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상식
-> 의학상식
[알아보기]빈혈치료제가 해가 될 수 있다?
고정혁기자2008년 04월 10일 15:02 분입력   총 883672명 방문
AD

빈혈은 적혈구 수치가 낮은 것을 의미한다. 빈혈이 생기는 이유는
1. 심한 출혈
2. 적혈구의 비정상적인 파괴
3. 적혈구 생산에 필요한 물질 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암환자들 중 상당수는 빈혈을 겪게 된다.
위암인 경우 철분결핍으로 빈혈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고, 간암인 경우 간 기능 이상으로 철분 비축이나 혈액 저장에 문제가 생겨 빈혈이 일어날 수 있다.
폐암도 적혈구 수가 감소하고 칼슘과 나트륨의 수치가 변해서 빈혈이 생길 수 있고 대장암도 출혈로 인해 빈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신장암도 적혈구 수치가 낮아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백혈병인 경우 골수가 건강한 적혈구를 생산할 수 없게 되어 거의 모든 환자에게 빈혈이 생겨 얼굴이 창백해지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여성인 경우에는 생리로 인해 빈혈이 생길 수도 있다.

게다가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항암치료로 골수세포가 타격을 받아 빈혈이 생겨 숨이 차고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고, 백혈병 같은 골수암을 화학요법이나 방사선으로 치료하는 경우 골수를 억제하는 부작용으로 인해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빈혈이 생기면 암환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병원의 의사와 상의해서 빈혈을 치료해야 할까?
의사와 상의하는 경우 당연히 의사는 빈혈약을 처방해서 빈혈을 치료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방법이 과연 암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까?
잘못하면 암으로 인해 생긴 증상 중 한 가지인 빈혈을 치료하다가 예상수명을 더 단축시킬 위험성이 있을 수도 있다.

병원에서 빈혈을 치료하는 경우 흔히 적혈구수혈이나 에리트로포이틴(Epo) 투여란 2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적혈구수혈로 빈혈을 주로 치료했는데 효과는 있었지만, 수혈반응이나 간염 같은 병균 감염의 위험이 있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근년에는 에리트로포이틴이 갈수록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에리트로포이틴은 신장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을 합성해서 만든 제품으로 이 호르몬이 골수의 말초줄기세포를 자극해서 적혈구를 생산하도록 하기 때문에 빈혈 치료에 도움이 된다.
따라서 이 치료방법을 이용하면 수혈을 피할 수가 있다. 그러나 효과를 보려면 흔히 몇 주 정도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또 적혈구를 생산하려면 인체 내에 충분한 철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먼저 해보고 철분이 부족하면 철분을 보충하는 치료도 받게 된다.

암환자들은 빈혈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흔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암환자들이 에리트로포이틴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 결과 이런 치료방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점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현재 에리트로포이틴제제는 암젠, 로슈, 존슨앤존슨과 같은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이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 회사인 암젠이 아라네스프를 생산하고 있고, 로슈는 네오레코몬, 존슨앤존슨은 프로크리트를 생산하고 있다.
암젠은 아라네스프를 팔아서 2006년도에 41억불의 매상을 올렸고, 또 다른 제품인 에포젠은 25억불 어치나 팔았다.
존슨앤존슨은 프로크리트/에프렉스를 팔아서 32억불의 매상을 올렸고, 로슈는 네오레코몬/에포진을 18억불어치나 팔았다.
이들 회사들은 1년에 110억불(약 11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즉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생긴 빈혈로 인해 엄청난 떼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TV나 신문을 통해 엄청난 광고비도 뿌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 결과 이런 약품들이 암을 더 악화시키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작년 12월 영국의 의학전문잡지인 랜싯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만성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심장혈관질환 이환율이 높고 그로 인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아라네스프와 프로크리트를 남용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년 1월에는 암젠이 임상실험에서 아라네스프를 투여받은 암환자들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들보다 사망가능성이 더 높다는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임상실험은 항암치료가 아니라 암으로 인해 생긴 빈혈을 아라네스프로 치료하는 실험이었다.

또 2월16일에는 덴마크의 연구진이 아라네스프로 치료받고 있는 두경부암환자들의 재발률이 높아서 두경부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연구를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월 20일에는 임상종양학잡지의 온라인판에 게재된 논문에 의하면 캐나다에서 300명의 비소세포폐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프로크리트(에프렉스)가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지에 관한 임상실험을 실시했으나 프로크리트를 투여 받은 환자들의 전반적인 생존율이 의외로 감소해서 조기에 실험을 중단해버렸다고 한다.

2월 23일에는 로슈가 폐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에리트로포이틴제제인 세라와 암젠의 아라네스프의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실험에서 예상보다 많은 암환자들이 사망해서 암환자들을 모집하는 것을 중단해버렸다.

3월 9일에는 FDA가 암젠의 아라네스프와 에포젠, 죤손앤죤슨의 프로크리트에 안전상에 문제가 있다는 가장 강력한 경고문을 라벨에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아라네스프는 미국 외에서는 에프렉스란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결국 빈혈치료제인 에리트로포이틴이 환자들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이 속속 밝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그 이유는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에리트로포이틴으로 헤모글로빈수치를 너무 높이면 혈전이 생길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실험에서 혈전이 환자들을 사망케 한 원인은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대신 에리트로포이틴제제가 종양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 의하면 두경부암과 같은 일부 악성종양의 세포가 에리트로포이틴과 결합하는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데, 종양의 세포가 에리트로포이틴과 결합하면 종양의 성장이 촉진된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피츠버그대학의 그랜디스교수는 에리트로포이틴이 암세포의 성장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리트로포이틴제제가 암환자에게 해가 된다는 연구는 이미 2003년에 2건이나 발표되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런 연구에 하자가 있어서 신빙성이 없다는 식으로 평가절하하고 무시해버렸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에리트로포이틴제제가 암환자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가 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에리트로포이틴제제는 빈혈치료제로 암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다.
그런데 암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빈혈치료제가 오히려 환자의 수명을 단축한다는 것은 너무나 아이러니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이런 논쟁의 와중에 철분이 암환자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거론조차 되고 있지 않은 것도 매우 기이한 일로 생각된다.

암환자가 빈혈이 있어서 만약 철분을 보충 받는 치료를 받고 에리트로포이틴까지 추가해서 치료를 받으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다.
빈혈과 철분과 암의 상관관계는 이미 대체의학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로 대체의학에서는 철분의 수치를 적절히 감소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법까지 활용하고 있다.

암환자는 빈혈이 있는 경우 건강식품인 스피룰리나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으로 생각된다.
스피룰리나가 적혈구 생산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빈혈이 심한 경우에는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적혈구수혈을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참고 논문:

1. R. Steinbrook, "Haemoglobin concentrations in chronic kidney disease" Lancet. 2006 Dec 23; 368(9554):2191-3.)
2. The Cancer Letter, Vol. 33 No. 6, Feb. 16, 2007 February 16, 2007)

3. James R. Wright et al.,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of Erythropoietin in Non-Small-Cell Lung Cancer With Disease-Related Anemia"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10.1200/JCO.2006.07.1514 )

뒤로월간암 2007년 4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