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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마약, 디지털 중독
고동탄(bourree@kakao.com)기자2025년 11월 28일 13:05 분입력   총 3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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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경인 (생명공학 스타트업 머스큘로이드 대표)

마약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마약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마약은 시작이 인생의 끝임을 끊임없이 역설하고 있습니다. 마약의 악질적인 모습은 중독과 금단증상, 끝없는 재발뿐만 아니라, 간, 신장, 심장에 더해 뇌까지 제 기능을 못하도록 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게 되었습니다. 마약은 보통 몸에 투여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마약 이외에도 소리 없이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이 또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손에서 놓지 않는 핸드폰, 태블릿,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가 그것입니다. 마약 중독과 디지털 중독은 겉보기엔 전혀 다른 현상처럼 보입니다. 하나는 불법 약물에 의한 생리적 의존이고, 다른 하나는 스마트폰이나 SNS 같은 일상적 도구에 대한 과도한 사용입니다. 그러나 뇌의 관점에서 보면 이 둘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메커니즘을 공유합니다. 핵심은 도파민과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입니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주요 신경전달물질로, 쾌락과 동기 부여를 담당합니다. 마약을 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도파민이 분비되어 삶에서 느끼지 못할 쾌감이 발생하고, 뇌에 그 반응이 각인되어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마약을 다시 찾게 합니다. 디지털 기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SNS의‘좋아요’, 게임의 승리,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모두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며, 사용자에게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합니다. 그 작고 짧은 보상을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손가락은 다음을 누르고 있죠.

이러한 보상은 반복될수록 뇌를 훈련하고,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만듭니다. 결국 사용자는 현실의 자극에 무감각해지고, 디지털 자극에만 반응하는 상태로 빠져듭니다. 이는 마약 중독과 동일한‘보상 회로의 과활성화’ 현상입니다. 절제와 통제는 시나브로 내 선을 넘어섭니다.

전전두엽은 인간의 고등 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충동 조절, 판단력, 계획 수립 등을 관장합니다. 마약 중독자에게서 전전두엽의 기능 저하가 관찰되듯, 디지털 중독자에게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뇌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극에 대한 억제력이 약합니다. 뇌가 아직 발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뇌신경이 서로 연결되면서 뇌의 구조를 만들고 있는 상태를 말하고, 이 시기에 복잡한 뇌 구조가 잘 만들어질 수록 지능과 사회성이 좋은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청소년 시기에 양질의 교육과 사회성, 적절한 조절이 들어가줘야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알림, SNS 반응, 짧고 강렬한 영상 콘텐츠는 전전두엽의 통제력을 무력화시키며,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행동 패턴을 강화합니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장기적인 목표보다 단기적인 쾌락을 우선시하게 되고, 자기조절 능력이 점점 약화됩니다. 이는 중독의 핵심 증상 중 하나이며, 디지털 중독이 단순한 습관을 넘어 신경학적 의존 상태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디지털 플랫폼은 사용자의 뇌를 설계하는 데 매우 정교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을 분석하고, 가장 자극적인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함으로써 도파민 분비를 극대화합니다. 이는 마치 마약 환자가 마약의 용량을 늘려가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디지털 사용자는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SNS에서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뇌가 즉각적인 보상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콘텐츠는 전전두엽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소비되며, 사용자는 무의식적으로 수십 개의 콘텐츠를 소비하게 됩니다. 이는 뇌의 보상 시스템을 과도하게 자극하고, 중독적 사용 패턴을 강화합니다.

디지털 중독은 뇌의 기능 변화뿐 아니라, 사회적·심리적 문제도 동반합니다. 중독 상태에 빠진 사람들은 현실 세계에서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끼며, 불안 장애의 위험이 커집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자아 정체성 형성에 혼란을 겪고, 학업과 진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중독은 인지, 조절, 판단 등에 관여하는 전전두엽의 기능 이상으로 인지 능력의 저하와 감정 조절 능력의 약화를 초래하며, 이는 마약 중독자에게서도 공통으로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결국 디지털 중독 역시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신경학적 중독입니다.

디지털 중독을 예방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전략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동기화가 1차적으로 가장 중요할 것이고, 필요에 따라서 의료진과 사회의 개입이 필요할 것입니다.
-디지털 디톡스: 일정 시간 동안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자연, 독서, 운동 등 오프라인 활동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 시간 모니터링: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용 시간을 추적하고, 일정 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제한을 두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인지 행동 치료(CBT): 중독적 사용 패턴을 인식하고, 대체 행동을 학습하는 치료법은 디지털 중독에도 효과적입니다.
-사회적 개입: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협력하여 청소년의 디지털 사용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디지털 중독은 단순한 디지털 기술 사용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고, 전전두엽의 억제 기능을 무너뜨리는 신경학적 중독입니다. 마약 중독과 유사한 생리적 메커니즘을 공유하며, 특히 청소년과 젊은 세대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단순한 도구로 보는 시각을 넘어서, 뇌와 행동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알았습니다. 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모인 두뇌집단입니다.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도 기업은 사활을 걸고 방법을 짜내고 있습니다.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뇌를 재구성하고,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지구에는 사회로부터 문을 닫고 디지털 골방에 갇혀 자유를 버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방에, 전철에, 길거리에 좀비처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지금도 나의 존재에는 관심도 없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노예의 손가락을 움직이고 계십니까? 그것은 내가 아니라 중독자입니다.

gemini AI로생성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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