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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아바스틴 휘청거린다.
고정혁기자2008년 12월 17일 13:50 분입력   총 88170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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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자문위원회 아바스틴 유방암환자 사용 거부

FDA 자문위원회가 항암제인 아바스틴을 유방암환자에게 사용하는 것을 거부하도록 결정했다. 즉 아바스틴의 치료효과가 잠재적인 위험성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방암환자에게 확대해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해버렸다.
항암제인 아바스틴은 일종의 표적치료제로 주변의 건강한 세포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암세포 속에 침투해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의 치료제이다. 2004년에 FDA로부터 결장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고 2006년에는 폐암치료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20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이용을 했다. 그로 인해 샌프란시스코의 지넨테크사는 작년에만 17억불어치를 팔았다.
지넨테크사는 최근에 다른 항암제를 사용하지 않은 진행성 유방암환자들에게 항암제와 병용해서 아바스틴을 사용하는 것을 승인해주도록 FDA에 요청을 했다. 그런데 FDA의 과학자들이 자료를 검토해 본 결과 아바스틴이 암의 진행속도를 늦추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환자의 수명을 개선시키지는 못한 것을 발견한 것이다. 즉 아바스틴을 항암제와 병용하는 경우 유방암 종양이 성장하는 시간은 좀 지연시키지만 환자의 수명은 늘리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아바스틴 병용치료 시 수명연장 채 2개월도 못돼, 안전성에도 문제

실제로 항암제로만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수명이 24.8개월인데 반해 항암제와 아바스틴으로 병용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수명은 26.5개월이라고 한다. FDA가 볼 때 이 정도의 수명차이는 별 의미가 없는 것이 된다.
게다가 아바스틴은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
항암제로만 치료받는 환자보다 아바스틴으로 병용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독성수치가 20%가 더 높다. 그런 이유로 아바스틴을 사용하는 경우 흔히 부작용으로 고혈압과 혈전이 생길 수가 있다. 결국 고혈압과 혈전으로 심장마미나 뇌졸중이 생길 부작용까지 감수하면서 1년에 최고 1억원을 지출해도 수명은 쥐꼬리만큼 연장되기 때문에 아바스틴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표적치료제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만 해도 궁극적으로는 항암제를 대체할 것이란 대단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직까지도 그럴 가망성은 전혀 보이지 않고 부작용만 드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지넨테크사는 매년 미국에서 215,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해서 10억불이 넘는 항암제 수요가 발생하는 유방암환자들에게도 아바스틴을 확대해서 팔아먹으려다 큰 코를 다쳐 버렸다. 과욕이 화를 자초한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FDA의 방침이 좀 느슨해져서 별로 큰 효과도 없는 항암제를 서둘러 승인해주는 경향이 있었다. 아바스틴도 어쩌면 이런 시기에 운이 좋아 항암제로 승인 받았을 것이다. 즉 지난 수년 동안 FDA는 환자의 수명을 연장시키지는 못해도 암의 진행을 조금이라도 지연시킬 수 있다면 항암제로 승인을 해주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방침이 바뀌고 있어서 앞으로는 항암제를 승인하는 규정이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바스틴 유방암치료제로 승인되기 희박

이번 자문위원회의 거부결정이 앞으로 항암제를 개발 중인 다른 제약업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FDA는 암의 진행속도를 좀 지연시키는 것보다 전반적인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것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FDA의 최종결정은 2008년 2월에 내려질 예정이지만, 통상적으로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으로는 아바스틴이 유방암치료제로 승인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소식에 지넨테크의 주가가 8%나 추락했다.

아바스틴이 과연 항암제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제약회사에게 이득이 되고 의사들에게도 이득은 되겠지만 암환자들에게는 이게 정말로 도움이 되는 것일까?
FDA가 지금과 같은 기준을 2004도에 적용했다면 아바스틴은 항암제로 승인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출처:
Los Angeles Times, December 6, 2007

뒤로월간암 200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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