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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식단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구효정(cancerline@daum.net)기자2026년 01월 29일 16:55 분입력   총 9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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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안 먹이면 키가 안 크지 않을까요?” 환경과 윤리, 건강을 위해 채식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가장 망설이는 지점이다. 최근 전 세계 4만 8천 명의 아이들을 분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식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단, ‘이것’ 없이는 위험하다.

식탁 위의 딜레마
성장기 아이에게 육류를 배제한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언제나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한쪽에서는 식물성 식단의 건강함을 예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필수 영양소 결핍을 우려한다. 부모들은 이 상충하는 정보 속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논란을 종식하기 위해 이탈리아, 미국, 호주의 공동 연구진이 나섰다. 그들은 18개국에서 수행된 59건의 연구 데이터를 모아 18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 48,000여 명의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분석했다. 이는 지금까지 수행된 소아 채식 연구 중 가장 방대하고 포괄적인 ‘메타 분석’이다.

날씬하고 심장이 튼튼한 아이들
먼저 긍정적인 소식이다. 연구 결과, 육류를 먹지 않는 아이들은 잡식성 아이들에 비해 명확한 건강상의 이점을 누리고 있었다.

깨끗한 혈관: 채식 및 비건 아이들은 심혈관 건강 지표가 월등히 좋았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 소아 비만이나 조기 성인병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풍부한 영양소: 채소와 과일 섭취가 많은 덕분에 섬유질, 비타민 C, 엽산, 마그네슘 섭취량은 고기를 먹는 아이들보다 훨씬 높았다.
날씬한 체형: 식물성 식단을 따르는 아이들은 체질량지수(BMI)와 체지방량이 낮아 더 날씬한 경향을 보였다.

‘키’와 ‘뼈’의 경고등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 연구진은 식물성 식단이 가진 ‘치명적인 구멍’을 경고했다. 단순히 고기를 빼는 것만으로는 아이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장 지표의 차이: 통계적으로 채식주의 및 비건 아이들은 잡식성 아이들에 비해 평균 신장이 약간 작고, 체중이 덜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밀도 역시 상대적으로 낮았다.
영양소 결핍: 단백질과 지방 섭취량이 적은 것은 물론, 성장에 필수적인 미량 영양소들이 부족했다.

뉴욕대학교 재닛 비즐리(Janet Beasley) 박사는 “특히 비타민 B12, 칼슘, 요오드, 아연 수치가 권장 범위의 하한선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며, “비건 아이들의 경우 칼슘 섭취량이 현저히 낮아 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답은 ‘신중하게 계획된 식단’
그렇다면 아이에게 채식은 금물일까? 연구의 결론은 “아니오”이다. 오히려 연구진은 “잘 계획되고 적절하게 보충된다면(Well-planned and supplemented)”이라는 전제하에 채식이 아이의 정상적인 발달을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보충제’와 ‘강화 식품’의 활용이다. 성인과 달리 급격한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음식만으로는 식물성 식단의 영양 공백을 채우기 어렵다. 따라서 영양제나 영양 강화 시리얼, 두유 등을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의도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주 저자인 모니카 디누(Monica Dinu) 박사는 “윤리적, 환경적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며 “대신 전문가(영양사, 소아과 의사)의 도움을 받아 식단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부모의 공부가 아이의 키를 키운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양 밸런스를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식물성 식단이 아이들에게 해로운 것이 아니라, ‘대충 하면’ 해로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호주 디킨 대학교의 볼프강 마르크스(Wolfgang Marx) 박사는 “부모들에게 그동안 일관성 없는 조언들이 제공되어 왔다”며, “균형 잡힌 접근과 세심한 영양 관리가 있다면 아이들은 채식으로도 충분히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다.”라고 정리했다. 결국 아이의 식탁을 채식으로 바꾸려면, 부모가 먼저 영양학자가 되어야 한다.

[편집실에서] 채식하는 우리 아이, ‘이것’ 챙겼나요?
연구진이 지목한 ‘결핍 위험 1순위’ 영양소들과 보충 가이드입니다.

[ ] 비타민 B12 (필수):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합니다. 비건 아이라면 반드시 별도의 영양제로 섭취해야 신경계 발달을 지킬 수 있습니다.
[ ] 칼슘 & 비타민 D: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면, 칼슘이 강화된 두유나 오렌지 주스를 선택하고, 멸치나 뱅어포를 먹지 않는다면 보충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 철분 & 아연: 식물성 철분(시금치 등)은 흡수율이 낮습니다. **비타민 C(과일)**와 함께 먹여 흡수율을 높이거나, 견과류와 씨앗류를 충분히 활용하세요.
[ ] 요오드: 해조류(미역, 김)를 충분히 먹이고, 요오드가 첨가된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조:
Sofia Lotti, Giona Panizza, Daniela Martini, Wolfgang Marx, Jeannette M. Beasley, Barbara Colombini, Monica Dinu. Lacto-ovo-vegetarian and vegan diets in children and adolesc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nutritional and health outcomes.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 2025; 1 DOI: 10.1080/10408398.2025.2572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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