지만, 냉장고에서 하루만 숙성시켜도 고약한 냄새가 나지 않고 진도 살아 있어야 제대로 잘 발효된 생청국장입니다.

이러한 발효에 있어서의 고약한 냄새와 구수한 냄새의 차이는 바로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차이 때문입니다. 미생물을 서식환경적 관점에서 보면 크게 호기성 미생물과 혐기성 미생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호기성 미생물은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 잘 살아가는데 반해 염기성 미생물은 공기가 없는 조건에서도 잘 살아가는 미생물입니다.

그런데 이들 미생물들이 번식할 때 내놓은 최종산물들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 그것이 바로 발효 상태에 따른 냄새의 차이를 결정짓게 됩니다. 호기성 미생물은 최종 산물로 이산화탄소와 물을 내놓기 때문에 특별한 악취가 나지 않지만, 혐기성 미생물은 유기산이나 메탄 같은 물질을 내어 놓아서 우리가 느끼기에는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것으로 느낍니다. 이것은 마치 호기성 미생물은 탄소화합물의 완전연소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고, 혐기성 미생물은 불완전연소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발효와 부패의 차이는 발효과정에서 관여하는 여러 가지 미생물들의 균형 상태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즉 모든 미생물들은 함께 공존하면서 상호 영향하에 공생하게 됩니다. 특히 발효음식에서는 이들 미생물들이 더욱 더 활발하게 상호 작용하면서 발효가 진행되는데, 우리의 전통장의 발효를 이끄는 미생물은 주로 호기성 미생물이므로 만약 좋지 않은 냄새가 많이 난다면 전통장의 발효를 이끄는 미생물이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고, 다른 미생물들이 세력을 확장해서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발효된 음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음식의 냄새를 맡아보고 먹거리를 판단하는 행위들도 오랜 진화과정에서 우리의 DNA 안에 각인되어 있는 하나의 놀라운 과학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음식에 있어서는 그 냄새에 좀 더 관심을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이 아니고 자연에 가까운 음식일수록 기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속담도 발효음식에 있어서는 '기분 좋은 냄새는 몸에도 좋다'로 바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재료 및 분량
양파 작은거 1개, 다진파 1큰술, 다진 마늘 1티스푼, 상추 2장, 청양고추 1/2개, 오징어 50g, 새우 조갯살 각 20g씩, 된장 1티스푼, 쌈장 1큰술, 후추 약간, 들기름 1작은술, 다시마 육수 3큰술(물3큰술도 가능)

만드는 법
1) 상추는 길게 반으로 가른 뒤 굵게 채 썬다.
2) 나머지 야채들은 모두 굵게 다진다.
3) 오징어는 깨끗이 씻어서 한입크기로 썰고 새우와 조갯살도 깨끗이 씻어 놓는다.
4)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다진 야채를 넣어 볶다가 야채가 투명하게 익으면 된장과 쌈장을 넣고 볶는다.
5) 볶음장에 육수를 넣고 걸쭉하게 맛이 어우러지면 해산물을 넣고 살짝 끓인 후 불을 끈다.
6) 밥 위에 해물장을 얹은 후에 채 썬 상추를 올려서 함께 비벼먹으면 된다.

Tip 야채와 장이 충분히 어우러지도록 볶아 끓인 후에 해물을 넣어야 해물이 질겨지지 않는다.


재료 및 분량
여주 30g, 계란 1개, 청포묵 100g, 참기름 1티스푼, 소금 통깨 식용유 약간

만드는 법
1) 여주는 반으로 가른 후 숟가락으로 속을 파내어 채 썬 후에 소금 1티스푼으로 주물러 준 후 물을 붓고 30분 정도 담가 놓는다.
2) 여주를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꼭 짜서 식용유에 살짝 볶는다.
3) 청포는 가늘게 채를 썬 후에 끓는 물에 투명해질 때까지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구어 놓는다.
4) 달걀은 지단을 부쳐 채 썬다.
5) 볼에 청포묵과 볶은 여주, 통깨, 참기름, 소금 약간을 넣어 살살 무쳐 낸다.

Tip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낸 청포묵은 찬물에 좀 담갔다가 헹구어서 완전히 식힌 후에 무쳐야 부서지지 않는다.

재료 및 분량
토란 5개, 들깨가루 2큰술, 전분 1/2작은술, 찹쌀가루 3큰술, 국간장 1티스푼, 소금 마늘 약간
멸치 육수 - 다시마 사방 5센티 1장, 멸치 5개, 파뿌리 1개, 양파 껍질 10g, 물 3컵

만드는 법
1) 토란은 껍질을 벗긴 후에 쌀뜨물을 넣고 삶는다. (물이 끓기 시작한 후에 3분 정도 더 끓인 후에 불을 끄고 그대로 둔다.)
2) 냄비에 멸치를 넣고 살짝 볶아 비린 맛을 날려준 후에 물3컵과 분량의 육수 재료를 넣고 끓인다.
3) 육수가 끓어오르면 불을 약불로 줄인 후 10분 정도 더 끓인다.
4) 토란은 냄비에서 건져서 찬물에 깨끗이 헹구어 미끈거리는 것을 제거해 준 후 큰 것은 반으로 갈라 손질해 둔다.
5) 찹쌀 옹심이를 빚어 끓는 물에 넣어 익힌 후에 찬물에 담가 놓는다.
6) 육수를 걸러서 냄비에 넣고 토란과 들깨가루, 간장을 넣어 끓인다.
7) 토란이 어느 정도 익으면 전분에 물 1큰술을 넣어 잘 섞어준 후에 국물에 넣고 걸쭉하게 끓인다.
8) 찹쌀 옹심이와 마늘 약간을 넣고 더 끓이다가 부족한 간은 소금으로 한 후에 불을 끄고 그릇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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