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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암은 왜 완치되지 않고 재발·전이할까?
고정혁기자2008년 05월 06일 22:40 분입력   총 88100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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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에 대해 아직까지 완전한 해답을 얻을 수는 없지만 부분적인 해답은 최근에 발표된 두 가지 논문을 통해 얻을 수가 있다.
이 두 가지 논문의 연구결과를 간단히 알아보자.

대부분의 경우 암환자들은 원발종양으로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전이된 2차 종양으로 인해 사망한다.
또 전이하면서 생긴 종양은 항암제에 대해 내성을 갖게 된다.
그런데 최근에 소아암의 일종인 유잉육종을 연구하는 과정에 암이 전이하는 이유를 부분적으로 규명하게 되어 잘하면 암이 전이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도 찾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유잉육종은 주로 어린이와 청년에게 발생하는데 뼈와 연결조직에 생기는   암이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암기관의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일단 혈관이나 림프관에 침투하게 되면 원발부위에 있을 때와는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암세포들이 혈액이나 림프액과 같은 액체 환경에 들어가면 뿔뿔이 흩어져 있던 암세포들이 마치 물속에 빠진 사람들이 구명보트에 몰려들 듯이 서로 매달려 뭉치게 된다고 한다.
즉, 이들 과학자들은 유잉육종 세포들이 엄청 빠르게 서로를 찾아서 매달려 뭉쳐버리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또 이렇게 조그만 덩어리로 뭉쳐지면 병원에서 치료제로 사용하는 많은 약품에 대해 훨씬 더 내성이 강해져 버리는 것도 발견했다.

따로 놀던 암세포들이 서로 뭉치게 되면 E-카드헤린이란 단백질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런 단백질은 보통 육종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이다.
E-카드헤린이 생기면 또 다른 단백질인 ErbB4를 활성화시키고 이 단백질이 종양세포의 성장을 조절해서 항암제에 저항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이런 두 가지 단백질을 발견했기 때문에 서로 뭉친 작은 암세포 덩어리가 인체의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자리를 잡아 2차 종양을 만들기 전에 이 덩어리를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가 있게 되었다.
즉, 암이 전이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E-카드헤린만 차단하면 ErbB4의 활성화를 막을 수 있고 그렇게만 하면 이 세포 덩어리가 죽게 되어 항암제에 대한 민감성을 회복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연구진은 제약회사들과 함께 E-카드헤린을 차단할 수 있는 약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약품만 개발하면 암세포가 항암제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되는 것을 차단해서 전이가 일어날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가 있는데 이 연구진 속에 한국출신인 강형구란 분이 포함되어 있다.

참고로 E-카드헤린이란 단백질은 육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암에서 발견이 된다.

또 다른 연구 논문은 암치료가 암을 더 악화시키고 암이 항암제에 대해 내성이 생기는 이유를 규명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캘리포니아대학의 생물학자들은 종양억제유전자의 돌연변이체가 암의 진행을 촉진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고 그 결과 그런 돌연변이체를 표적으로 치료하는 일부 암치료방법이 효과가 없는 이유를 규명해 내었다.

p53이란 유전자는 인체 내에 종양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이미 오래전에 밝혀졌다.
또 지난 20년 동안 연구해 본 결과 모든 암의 약 50%에서 p53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고 또 돌연변이로 종양억제 능력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암의 진행을 촉진하고 항암제에 대한 내성도 키워주는 것이 밝혀졌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생물학자들은 동물실험에서 돌연변이를 일으킨 p53유전자가 DNA를 수리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는 Mre11complex라는 단백질복합체에 영향을 미쳐서 DNA가 손상된 것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유전자가 불안정해져서 세포에 돌연변이가 증가해서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방사선요법과 여러 가지 화학요법을 포함한 현재의 암치료방법들은 DNA 이중나선손상을 유도해서 암세포를 죽이는데, 이들의 연구로 암세포들이 그런 치료방법에 내성을 갖게 되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런 치료방법들은 DNA 이중나선손상을 통해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도해서 암세포를 죽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DNA 손상이 제대로 수리가 되지 않으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한다.

환언하면 현재의 암치료방법들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촉진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유도해서 고의는 아니지만 암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암을 촉진시킬 수가 있다는 말이 된다. 쉽게 말하면 현재의 암치료방법들은 암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 암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암을 치료하는 치료방법이 암을 치료하기는커녕 오히려 암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생물학자 중에도 한국출신이 한분 있으니 송호석이란 분이다.


출처:
1. H. G. Kang et al., "E-Cadherin Cell-Cell Adhesion in Ewing Tumor Cells Mediates Suppression of Anoikis through Activation of the ErbB4 Tyrosine Kinase" Cancer Research 67, 3094-3105 (April 1, 2007)

2. H. Song et al., "p53 gain-of-function cancer mutants induce genetic instability by inactivating ATM" Nature Cell Biology (08 Apr 2007) Letters

뒤로월간암 200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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