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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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초기 폐암 뇌 전이,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5년 05월 28일 17:49 분입력   총 44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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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순 님 (77세)

창원시에 사는 김금순 님은 2018년 폐암 진단을 받았다. 당시 서울에 있는 어떤 대학병원에서 간단한 수술만 받고 치료를 종료했다. 보통 암 치료는 수술 후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폐암이라 해도 매우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만 받고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미루거나 아예 진행하지 않기도 한다. 의료진은 완치를 예견하거나 완치에 이르렀다고 결론을 내렸으므로 그럴 수 있는데, 그 후는 정기검진을 통해 경과를 관찰하며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이럴 때 환자와 가족은 암 치료가 모두 끝나게 되고 다시 이전과 같은 평상시 일상을 지내며 시간이 흐른다. 또한 보통의 추적 관찰 기간은 5년 정도이며 그 후에 암이 없게 되면 병원에서도 완치 판정을 내리며 암 치료는 모두 끝난다. 문제는 5년이 지난 시점에 발생한다. 작년 여름 그러니까 2024년 여름에 김금순 님은 두통이 시작되었으며 통증의 강도는 점점 더 심해졌다. 가까운 병원에 방문하여 두통의 원인을 알아보려 애를 썼지만, 알 수 없었고 그러면서 수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급기야 두통뿐만 아니라 귀까지 점점 안 들리게 되었으며 시력도 같이 나빠졌다. 조금 더 큰 병원을 방문하여 MRI 검사 후 담당 의료진은 뇌에 암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는 권유하였고 그 후 폐암 수술을 받았던 대학병원을 예약하여 방문하였다. 2018년 폐에 발생했던 보이지 않던 암세포가 서서히 뇌로 전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김금순 님 MRI사진, 좌측은 2024년 9월10일, 우측은 2025년 4월 25일
대학병원 방문 후 의사의 소견이 나왔는데, 양성인지 악성인지 판별이 어렵지만, 양성에 가깝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나 증상은 점점 더 악화해 갔다. 그 후에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다시 검사를 했을 때 뇌의 종양이 악성이며 소뇌에 2.5㎝가량 중심 종양과 주변으로 작은 암들이 퍼져있다는 담당 주치의 말을 듣게 된다.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서 진행하자는 의견을 전하는데 그때 환자와 보호자의 심정은 말할 수 없이 절망적이었을 것이다. 의료진은 통계적으로 남은 시간은 수개월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김금순 님과 보호자는 희망을 잃지 않았으며 병원에서 진행하는 치료를 충실히 받았다. 방사선 치료와 함께 최신 표적치료제를 처방받아 항암 치료를 병행했다. 그러나 치료의 부작용 때문인지 상황은 점점 더 나빠졌는데, 특히 어지럼증과 구토 때문에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 상태로 전체 뇌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를 10회 받았다. 표적치료제는 여전히 담당의가 처방하였는데, 몸 상태가 안 좋아져 도저히 그 약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최초 뇌에 암이 의심된다는 의료진의 이야기를 듣고 김금순 님의 가족들은 병원 치료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병원 치료가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계속 진행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하려는 이유가 가장 컸으며 무엇보다 몸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알아본 게 한의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는 쏠투비운모가루였는데, 논문도 여러 편 나와 있으며 약에 부작용이 없는 게 장점이었다. 이 약을 선택하기로 마음먹고 대학병원의 치료와 함께 그 약을 같이 복용했다.

그렇게 힘든 치료가 진행되면서 올해 1월 21일 대학병원에서 MRI 검사를 했고 2월 3일 검사 결과가 나왔다. 당시 담당 의료진은 매우 절망적인 이야기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 할 수밖에 없었다. 실망한 나머지 가족들의 의견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상황이 그런데도 병원 치료를 지속하자는 쪽과 힘든 치료 그만하고 쏠투비운모가루로 치료를 지속하자는 쪽이었다. 결국 한의학적 치료라고 할 수 있는 쏠투비운모가루로 결정하였다. 김금순 님의 의사가 반영되었다 해도 현대의학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올해 2월부터 담당 대학병원을 방문하지 않게 되었다.

김금순 님 MRI사진, 좌측은 2024년 9월10일, 우측은 2025년 4월 25일
그 후 다행히도 입맛이 돌아와 식사할 수 있게 되면서 몸 상태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꾸준히 식사량이 늘고 있으며 자녀들은 어머님의 투병에 도움이 되는 여러 정보를 찾아 식단을 꾸리고 거처도 산과 바다가 가까운 마산합포구 진동면으로 이사했다. 다행히 몸은 조금씩 회복하고 있으며 눈도 잘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일상을 지낼 정도로 시력을 회복하였다. 그래서 몸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25일 MRI를 찍었다. 판독 결과 뇌에 있는 큰 암은 가운데 부분이 부서지며 흩어졌으며 주변의 작은 종양도 희미해져 있었다. 판독하는 의사의 소견상 뇌에 있던 암이 조금씩 무력해진다는 희망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아직 체력이 많이 약하지만, 서서히 좋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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