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전문가칼럼[전문가 칼럼] 어떻게 먹을 것인가고정혁기자2008년 07월 31일 16:40 분입력 총 88045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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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섭 | 가온 고재섭의 디톡스건강법(www.detox.co.kr). 생명살림 자연의학연구원 원장.
저는 강의를 나갈 때 때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대학에 가기 위해 우리는 몇 년씩 밤잠 안자고 공부를 하지만 정작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자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죽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이런 일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고….
먹는 것에 대한 공부는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사흘 굶어 도적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할 만큼 우리는 먹는 것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어떤 것을 먹어야 하고 어떤 것을 멀리해야 하는가도 중요하고 또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도 중요합니다.
이제 소개하는 어떻게 먹어야 할 것인가 하는 것들은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식사 습관을 고치는 것처럼 실로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릴 때의 식사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어릴 때 나쁜 식사 습관을 갖고 있다면 후에 고치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그러나 단번에 고치려 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서서히 조금씩 고쳐나가려 한다면 또 그리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다면 그것으로 성공입니다.
1. 식사 중에 물을 마시지 마라
현대인은 대부분이 탈수 증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셔야 하는데 물을 마시지 않고 차나 청량음료, 알코올 등으로 갈증을 대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물을 마시지 않아야 할, 식사 때 오히려 물을 마십니다. 햄버그 등의 패스트푸드는 수분이 부족한 음식이기 때문에 먹다보면 목으로 잘 넘어 가지가 않으니 콜라나 청량음료 등으로 목을 가셔서 삼켜버리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보통 식사 때도 식사 중에 또는 식사 직후에 물을 마시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을 마셔야 체하지 않고 음식이 잘 넘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더욱 강조해서 밥그릇 옆에 꼭 물컵을 놓아주는 어른들이 많습니다.그러나 어떤 음식을 먹든지 식사 중에 또는 식사 직후에 물을 마시는 것은 좋지가 않습니다. 식사할 때 위에서는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하여 약 2-3컵 분량의 위액이 나옵니다. 이 위액은 위산이 포함되어 매우 산성(pH1)이 강합니다. 이처럼 강한 산성의 작용으로 위 속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살균하고 녹여서 소화를 시킬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을 마시게 된다면 위액의 농도가 급작스럽게 낮아져서 제대로 살균이나 소화를 할 수가 없게 됩니다.
물에 말아 먹는다거나 국에 말아 먹는 것도 좋지가 않습니다. 물은 식사 전 30분부터 식후 1시간 30분 사이에는 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2. 꼭꼭 씹어 먹어라
꼭꼭 씹어 먹는 것은 음식이 입안에서 물이 될 때까지 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마 거의 모두가 어려서 부모님으로부터 이러한 말을 들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꼭꼭 씹어 먹는 식사법을 영어로 플래처리즘(fletcherism)이라고 하는데 호레이스 플레처(Horace Fletcher, 1849-1919)라는 미국인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플레처는 한때 운동선수였고 샌프란시스코 올림픽 클럽의 회장이기도 하였으나 파티 등 연회에 참여하면서 168센티미터의 키에 몸무게가 98킬로그램까지 나가게 되었습니다. 생명보험회사에서마저 가입을 거부하자 그는 충격을 받고는 단지 음식을 오랫동안 씹음으로써 몸무게를 20킬로그램 이상이나 줄일 수 있었습니다.소화과정은 입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꼭꼭 씹어 먹으면 침샘에서 프티알린이라는 소화효소가 많이 분비되어 탄수화물이 소화되기 시작합니다. 음식물의 영양소도 더욱 빠져나오기 쉽게 됩니다. 치아가 맞부딪침으로 해서 두뇌를 자극하여 지능 발달을 돕기도 합니다. 특히 비만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제대로 씹지 않고 먹는 사람은 더 많이 먹게 되어 살찌기 쉽습니다.
꼭꼭 씹어 먹기 위해서는 우선 밥이나 반찬을 입에 넣으면 그때마다 수저를 내려놓는 습관을 들이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씹는 회수를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씹는 회수는 적어도 30번 이상. 음식이 물이 될 정도로 씹습니다.
3. 날로 먹어라
콩과 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날로 먹는 것이 익혀 먹을 때보다 소화가 잘 됩니다. 그리고 영양가도 더 높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무엇보다도 날음식(생식)입니다. 더욱 정확히는 날로 된 음식 속에 들어있는 효소입니다.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우리 몸을 짓기 위한 건축자재라면 효소는 일꾼과 같습니다.
아무리 건축자재가 많아도 일꾼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우리 몸은 효소가 있어야 기능을 합니다. 열이 오르면 위험한 이유도 효소가 죽기 때문입니다. 효소는 이처럼 열에 약하므로 익히면 죽어버립니다. 날로 된 음식을 생식이라고 하는 이유는 효소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생식을 통해 효소를 받지 못하면 우리 몸의 효소만을 이용해서 음식을 소화시켜야 하므로 효소가 고갈되어 노화를 재촉하게 될 것입니다.
4. 통째로 먹어라
현대인은 부드러운 음식을 찾으면서 점점 씹는 일을 힘들어 하게 되고 이 때문에 조금이라도 입에 거칠다 싶으면 먹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맛이 없다 하여 버리는 것들에는 정작 인체에 좋은 것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흰쌀은 영양가가 없어서 벌레도 잘 먹지 않습니다. 훈자와 같은 장수촌 사람들은 주식인 빵을 만들 때에도 반드시 통밀과 통보리를 그대로 갈아 만들고 과일을 먹을 때도 씨를 쪼개어 그 속에 있는 과인까지 버리지 않고 이용한다고 합니다. 사과 배 감 등 과일은 물론이고 오이, 가지, 감자, 고구마 같은 채소까지, 생선의 경우에도 껍질은 물론 가능한 뼈까지 모두 먹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우와 게 같은 경우에도 껍질을 함께 먹도록 합니다.
5. 상온(常溫)에서 먹어라
맛에는 달고, 시고, 짜고, 맵고, 쓴 다섯 가지 맛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기에 뜨겁고 찬 두 가지 맛을 더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느 경우에나 맛이 한 쪽으로 지나치면 몸에 이롭지 않으나 특히 이 중에서 찬 맛은 경계해야 할 일입니다.
찬 음식은 소화에 커다란 부담을 줍니다. 위 속으로 들어온 음식은 위에서 반죽되어야 하므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음식이 차면 우선 이 음식을 데우는 데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특히 사과와 배 같은 고형물의 경우에는 물보다도 더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추운 날 찬 김밥 등을 먹고 혼쭐이 난 경험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해본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냉장고는 원래 식품을 오래 저장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으나 오히려 찬 맛을 더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은 반드시 마시거나 먹기 전에 상온에 꺼내 놓아 어느 정도 따뜻해진 후 들도록 해야 합니다.
6. 끼니 단위로 골고루 먹어라
우리 몸에 들어온 음식의 종류에 따라서 이 음식을 소화시키는 우리 몸의 소화효소도 달라집니다. 전분을 소화시키는 소화효소는 알칼리에서 잘 작용하고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위액은 산성에서 잘 작용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전분과 단백질을 함께 먹으면 소화액이 섞여 중화가 일어나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종류의 음식을 한 상에 차려 놓기보다는 적은 종류의 음식을 끼니를 달리 하여 먹는 것이 몸에 이롭습니다.
즉, 아침에 생선과 채소를 위주로 식사를 하고 점심은 곡류와 채소를, 저녁은 육류와 채소를 중심으로 식사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입에 어떤 것을 넣어도 그것이 모두 소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음식을 차리면 과식하기도 쉽습니다.
배가 부른데도 맛이 궁금하여 젓가락을 놓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짐승도 배가 부르면 먹지 않으나 다른 종류의 음식을 내어주면 다시 입을 댄다고 합니다. 밥상은 소박할수록 건강에 좋습니다.7. 기분 좋게 먹어라
위는 제2의 뇌라고 할 만큼 정신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슬픔이나 근심, 언짢은 기분이 들 때에는 위장 기능도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우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좋은 분위기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먹어야 합니다. 가능하면 여럿이 함께 먹는 것이 더욱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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