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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저장 - 새로운 유형의 저장장애
고정혁기자2015년 12월 30일 19:12 분입력   총 1204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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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저장 새로운 유형의 저장강박증
디지털 사진을 수백만 장 저장하고 있는 어떤 사람이 그걸 정리하는데 매일 5시간을 소비해서 잠을 못자거나 집안 청소를 못하거나 외출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 사람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는 47살 난 남자인데 그는 매일 디지털 사진을 최고 1,000장씩 찍는데 주로 풍경을 찍으며 그런 사진을 없애버리는 생각만 해도 엄청난 괴로움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컴퓨터와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한 사진들을 전혀 사용하지도 않고 살펴보지도 않지만 미래에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의사들은 그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사람의 케이스로 인해 의사들은 새로운 유형의 저장장애(저장강박증)로 “디지털 저장”이란 말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디지털 저장은 분별력을 상실할 정도로 디지털 파일을 마구잡이로 축적하는 것으로 그로 인해 결국은 스트레스를 받고 무질서하게 되는 것이라고 의사들은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다. 디지털 저장이 생활공간을 어지럽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적인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비록 이 문제에 관해 과학적인 논문이 발포되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는 인터넷상에서 환자와 전문가들에 의해 자주 묘사가 되고 있다.

문제의 남성은 미혼으로 자식도 없고 혼자 암스테르담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데 자신의 저장 행동을 치료해달라는 요청을 한 후 암스테르담의 아카데믹 의료센터의 정신병 진료실로 보내졌다. 그는 이전에 주의력 결핍 장애(ADD)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란 진단을 받았었다. 게다가 그는 1994년 이후 수시로 우울증도 앓아서 항우울제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이 사람은 의사에게 자신이 대학교에 재학 중일 때부터 저장을 하기 시작했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서서히 악화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종이나 자전거 부품 같은 값싼 물건을 저장하고 있는데, 그런 물건을 주변에 두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내다버리는 것이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물건들이 그의 아파트를 어지럽혀서 그는 사람들을 초청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5년 전에 그는 디지털 카메라를 구했고 그때부터 디지털 사진을 저장하기 시작했다. 그가 실직을 해서 보조금으로 생활을 하게 되자 디지털 사진촬영이 낮에 하는 주활동이 되어버렸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하루에 최고 1,000장의 사진을 찍는데 주로 풍경을 찍고 있고 많은 사진이 아주 비슷하지만 삭제해버리지를 못한다.

그는 자신이 저장한 사진을 사용하거나 살펴보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고 일부 사진은 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의사들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는 사진 원본을 4개의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하고 있고 사본은 4개의 외장용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하고 있다.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정리하는 일로 좌절감을 느낀다고 그는 의사들에게 말했다. 또 엄청나게 많은 시간이 들어가서 그는 사진을 분류하는 데만 하루에 3~5시간을 소비하고 있다. 수면습관까지 흩뜨려서 집안 청소나 외출이나 휴식을 할 시간도 없다고 의사들은 밝혔다.

여러 가지 질문을 해본 후 의사들은 이 남성이 저장장애를 앓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들은 일반인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환자들이 저장장애를 앓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 저장장애의 강력한 징후라고 밝혔다. 의사들은 구체적인 물건을 저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환자도 특정한 유형의 저장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그런 장애를 디지털 저장라고 명명했다. 이런 장애는 온라인에서 블로그나 잡지에 언급이 되지만 지금까지 의학문헌에서는 기술된 적이 없다고 의사들은 말했다. 이 케이스 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디지털 저장을 저장장애의 새로운 아류형으로 채택하고자 한다고 그들은 말했다.

문제의 남성은 인지 행동 치료(CBT)로 치료를 받았고 내다버리는 모든 것을 자기 자신이 철저히 통제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치료가 느리게 이류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자기 집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그의 사진을 주제별로 저장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사진을 삭제하는 데 초점을 둔 치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출처: M. J. van Bennekom et al., "A case of digital hoarding" BMJ Case Reports 2015; doi:10.1136/bcr-2015-210814
뒤로월간암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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