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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암환자가 본 암의 이해와 대응-⑨혼란의 순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고정혁기자2008년 09월 29일 14:37 분입력   총 88503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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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규만 | 대장암3기. 장로회신학대학원 샌프란시스코신학대학원 수료. 대한예수교장로회목사, 교회성장연구소대외협력실장 재임.

▶연재순서

①암이란 무엇인가
②암은 왜, 어떤 사람에게 생기는가
③암에 걸리는 사람의 특징
④암, 어떻게 예방할 것인가
⑤암을 의심할 수 있는 현상과 진단 방법
⑥암이라고 확진되었을 때의 대응
⑦1,2차적인 치료를 받은 후의 대응
⑧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한 암
⑨혼란의 순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⑩혼돈을 지나, 암을 넘어


나는 2004년 10월 22일 서울강남성모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발병을 확인한 지 5일 후였다. 진단 결과는 대장암 3기(C-2)로 거의 장 폐쇄 직전이었기 때문에 수술이외의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여유가 없었다.
수술 후 6개월간 항암주사를 맞았고, 다시 6개월 동안 항암제를 복용하였다.

이 글을 쓰는 시기는 2007년 1월로서 암 수술 후 2년이 지난 시점이다.
그동안 재발의 위기도 있었고, 필생의 의지로 시작했던 담임목회 사역도 2005년 10월 사임하게 되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일일이 열거할 수 없는 참으로 많은 사건이 있었으며 선택의 기로에 수많은 혼란들이 있었다. 아직도 내 앞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장담할 수 없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사 중 하나는 어려운 것을 쉽게 정리하여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일어났던 일과 연관 지어 「암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라는 글을 쓰기로 결심하였다.
왜냐하면 암에 대한 책들이 많은데 너무 양이 많고 어렵다는 것이다. 본인도 많은 책을 보았고 정보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주요한 개념들과 철자를 확인하는 것 이외에는 전혀 책과 자료를 의지하지 않았다. 그동안 온 몸으로 느끼고 경험한 사실들을 기록함으로 암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무엇보다 하루가 멀다고 급격히 늘어나는 암 환우와 가족들이 보다 쉽게 암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를 위해서이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면 쉬운 장점이 있는 방면 중요하고 결정적인 사실들을 왜곡하고 오류에 빠질 수 있는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오류보다는 암 환우와 가족들이 겪는 혼란을 조금이나 단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확신하기에 주저 없이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원하지는 않았으나 암에 걸리고 보니 벼랑 끝에 선 심정을 이해하게 되었다.
암환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만큼 암의 이해를 통해서 예방이 필요한 사람들, 청천하늘에 날벼락처럼 가까운 사람, 혹은 본인에게 악성종양 즉 암환자라고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아홉 번째, 혼란의 순간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암 환우에게 재발과 전이가 일어났다는 것은 앞으로 대단히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 암이 전이가 안 된다면 그것은 그냥 혹일 뿐이지 그리 위험한 존재가 아니다. 전이가 된다는 것은 국지전이던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암 환우에게 5년 생존율이 중요하다. 5년 안에 재발과 전이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것은 앞으로 암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암 환우는 어떻게 해서든 재발과 전이를 막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재발과 전이가 된다면 처음 암 발견보다도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발과 전이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설령 재발과 전이가 발생되었다고 해도 현명한 대처 방법을 찾으면 된다.

그러면 재발과 전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재발이란 ‘처음 암이 걸려던 부분에 다시 암세포가 자라거나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즉 대장의 어느 부분에 암이 있어서 그 근처를 모두 잘라내는 수술을 하였는데, 얼마 후에 그 근처에 다시 암이 발견되는 현상을 재발이라고 한다. 이는 간이나 위, 유방 등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면 전이는 무엇인가?

전이는 대장절제술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대장에 있었던 암과 같은 성질이 위나 간이나 폐등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재발은 철원에서 일어난 전쟁이 강원도로 퍼진 것이고 전이는 부산과 제주도 등 전 국토로 전쟁터가 발전된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성질을 가진 암이 다른 장기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는 전이보다는 조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굳이 따진다면 재발 -다른 장기 다른 성질- 전이 순으로 안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전이가 되었다고 다 죽거나 절망할 상황은 아니다.

지난 6월 호에 내게도 이런 재발과 전이의 전조 증상이 나타남을 이야기했었다. 그래서 7월호는 연재를 할 수가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은 7월 말경이다. 7월 27일 다시 검사를 했다. 그 가운데 아내가 뇌졸중 전조현상이 나타나서 병원에 한 주간 입원을 했었다. 진단 결과는 몸의 균형을 잘 못 잡아 어지럽게 하는 전정신경염이다. 때마침 본 연재의 “혼란의 순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쓰려고 하는데 실재 혼란의 순간들이 일어났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나는 이 상황이 글을 더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쓸 수 있는 기회라고 믿고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발과 전이의 전조 증상

암 환우들은 암의 성질과 상태에 따라서 피검사와 CT 등 정기적인 진단과 검사를 받게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검사 수치와 상관없이 재발과 전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기계도 일정 정도의 크기가 아니면 잘 잡아내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다. 물론 피검사의 암 표지자 수치가 급상승하는 경우는 상당히 의심스럽고 재발과 전이인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신이 먼저 느끼고 확인하는 길이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서 본지 5월호의 “암을 의심할 수 있는 현상과 진단법”을 참조하시고 몇 가지 조심할 점을 적어본다.

① 피검사의 암표지자 검사의 수치를 추적해서 널뛰기 현상인 경우(예, 정상 5인데 갑자기 4, 5 정도가 나오다가 20, 30등으로 수직상승)

② 암표지자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우

③ 벗은 상태에서 몸의 주요한 장기를 만지다가 딱딱하거나 굳어있는 듯한 이상을 느낀 경우

④ 몸무게가 급격히 줄거나 식욕 등이 떨어져서 전혀 기운이 없는 경우

⑤ 감기 등이 잘 안 떨어지고 몸이 피곤해서 회복이 잘 안 되는 경우

⑥ 특정 부분이 아프거나 느낌에 자꾸 신경이 쓰이고 자그마한 통증이라도 느끼는 경우

등이 있다. 이럴 경우에는 “내가 조금 피곤해서 그래 괜찮을 거야” 하듯이 쉽게 지나치지 말고 진단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본인의 경우에는 풍욕을 하는 과정 속에서 서혜부(허벅지 림프) 부근에서 작은 혹 같은 것이 만져졌다.


재발과 전이의 진단과 확정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경우에는 거의 종합병원이고 절차가 복잡하다. 조그마한 이상도 모두 종합병원에서 체크한다면 진단 비용만도 많이 들것이다. 물론 본인 부담률이 많이 적어 졌지만 종합병원의 경우는 초음파만 해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2만원 하는 고가였다.
본인의 경우에 최근 허리가 아파서 며칠 동안 힘들었다. 그런데 대장암이라 혹시나 하면서 허리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가까운 정형외과에 가서 4장의 X-레이를 찍었다.

물론 암을 잡을 수는 없지만 그 근방의 변화를 보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정밀 검사를 해볼 심산이었다. 그리고 의사에게 내가 대장암 환자라고 상의를 하고 자세히 물어보니 더는 안 찍어 보아도 될 것이란 판정을 받았다. 비용은 9천원 들었다. 조금 이상하다고 종합병원에 가면 많은 비용이 초과된다.

또한 2006년 4월에 PET-CT를 100만원에 찍었다가 이상이 없었었다. 그 후에 7월부터 보험이 적용되어서 11월에 PET-CT를 다시 찍었었다. 그 때도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PET-CT를 찍으려면 다시 100만원을 내야 하기에 못하고 있다. PET-CT는 1년에 한 번 적용이 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이 보다 세밀하게 조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재발과 전이를 잡는 대는 PET-CT가 적격이다. 이처럼 재발과 전이도 진단의 과정이 수월치 않다.

특히 여러 가지 민간요법 등을 시행하거나 다시 항암제를 맞고 수술을 하거나 방사선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냥 머리가 아플 것이다. 그렇다고 나타나는 현상을 진단하지 않으면 크게 어려워질 수 있으니 차분하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단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둘지 말고 다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특히 몸을 잘 관리해 온 경우에는 재발과 전이가 나타나도 다스릴 수 있는 길이 많이 있다. 왜 서둘 필요가 없느냐 하면 민감한 경우나 검사를 철저히 받는 경우에는 아주 작은 것이고, 급격한 경우에는 간단히 손써서 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본인도 우선 수술을 하자는데 동의해서 입원 날짜를 잡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더 검사를 해보고 무조건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을 했다.


재발과 전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재발과 전이가 나타났다는 것은 결국 몸이 조금 좋아졌다고 옛 생활로 돌아갔거나, 열심히 몸 관리를 했지만 아직 암 세포가 자신을 확장하는 힘을 이길만한 면역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암의 성질이 다른 것이면 다시 수술과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이라면 지금 눈에 보이는 곳 이외에도 이미 암세포가 활동하고 준비 중이라고 보는 것이 타탕하다. 그리고 지난번 치료제가 잘 안 들었거나 이미 내성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재발과 전이가 나타나면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른 방안을 다각도로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 치료의 측면에서는 맞춤항암제나 신약 임상실험이나 좀 비싸긴 하지만 최첨단 방사선 치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는 자연요법, 찜질, 고용량 비타민 등 자신에게 들어맞는 방법을 최선을 다해서 찾아야 한다.

지금 이 부분부터는 최근에 내게 나타난 전이 가능성의 증상에 대한 대응을 살펴본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혜부(림프절)에 나타난 혹에 대해서 근 2달 동안 어찌 대처해야 하는가를 고심했었다. 수술 날짜를 잡았다가 미루기도 하였고, 조직 검사도 실패 했었다. 결국은 병원 정기 검사까지 미루다가 8월 3일 정기 검사 결과가 나왔다. 결과는 그동안 암표지자 수치가 정상치인 5를 넘어서 근 2년 6개월 동안 12.7까지 올랐었다.
그런데 금번 검사 결과 거의 정상치에 육박하는 5.2로 대폭적인 최초의 하향 안정수치가 나왔다. 그런데, 혹은 두 달 동안 약간 더 커졌다.

병원 의사는 혹이 악성이 아니라도 안 좋은 것이니 무조건 수술을 하자고 한다. 그런데 계속 만나고 있는 한의사는 림프절의 혹이 치료의 과정으로 나타날 수 있는 좋은 현상으로 해석을 한다. 이럴 때 어찌해야 하는가? 많은 생각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서혜부에 혹이 발견되고 5개월 동안(이 때가 수치가 내려간 기간과 일치) 더욱 강화한 것은

① 비파와 피마자 찜질
② 비타민 C를 더 많이 섭취함
③ 침과 뜸치료 거의 매일 실시
④ 강력한 기도를 통한 성령 충만
⑤ 보리새싹과 양파즙의 섭취 등이었다.

이중에서 어떤 것이 수치를 떨어드리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너무 한곳으로 집중하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정기 검진까지 몸을 잘 관리하면서 더 지켜보자는 것이다. 왜 수술을 안 하느냐, 수술은 좋은 점도 있지만 그동안 노력하고 만들어온 몸을 더 지치고 힘들게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병원 의사 대체의학자 한의사 등 신뢰할 수 있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수술은 가능하면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했으면 한다. 어떤 경우 최종의 결정은 본인과 가족이 내려야 한다.


재발과 전이를 통해서 온 몸으로 퍼졌을 경우의 대응

암이 온몸에 퍼져서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어찌 할 수 없을 때 병원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진통제의 투입과 한 가닥의 희망을 걸고 최신 항암제 등을 투입하는 정도이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자신의 삶을 마감할 준비를 하는 것이 순리인 듯싶다. 왜냐하면 암이 아닌 자연사인 사람들도 시신을 해부해 보면 상당수의 사람들에게서 암이 발견된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은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람들은 극단은 극단과 통한다고 첩첩 산중에 들어가 입산수도 하듯이 몸을 다스려 보는 것과 신앙이 있는 분들은 철저한 지기 부정을 통한 깊은 영적인 세계로 들어갈 수 있으며 몸이 허락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행 등을 통한 그동안의 삶의 자리를 과감히 바꾸는 방법 등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월간 암 4월호 투병기에 소개된 송봉준님의 경우는 위암 4기인데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와 백두산 산행 등 정상적인 사람들도 힘든 과정에 도전함으로서 암을 이겨나가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암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암으로 인하여 못 먹게 하고 마음을 약하게 함으로서 기력이 떨어져 스스로 죽은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온몸에 암이 전이가 되어도 일어설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산에 오를 수 있고 뛸 수 있고 그리고 먹을 수만 있다면 암에 의하여 결코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암의 전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패배감과 무기력증과 낙심하는 마음이 온 몸과 마음에 전이되는 것이다.

나는 최근에 “사명이 있는 사람은 결코 죽지 않는다.”는 말을 가슴 속 깊이 새기며 살고 있다. 연초에 교회에서 말씀카드라는 것을 받는데 기대하는 말씀은 “네 병이 낫을 것이다” 하는 종류였다. 그런데 결과는 “온 천하에 다니며 복음을 전하라”는 미션이었다. 그러면서 깨달았다. 온 천하 다니려면 당연히 병은 나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암 환우들에게는 어떤 미션이 있을까? 실제로 통계에 의해서도 “자식을 위해서 내가 살아야 한다.”는 강력한 미션을 가진 사람이 암을 이긴 확률이 높다. 아무쪼록 지금 자신의 병기가 초기이든 말기 암이든 생존율이 더 낮은 암이든 어떻든 간에 “암을 이기고, 아니 암과 함께 80세까지 동거를 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암 환우와 가족들이 되기를 빌어본다.

다음 호에는 마지막 연재로서 “혼돈을 넘어 희망으로”란 제목으로 본 연재를 마친다. 본 연재는 다음카페 “바다같이 깊은만남”(cafe.daum.net/seameet)에서 다시 볼 수 있으며 더 새롭게 다듬어서 이 땅의 암 환우와 가족들에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뒤로월간암 200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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