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국내암정보[국내암단신]"암 고치는 암환자" 이희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소장 암 4기 접어들어고정혁기자2008년 11월 13일 01:15 분입력 총 88174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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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열 번 재발한 내 몸 자체가 암 환자들에게 위로가 됩니다. 암 환자들도 얼마든지 고귀하게 살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소장인 이희대(56) 박사는 "나는 평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유방암 권위자다. 그는 현재 4기 암 환자다. 대장에서 발병한 암은 간과 뼛속까지 파고들었다. 12번 치료를 받았고 10번 재발했다. 골반뼈를 잘라내 지금은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한다. 그런 그가 정상 진료와 수술을 집도하며 암 환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도곡동 영동세브란스병원 유방암 클리닉에서 만난 이 박사는 자신의 몸 상태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5번 수술 중에 3번은 간을 잘라내는 대수술이었다. 골반뼈에까지 암세포가 전이돼 방사선 치료를 세 차례 받다가 결국 손바닥만큼 뼈를 잘라내는 수술도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기쁩니다. 잠을 못 잘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여전하지만 그 덕분에 하나님을 깊게 만나게 됐는지도 모릅니다.”
육체적 고통이 이 박사의 영혼에까지 침투하진 못한 것이다.
그는 암 4기에 접어들고서야 ‘새 생명’에 눈을 떴다. 2003년 6월 이미 4기였다. 흔한 말로 ‘암 말기’라고 했다. 모두가 비관했다. 자신조차도 삶을 내려놨던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후 5년째 수술 집도와 진료를 포함한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해내고 있다. 그는 지금 만성질환처럼 자신의 암을 다스리고 있다. 비결은 ‘영적인 힘’이다.
“유서까지 쓰고 봉사나 하자며 암 환자 사이트에 들러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극동방송 의학 상담도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조용기 목사님이 심방을 오셨어요. 내심 이사야 53:5∼6을 들려줬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그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예수님의 능력으로, 성령의 힘으로 이기겠다는 기(氣)를 가져야 합니다’라고 하시더군요. 눌리지 말아요… 그 말이 굉장한 힘이 됐습니다.”
그는 암 4기를 극복하려면 세상적 표현으로 ‘오기’가 있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착안해낸 개념이 ‘생명의 5기’다. 이 박사는 암을 ‘조절할 수 있는 질병’(controllable disease)이라고 정의한다.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일생을 거쳐 조절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물론 복수가 차거나 황달이 와서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4기임에도 잘 사는 그룹이 있다고 강조했다.
“말기란 없습니다. 4기는 4기라고 불러야지 말기라고 부르면 안됩니다. 죽음과 생명에 관한 말 한 마디는 환자에게 엄청난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는 영혼이 기쁘면 육체는 좋은 쪽으로 따라가는 ‘생명의 노하우’를 체험했다. 2년 전 무려 172까지 치솟았던 CEA(혈액종양표지자)가 올 5월에는 4.3으로 뚝떨어졌다. CEA는 5 이하가 정상이다. 그는 환자들에게 복음도 전한다.
“암 환자들은 마음이 열려 있습니다. 암 환자인 내가 예수님을 믿으니 도움이 되더라라고 전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습니다. 암 한번 재발한 걸로는 열 번 재발한 제 앞에서 할 말이 없잖아요?(웃음) 내 몸 자체가 그들에겐 위로가 됩니다.”
2년 전부터는 그는 매주 목요일 암 환자들을 위한 예배도 이끌고 있다. 이제 찬양팀을 만들고 싶은 소망까지 생겼다. 그는 찬양을 부르면서 진통제 없이 치료를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암으로 한 해 죽는 사람은 6만5000명입니다. 하루 180여명이 죽는 겁니다. 굉장한 수치예요. 어느 전쟁이 이렇겠습니까. 개인은 물론 사회 국가적으로도 대단한 손실이지요. 교회와 선교단체에선 영적 치료에 나서야 합니다.”
암에 걸린 뒤 하나님을 만났다는 이 박사. “암은 도리어 축복이었다”고 말하면서 목요 예배 준비를 시작했다.
■ 암 환자를 위한 목요예배는
2005년 9월 이희대 박사 등 의료진이 암환자들을 위해 만든 기도모임이다. 매주 목요일 유방암 클리닉 대기실에서 기도와 찬양, 성경공부를 하며 시작된 모임은 정규 예배로 자리잡았으며 '암환자들에게 소망을 주는 예배'로 유명해졌다. 암 4기인 이 박사에게 용기를 줬던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나음을 입었도다"(이사야 53:5)가 목요예배의 근간이 된 성경 구절이다.
비신자들도 참석한다. 1년에 한 번은 병원 대강당에서 400여명의 환자와 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기념 행사도 연다. 지난 9월엔 2주년을 기념해 '치유의 손길'(healing touch)이라는 기념 예배를 드렸다. 평상시에는 30∼40여명이 모여 예배한다. 암환자 전도사로 나선 이 박사는 "암환자 3000∼5000여명을 모아놓고 예배를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뒤로월간암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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