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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 커피 약인가? 독인가?
고정혁기자2008년 09월 08일 13:54 분입력   총 88396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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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이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된 것은 1,000년이 넘는다.

그런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20세기에 과학이 발달하면서 커피에 대한 연구도 본격화 되었다. 초기에는 박테리아와 포유동물의 세포를 배양한 것을 대상으로 연구해 본 결과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이 해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 그 후 자외선에 노출된 세포를 카페인으로 치료해본 결과 손상이 더 커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연구 결과들로 인해 1960년대가 되면서 커피는 건강에 좀 해가 되는 것으로 인식되어지면서 일단 커피는 해로운 음식으로 결론이 나버렸다. 또 그런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1980년대에는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가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판매되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란은 계속되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커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또 대체의학으로 암을 치료하는 환자들에게 커피관장은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한다.

1971년 인도의 네루대학에서는 카페인이 방사선으로 인해 생긴 손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를 해보았다. 그런데 당시 포유동물의 세포로 연구할 시설이 미비하며 부득이 보리씨로 연구를 해보게 되었다. 연구 결과 예상과는 달리 커피의 주성분인 카페인이 방사선으로부터 보리씨를 보호해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카페인이 산소가 있거나 없거나 간에 보리씨가 방사선으로 인해 생기는 손상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 이유는 엑스선과 감마선으로 인한 생물학적 손상은 산소에 의해 증가되는 것은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험 결과 산소가 있는 경우 카페인이 보리씨가 방사선으로부터 손상되는 것은 크게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런 예상치 못한 연구 결과로 인해 인도의 연구진은 그 이유를 연구해 보았다.

이온화 방사선은 원자와 분자로부터 전자를 방출해서 활성산소라는 전기적으로 중성이며, 순식간에 반응하는 물질을 생성한다. 예를 들면 물분자가 감마선에 노출되면 수화전자, 수소기, 수산기로 분해가 된다. 수소이온과 수산이온은 각각 양전기와 음전기를 띠고 있지만 수소기와 수산기는 전기적으로는 중성이다. 그런데 수산기는 DNA와 세포의 거대분자로부터 전자를 빼앗아 버릴 수 있기 때문에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수소기와 수화전자도 산소와 반응을 일으켜 파괴력이 큰 과산화물, 초과산화 음이온, 과산화수소 같은 것을 만들어낸다. 이와 같이 반응속도가 빠르고 다른 분자를 산화시켜버리는 물질들이 바로 활성산소이며 이런 활성산소가 인체 내의 조직을 손상시켜 질병을 일으키고 노화를 촉진시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활성산소와 산소가 반응해서 생기는 것을 ROS(활성산소종)이라고 한다. 이온화 방사선뿐만 아니라 특정한 화학물질이나 식이물질이나 생리적 작용이나 물질대사 작용으로도 ROS가 생길 수가 있다. 물론 체내에 ROS가 많이 발생하면 질병이 생기고 노화가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고약한 활성산소와 ROS를 제거하는 식이물질들이 있는데 커피의 카페인이 그 중 한 가지로 밝혀진 것이다. 즉 인도의 실험실에서 연구해 본 결과 카페인이 수산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또 산소를 제치고 전자와 반응을 일으켜 ROS가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결국 카페인이 방사선으로부터 보리씨를 보호해주는 것은 카페인이 ROS를 무력화시키고 제거해주기 때문인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참작하면 카페인은 활성산소와 ROS로 인해 생기는 질병 예를 들면 심혈관질환이나 제2형 당뇨병이나 관절염이나 암 같은 질병이 생길 위험성을 감소시켜 주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수백 건의 실험결과와 역학적인 연구가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예를 들면 1995~1997년 사이에 인도의 밥하 원자연구센터에서 동물을 대상으로 다량의 방사선을 조사해보았는데, 전신에 감마선을 조사해 보니 동물들이 20일 안에 모두 죽어버렸지만, 감마선을 조사하기 전에 카페인을 주입한 동물들은 70% 이상이 90일 이상 생존했다.

또, 동물실험에서 카페인이 담배의 타르로 인해 생기는 종양을 상당히 감소시켜 주는 것도 밝혀졌다. 즉 담배 타르 속에 들어 있는 활성산소인 세미퀴논이 산소와 반응을 일으켜 ROS를 생산해내는데 카페인이 그런 ROS를 상당히 제거해버리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흡연자가 커피를 마시면 ROS가 제거되어 종양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가 제2형 당뇨병의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커피 속에는 카페인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항산화제인 콜로로젠산이란 것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이 제2형 당뇨병이 생기는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하버드의대의 연구진들이 18년 동안 약 12만6천명의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커피를 복용하면 제2형 당뇨병이 생길 위험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네덜란드에서는 17,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7년간 추적 연구해본 결과 하루에 커피를 7잔 이상 마시는 사람은 2잔 이하를 마시는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50%인 것도 밝혀졌다. 또 2004년 핀란드의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35~64세 사이의 핀란드 남자 6,974명과 여자 7,655명을 평균 12년간 추적 조사해 본 결과 커피소비량과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반비례하는 것도 밝혀졌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진이 성인 910명을 대상으로 평균 8년간 추적 연구해본 결과 제2형 당뇨병이 생길 위험성이 60%나 감소하는 것도 밝혀졌다.

제2형 당뇨병과 달리, 커피가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확실하지가 않다. 2000년에 이태리의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방광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경향이 있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고, 커피와 췌장암이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지만 연구 결과 별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대장암인 경우에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발병 가능성을 줄여 주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커피도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다. 아라비아가 원산지인 아라비카 커피가 있는데 이 커피는 컬럼비아,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탄자니아, 케냐에서 생산되며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가 로부스타 커피로 서아프리카가 원산지이지만 자바 등지에서 생산된다. 아라비카가 향이 더 좋고 가격도 더 비싸지만, 가격이 싼 로부스타 속에 카페인이 2배나 더 많이 들어 있다.

원두를 금방 갈아서 걸러낸 커피 속에는 다량의 항산화제가 들어 있어서 심지어 녹차나 적포도주보다 더 좋은 건강식품이란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커피를 마시는 경우 인스턴트커피는 피하고 원두커피를 마셔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암환자가 원두커피를 마신다면 암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아직까지는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암환자는 원두커피도 마시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그러나 커피관장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암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인도의 연구결과를 참작하면 방사선치료를 받기 전에 미리 원두커피를 몇 잔 마시는 것이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을 추정된다.

출처:

(1) The Hindu, April 19, 2007

(2) R, M. Van Dam & E. J. M. Feskens. "Coffee consumption and risk of type 2 diabetes mellitus" Lancet 2002; 360: 1477-8.

(3) J. Tuomilehto et al., “Coffee onsumption and risk of type 2 diabetes mellitus among middle-aged Finnish men and women” JAMA. 2004;291:1213-1219.

(4) Smith et al., “Does coffee consumption reduce the risk of type 2 diabetes in individuals with impaired glucose?” Diabetes Care 2006;29:2385-2390.

(5) A. Tavani & C. La Vecchi, "Coffee and cancer: a review of epidemiological studies, 1990-1999." Eur J Cancer Prev. 2000 Aug;9(4):241-56.

 

페어 트레이드 커피(Fair Trade Coffee:공정무역 커피)

 

페어 트레이드 운동이란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입하자는 윤리적 소비운동”이자 “자유무역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빈곤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풀뿌리 사회운동”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매일 25억 잔씩 팔려나가고, 석유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하는 커피는 석유생산자들과는 달리 커피 농가들은 중간 매입상과 다국적 커피기업들로 극심한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옥스팜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종 소비자가 우간다산 커피에 지불하는 돈 가운데 우간다 커피농민에게 돌아간 몫은 고작 0.5%, 나머지 이익은 중간상인, 가공, 유통업자 그리고 다국적 기업이 차지한다.

멕시코에서 1파운드 커피 원두의 거래금액은 18센트 정도. 남미에서는 40~50센트 정도에 거래된다고 한다. 1파운드 원두=커피 45잔으로 우리 돈 180원에서 400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우리는 4,000원을 지불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지만 농가는 10원이 채 되지 않는 돈을 겨우 손에 쥐게 된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400배의 이윤을 취하는 셈이다.

 

페어 트레이드 운동은 커피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어 스위스의 경우 맥도날드 전 매장이 ‘공정무역 커피’만을 사용하고, 영국에서는 1,500여종에 달하는 페어트레이드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인 세인즈베리는 자사가 취급하는 바나나는 모두 공정무역 상품이라고 밝혔고, 또다른 유통업체 막스 앤드스펜서도 페이트레이드 차와 커피만을 판매하고 있다.

2005년 2월 영국의 100개 지자체가 페어트레이드 도시 선언을 하였으며 지자체 관련 공공단체들이 페어트레이드 상품을 구매하고 지역 내 상점들에 대해 상품판매를 촉구하는 등 지자체가 솔선해서 페어트레이드 확산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영국에서는 지난 4년간 페어트레이드 시장이 연간 40%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 국민의 40% 이상이 페어트레이드 마크를 인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홍차, 커피, 코코아를 중심으로 페어트레이드 상품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월부터 홈플러스가 전국 33개 점포에서 페어트레이드 커피인 ‘히말라야의 선물’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히말라야의 선물’은 아름다운 가게의 대안무역 사업팀에서 네팔 생두를 페어 트레이드로 수입하여 전광수커피에서 로스팅한 상품이다. 두레생협연합회(//www.dure.coop)의 ‘마스코바도 설탕’도 페어트레이드 상품이다.

 

‘지구상에 사는 모든 시민은 매일 생활에 있어 환경을 배려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일을 통해 시장을 환경친화형으로 바꿔갈 수 있는 큰 힘이 있다. 따라서 모든 시민은 상품과 서비스의 최종소비자로서 그 무거운 책임을 자각해야 한다.’ 2004년 10월 <녹색구매 센다이선언> 중에서

뒤로월간암 200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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