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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와 신앙의 관계에 대하여
고정혁기자2009년 01월 08일 15:44 분입력   총 880082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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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오규만

나는 목사이기 때문에 지난 3년 동안의 암 치료 과정에 신앙의 중요성과 기도가 필요함을 인식했었다. 그러나 이를 전적으로 적용하거나 치료에 깊이 있게 적용하지 않았다. 현대의학과 식이요법 등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런데 금년 1월 3일, 다시 직장암 수술을 한 후에는 보다 깊이 있는 신앙적인 방법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방법들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알지만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정확한 수치도 없었기에 부분적인 도움이 되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1월 이후에 기도와 신앙적인 방법에만 전념하고 있지는 않다. 수술도 했고 항암치료도 했고 방사선 치료도 진행 중에 있다. 물론 그동안 해왔던 식이요법도 거의 그대로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아마도 암 환우들 중에는 그전에는 교회나 절, 성당에 나가지 않았고 어떠한 종교적인 활동이 없다가 암 발병 이후에 신앙적인 활동과 기도 등을 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을 것이다. 『월간 암』에 실린 글들을 읽어보면 많은 분들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투병에 도움을 받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나도 몇 가지 관련 자료를 살펴보았다. 그중에서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내가 목사라고 특정 종교를 강요하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종교적인 깊은 이해를 갖고 암 치료에 대할 때에 보다 도움이 될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미국 암연구소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은 여러 연구를 통해, 특히 많은 암 환자들이 암 진단을 받고 난 후에 신앙과 영성에 의존한다고 보고했다. 미시간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단계의 자궁암과 난소암을 치료받고 있는 106명의 여성 가운데 93명이 신앙생활이 자신들에게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에 있는 “매요 클리닉”(Mayo Clinic)의 종양학과(Division of Medical Oncologyz)의 에드워드 크리건 박사(Edward Creagan, M.D)는 “장기간의 암 생존자들의 투병방식 가운데 으뜸가는 전략은 영적인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기도가 치유와 건강에 미치는 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종교적 확신과 믿음의 크기에 대하여 1996년 “타임”(Time)지는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주요 여론조자 결과를 보도했다.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성인 82%가 개인적 기도의 치유능력을 믿고 있었고, 73%는 중보기도가 다른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고 있었으며, 64%가 의사는 환자가 요청할 경우 그와 함께 기도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한국암환자희망연대 암환자복음치유선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강영성 목사란 분이 계시다. 본인이 간암을 이긴 분이다. 아내가 그 분의 사이트에 가입을 해서 사랑의 편지라는 메일을 받고 있었는데 지난 2월 18일 받은 ‘희망의 힘’이란 제목의 메일을 소개한다.

몇 년 전 모 일간신문에서 저에 대한 기사를 실으면서 암환자에게 힘을 주는 '희망 전도사', '사랑의 메신저' 등 제 이름 앞에 그런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암환자들을 많이 만나면서 희망이 만병통치약 이라는 식으로 허위, 과장 광고나 하지 않나… 가끔 제 자신을 돌아 볼 때가 있습니다.

희망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과연 희망을 가지면 암이 나을까?

암이나 질병치유에 있어 마음의 능력은 오랫동안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병이 회복될 거라 스스로 믿는 환자들에게 실제로 기적적인 치유가 일어나는 것을 저는 종종 보고 있습니다.

<희망의 힘>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저명한 의사 제롬 그루프먼은 병마와 싸운 환자들과 자신의 극적인 실화를 풀어 놓으며 감정이 병의 증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려줍니다. 그는 희망이 치유의 진정한 근원이라 확실히 믿고 있으며, 그 근거들을 풍성하게 제시합니다.

제가 많은 암환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만, 희망을 갖고도 병을 이기지 못할 수도 있고, 거짓말처럼 낫는 경우도 있습니다. 암환자들에게 희망의 힘이 얼마나 크고 필요한지 두 눈으로 보며 체험하고 있습니다. 암환자나 가족들이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는 것은 암을 이겨내는 큰 힘이 됩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오늘 하루도 감사하십시오.

위의 두 개의 글을 보면 신앙과 기도와 희망을 통해서도 병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지만,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신앙과 기도와 희망을 갖게 되면 자시 자신의 근본을 되돌아보게 하며 지나온 삶의 궤적을 다시 살피면서 삶에 대한 태도와 방향 등에 근본적인 수정을 하게 된다. 최근의 이러한 나의 행적(내 카페에 정리되어 있다)을 보면서 늘 이야기 해왔던 ‘암 환우는 지난 삶의 방식으로부터 완전히 변화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하고 있다. 암을 통해서 신앙과 기도생활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신앙이 그저 암 치료에 도움이 되겠지 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자신 존재의 깊음’을 만나서 ‘암이란 병으로부터 자유’를 누리는 삶을 살아가기를 기대한다.

뒤로월간암 2008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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