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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 반딧불 반짝이는 연호요양병원
고정혁기자2008년 09월 29일 14:18 분입력   총 885349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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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들은 절박함 심정으로 병원치료를 시작한다. ‘어제와 같던 오늘’은 사라지고 자신의 미래까지 난파직전의 배처럼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폭풍우에 휩싸여 흔들리다 병원치료를 마치고 퇴원하기까지는 혼돈의 연속이다. 퇴원하고 난 후 암환자들은 몸을 다독이며 이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 중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요양’을 가는 것을 선택하기도 한다.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연호요양병원은 바로 그 공기 좋고 물 좋고, 덧붙여 식사까지 환자들 마음에 들어 하는 요양공간이다.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1시간 30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해발 300m 고지가 되는 연호요양병원은 산에 둘러싸여 있으며 아직까지 반딧불을 볼 수 있고, 병원에서 일구는 밭에 멧돼지며, 고라니 등 산짐승이 나타나 농사를 망치는 바람에 골치를 썩는다고 한다.

본관(2층)과 별관(황토방), 식당으로 크게 구분되어 있으며 본관 1층은 노인전문병동으로, 2층은 암 병동으로 사용된다. 유난히 인상 깊었던 점은 시설을 돌아보고 인터뷰하는 내내 ‘암환자’라는 호칭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2층분들’이 ‘암환자’를 대신한 호칭이었다. ‘암’이라는 글자만 봐도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인데 요양을 와서까지 ‘암’ 소리를 듣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란다. 2층 사람들! 말 한마디에 깊은 배려와 공감을 느낀다.

별관인 황토방은 올해 7월 중순에 개원하였다. 1인실 8실, 2인실 4실, 특실 2실 등 14개의 병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휴게실, 쑥뜸방이 추가로 구비되어 있다. 병실의 벽과 바닥 천장이 모두 황토로 되어 있고 건물 전체가 30~40cm의 두께로 둘러 싸여 있다. 각 병실마다 세면대, 화장대, 샤워시설이 되어 있고, 초고속 인터넷 설치도 완비되어 있다.

황토방에서 자고 왔더니 몸이 좋더라는 사람들의 말에 황토방을 짓기로 결심한 강록식 이사장은 수소문 끝에 50년 동안 황토로 벽돌을 만들고 황토를 다루는 사람을 찾아 샘플을 받고 실험도 하여 황토방을 설계를 했다고 한다. 직접 설계하고 짓는 동안 시행착오도 많았는데 미장하는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황토를 쓰시네요.” “요즘 이런 황토 구하기 힘든데요.”라는 말을 들어 제대로 된 황토방을 만드는구나 싶었다고 한다.

강록식 이사장은 황토방을 짓기까지 에피소드를 말하며 “황토방에서 지내다가 몸에 좋아져서 가정으로 돌아가는 분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내원한 사람들의 공통된 칭찬은 ‘식사가 마음에 든다’는 것이었다.

식당의 총책임자는 임효은씨(강록수 이사장의 부인). 식단 재료의 신선함을 최대로 유지하기 위해 연호요양병원에서는 냉동탑차와 냉동저온창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매주 화요일 새벽이면 어김없이 임효은씨는 가락시장으로 향해 재료를 일일이 확인하고 체크한다. 안주인이 직접 관리해서인지 식사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육류대신 해물로 단백질 공급을 하고 생선류는 모두 생물로만 쓴다. 겨울에 생태로 국을 만들었더니 생선살이 풀어지니까 상한 것 아니냐는 항의를 들은 적도 있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2층 식구들은 죄다 암 박사라며 입맛을 맞추기가 가장 어렵다고.
“저나 우리 직원들이나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해요. 시간이 지나면 흐트러지기 쉬우니까요.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처음 오셨을 때 기운없어 하던 분들이 입맛을 찾아가고, 과식하지 말아야하는데 하는 말을 할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김익수 상임이사와 의사진 한 명도 같은 암환자이다.

김익수씨는 13년 전 위암으로 위를 전절제한 이력이 있다. 위암으로 투병할 당시 반드시 정년퇴임까지 직장을 마치겠다고 굳게 각오한 그는 암하고 싸울 수 있는 길을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난다는 세 가지의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위암환자에게 특히 문제가 되는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함께 체력도 고갈되는 문제는 가리지 말고 입맛 당기는 대로 잘 먹는 것으로.
운동은 100대 명산 책을 사다놓고 주말이면 산에 다녔고, 세 번째 스트레스는 직장에 다니는 만큼 승진에 대한 욕심, 돈에 대한 욕심을 놔버렸다고 한다. 승진도 포기하고, 봉급에 만족하고 주말이면 산에 다니니 몸이 절로 좋아졌다며 “지금은 이처럼 좋은 환경, 좋은 일터에서 예전에 나와 같은 분들을 위해 일하고 있으니 잘 사는 것 아닙니까?”라며 웃는다.

▶ 기본정보

전화번호 033)262-6002, 6701~2
주소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본궁리 94번지 250-881
홈페이지 //egsilver.co.kr

▶ 본관

1층 노인전문병동
2층 암 요양병동
1인실, 4인실, 중환자실.

▶ 별관

황토방 : 14개실(1인실 8실, 2인실 4실, 특실 2실), 휴게실, 쑥뜸방
특징 : 병실의 벽과 바닥의 천장이 모두 황토(30~40cm의 두께)로 만들어짐.
시설 : 세면대, 화장실, 샤워시설. 자동냉난방 시스템, 인터넷설치, 케이블TV, 전화

▶ 진료과목

내과, 신경외과, 가정의학과, 재활의학과
간호사 및 간병사 24시간 간병서비스. 앰블런스 상시 대기.

▶ 기본치료

스포츠/발 맛사지
물리치료
홍천온천(매주 수요일)
미슬토주사

▶ 식단

현미잡곡밥으로 기본으로 신선한 야채, 생선, 육류, 계절별 과일.

뒤로월간암 200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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