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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암환자가 본 암의 이해와 대응-①암이란 무엇인가
고정혁기자2008년 04월 04일 14:56 분입력   총 88239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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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만 | 대장암3기. 장로회신학대학원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 수료. 대한예수교장로회목사, 교회성장연구소대외협력실장 재임.

▶연재순서

①암이란 무엇인가
②암은 왜, 어떤 사람에게 생기는가
③암에 걸리는 사람의 특징
④암,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⑤암을 의심할 수 있는 현상과 진단 방법
⑥암이라고 확진되었을 때의 대응
⑦1,2차적인 치료를 받은 후의 대응
⑧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한 암
⑨혼란의 순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⑩혼돈을 지나, 암을 넘어


나는 2004년 10월 22일 서울강남성모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발병을 확인한 지 5일 후였다. 진단 결과는 대장암 3기(C-2)로 거의 장 폐쇄 직전이었기 때문에 수술이외의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다.
수술 후 6개월간 항암주사를 맞았고, 다시 6개월 동안 항암제를 복용하였다.

이 글을 쓰는 시기는 2007년 1월로서 암 수술 후 2년이 지난 시점이다.
그동안 재발의 위기도 있었고, 필생의 의지로 시작했던 담임목회 사역도 2005년 10월 사임하게 되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참으로 많은 사건이 있었으며 선택의 기로에 수많은 혼란들이 있었다.
아직도 내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장담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사 중 하나는 어려운 것을 쉽게 정리하여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일어났던 일과 연관 지어 「암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라는 글을 쓰기로 결심하였다.
왜냐하면 암에 대한 책들이 많은데 너무 양이 많고 어렵다는 것이다. 본인도 많은 책을 보았고 정보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주요한 개념들과 철자를 확인하는 것 이외에는 전혀 책과 자료를 의지하지 않았다.
그동안 온 몸으로 느끼고 경험한 사실들을 기록함으로 암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무엇보다 하루가 멀다고 급격히 늘어나는 암 환우와 가족들이 보다 쉽게 암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를 위해서이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쉬운 장점이 있는 방면 중요하고 결정적인 사실들을 왜곡하고 오류에 빠질 수 있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오류보다는 암 환우와 가족들이 겪는 혼란을 조금이나 단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확신하기에 주저 없이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원하지는 않았으나 암에 걸리고 보니 벼랑 끝에 선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암환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만큼 암의 이해를 통해서 예방이 필요한 사람들, 청천하늘에 날벼락처럼 가까운 사람, 혹은 본인에게 악성종양 즉 암환자라고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①암이란 무엇인가

어떤 일이든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한다. 암이 불치병, 난치병이라는 소리를 듣는 이유는 암이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쉽게 설명을 하려고 한다.
암은 영어로 “Cancer” 라고 한다. 그래서 병기도 C-1, C-2, C-3 등으로 분류한다.
이 단어의 뜻은 게 껍질에서 왔다. 즉 암이 게 껍질처럼 딱딱하다는 것이다.
한문으로는 “癌”으로, 병(病)인데 입구(口)가 세 개가 있고 그 밑에 산(山)이 붙었으니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는 해석()을 들은바 있다. (실제로 못 먹고 사는 나라에는 암이 거의 없고, 우리나라도 배고픈 시절에는 암이 거의 없었다.)

의료 소견서의 한글 표현은 “악성종양 혹은 악성신생물질” 로 표시하는 데 이 뜻은 혹으로 성질이 악(惡)하다는 것이다.
이는 전이성을 말하는 듯싶다. 신생물질은 해석되지 않거나 필요가 없는 좋지 않은 물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 혹이 왜 위험한가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은 암에서 굉장히 악한 독성이 나와서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급성 간암이나 완전 말기 암이 아니면 최소한 6개월부터 5년 정도는 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사실 암 자체가 사람을 죽게 만든다고 하기보다는 암 세포가 무한히 자기 확장과 전이를 통해서 사람의 중요한 장기를 작용하지 못하게 만들어 그 결과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여 기력이 쇠하여 죽게 만드는 것이다.
뇌출혈이나 심장마비 등은 단기간에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암은 상대적으로 시간을 주는 장점은 있다.

주변에 아는 분들이 암에 걸리면 처음에 곧 죽을 것 같다가도 1, 2년이 지나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거나 만나보게 되면 겉은 멀쩡해 보여 안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암의 병기가 2기 이상이거나 0기나 1기이면서도 암의 성질이 고약하면 3~5년 안에 재발을 하거나 전이를 통해서 치명적인 상태로 발전해 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한번 암에 걸린 경우에는 사람의 그 어느 세포보다도 빠르고 영리하고 급격하게 자기 확장과 증식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도 가끔 아는 사람을 만나면 “이제 다 나았지요?” 하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물론 “나는 다 나았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암은 한번 걸리면 쉽게 나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님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변의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5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온 가족이 잔치를 하고 2달 후에 재발되어 얼마 살지 못한 이야기, 초기니까 무심히 생각하다가 뇌로, 눈으로, 입으로까지 전이된 사람을 종종 볼 수가 있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럼 암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자!

핵심은 이것이다.
사람은 60조개의 세포로 형성이 되어 있다. 수많은 세포들 나름대로 만들어졌다가 소멸되는 과정을 가지고 있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눈에 보이지만 다른 세포들의 변화는 쉽게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 생성과 소멸의 과정은 컴퓨터처럼 정확하게 연결되어 각 부분을 이루고 몸을 이룬다. 그런데 어느 부분에 암이 생기면 이 질서가 깨진다. 그래서 새롭게 생겨야 하는데 안 생기고 없어져야 하는데 없어지지 않는다.

암세포는 그저 모아만 들이고 끝없는 자기 확장을 해댄다. 우리사회도 사람이 죽지 않고 천년만년 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생각해 보라. 지금도 수명이 늘어나고 출산율이 줄어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문제가 발생하니 말이다.
자꾸 모이려고만 하니까 굳어지다가 결국은 돌처럼 딱딱해지고, 다른 곳에 계속 집을 지으려고 하니 악성이고 신생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면 이 악성종양, 신생물질은 왜 생기는가 이 부분이 기장 어렵다.
사람마다 다르고 성질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도대체 종을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암이 생기는 이유를 꼽자면 사람의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온다.

어느 사람이든지 암 세포가 하루에 일정량이 생긴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은 즉,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은 그 암세포들을 모두 잡아먹는다.
면역력은 백혈구에 있는 CD4, CD8, CD3, NK 등 주요한 무기체계를 가지고 암 세포를 공격한다.
그런데 암에 걸린 사람들은 이 면역력의 무기들이 약하다.

그러면 이 면역력이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음 회 ②암은 왜, 어떤 사람에게 생기는가에서 얘기해보자.

뒤로월간암 200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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