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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 위암환자가 오래 산다
임정예(krish@naver.com)기자2016년 03월 31일 17:29 분입력   총 1172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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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간 위암환자 1,418명, 수술 후 BMI와 생존율 상관관계 증명 첫 연구
위암 수술 후 살찐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암환자의 수술 전 영양관리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수술 후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와 장기생존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이번 첫 연구결과로, 위 절제 후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위암 환자의 수술 후 적극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암팀 박재명(소화기내과)·송교영(위장관외과)·이한희(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위절제술을 한 1,905명의 위암 환자의 체중과 예후의 상관관계를 수술 전과 수술 1년 후로 나눠 분석한 결과, 수술 전·후 모두 체질량지수 과체중군이 저체중 혹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높았다.

수술 전 체질량지수에 따른 5년 생존율은 저체중군 69.1%, 정상체중군 74.2%, 과체중군 84.7%이었다. 수술 1년 후 전체 환자 중 체중이 확인된 1,418명의 5년 생존율은 저체중군 67.5%, 정상체중군 83.6%, 과체중군 93.6%로, 수술 후 체질량지수가 생존율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주목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수술 전 저체중군 환자 수는 6.4%인 121명, 과체중군은 23.4%인 445명이었으나 수술 1년 후는 저체중군이 21.4%인 303명, 과체중군이 6.9%인 98명에 불과해 위절제술 후 뚜렷한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환자의 나이, 성별, 수술종류, 위암 병기 등을 보정 분석한 결과 수술 1년 후 과체중 환자는 정상체중보다 사망률이 의미 있게 낮아 위암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독립적인 예후인자임을 검증했다.
특히 수술 1년 후 과체중군은 전체생존률 뿐 아닌 무재발 생존율과 질병 관련 생존율도 저체중이나 정상체중 군보다 높았다.

체질량지수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으로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교수팀은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가 18.5 kg/m2 미만이면 저체중, 18.5-24.9 kg/m2이면 정상체중, 25.0 kg/m2 이상을 과체중으로 분류했다.

위는 섭취한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장으로 내려 보냄으로써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절제술을 받으면 예전처럼 많이 먹을 수도 없다. 또한 흡수도 잘 안 돼 대부분의 환자들은 급격한 체중감소 및 영양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송교영 교수는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많기 때문에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생존율도 높은 것으로 보이며,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암환자의 수술 전 뿐만 아닌 수술 후 적극적인 영양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명 교수는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특정 호르몬, 효소 등의 발현이 올라가 생존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암 수술 후 의료진이 경구로 복용하는 영양보충제나 영양수액 처방하거나 영양팀이 영양요법 식단계획을 제공하는 등 다학제 접근을 통한 영양 중재(nutritional intervention)로 위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럽암학회 공식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 2016;52:129-137, IF 5.417) 201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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