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의학상식‘트로이의 목마’ 전략, 암세포의 철벽 요새를 무너뜨리다고동탄(bourree@kakao.com)기자2026년 03월 31일 17:15 분입력 총 97명 방문
-
마운트 시나이 연구진, 암을 보호하는 호위무사를 역이용한 새로운 면역 치료법 개발
현대 의학이 발전하면서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이용해 암과 싸우는 '면역 항암제'가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난소암이나 폐암처럼 단단한 덩어리를 이루는 '고형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을 때는, 안타깝게도 이 훌륭한 면역항암제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 수많은 과학자가 이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최근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연구팀이 아주 기발한 우회 전략을 발표했다. 국제 학술지 <캔서 셀(Cancer Cell)>에 게재된 이 연구는, 고대 그리스 신화 속 '트로이의 목마'처럼 적의 허를 찌르는 방식으로 전이성 암을 공격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여 전 세계 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암세포가 쌓아 올린 견고한 요새와 호위무사들
이 새로운 치료법을 이해하려면 먼저 암세포가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 교묘한 생존 방식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흔히 '암 덩어리'라고 부르는 종양은 100% 암세포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연구를 이끈 하이메 마테우스-티크(Jaime Mateus-Tique)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종양은 암세포들과 그 암세포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고 보호해 주는 수많은 다른 세포들이 얽혀 있는 '견고한 요새'와 같다. 이 요새를 지키는 가장 든든한 호위무사가 바로 '대식세포(Macrophages)'다. 원래 대식세포는 우리 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적을 잡아먹고 상처를 치료하는 아주 고마운 백혈구(면역 세포)다.
하지만 암세포는 특유의 물질을 분비해 이 착한 대식세포를 세뇌시켜 버린다. 암세포의 꼬임에 넘어간 대식세포는 암세포 주변에 겹겹이 진을 치고 방패막이가 되어, 다른 정상적인 면역 세포들이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아선다. 기존의 면역 항암제가 고형암에서 번번이 실패했던 이유도 바로 이 든든한 호위무사들이 철통같이 요새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 왕(암세포) 대신 호위무사(대식세포)를 노려라
마테우스-티크 박사 연구팀은 굳게 닫힌 요새의 문을 억지로 부수는 대신, 발상을 완전히 뒤집었다. 꼭꼭 숨어있는 암세포를 직접 찾아 공격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면, 차라리 암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저 호위무사(대식세포)들을 먼저 타격하면 어떨까?
이를 위해 연구팀은 현재 혈액암 치료에서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카티) 세포 치료제'를 활용했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면역 세포)를 뽑아낸 뒤, 암세포를 족집게처럼 잘 찾아내도록 유전자를 조작하여 다시 몸속에 넣어주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다.
연구팀은 이 CAR-T 세포가 '암세포'가 아닌, 요새를 지키는 '세뇌당한 대식세포'를 찾아내어 공격하도록 표적을 재설계했다. 정상적인 대식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오직 암 종양 속에 있는 나쁜 대식세포만 제거하도록 정밀하게 프로그래밍한 것이다.
잠든 면역을 깨우는 신호탄, IL-12의 마법
연구팀의 묘수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새롭게 설계된 CAR-T 세포가 나쁜 대식세포를 파괴함과 동시에, 그 자리에 '인터루킨-12(IL-12)'라는 강력한 면역 자극 물질을 뿜어내도록 만들었다. IL-12는 쉽게 말해 아군을 부르는 '조명탄'이자 면역 체계를 깨우는 '알람'이다. 나쁜 대식세포가 사라져 요새의 방어벽이 무너진 틈을 타, IL-12의 신호를 받은 체내의 강력한 암살자 세포(킬러 T세포)들이 구름 떼처럼 요새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연구팀이 전이성 폐암과 난소암을 앓고 있는 쥐 모델에게 이 '업그레이드된 CAR-T 세포'를 투여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치료를 받지 않은 쥐들에 비해 생존 기간이 눈에 띄게 늘어났으며, 상당수의 쥐는 몸속의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지는 완치 수준의 결과를 보였다. 암세포를 보호하던 환경(면역 억제)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환경(면역 활성화)으로 180도 뒤바뀐 것이다.
항원이 필요 없는 범용 치료제의 가능성
이 치료법이 더욱 큰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항원 비의존적(Antigen-independent)'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표적 치료나 CAR-T 치료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한 단백질(항원)을 정확히 찾아내야만 작동했다. 하지만 암세포는 끊임없이 모양을 바꾸며 이 표적을 숨기는 데 능숙하다. 반면, 이 새로운 치료법은 암세포의 모양이 어떻든 상관없이, 암세포 주변에 진을 치고 있는 '대식세포'만 찾아내면 되기 때문에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고형암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브라이언 브라운(Brian Brown) 교수는 "대식세포는 모든 종류의 종양에 존재하며, 때로는 암세포보다 그 수가 더 많기도 하다"며, "적을 보호하던 방패를 무너뜨리고 오히려 아군의 통로로 만들었다는 점이 이 연구의 가장 가슴 뛰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신중한 기대와 남겨진 과제들
동물 모델에서 보여준 성과는 분명 매우 의미 있고 고무적이다. 하지만 환우분들과 보호자분들이 꼭 기억하셔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 치료법은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전임상(동물 실험)' 단계의 연구 결과다. 쥐에게서 나타난 뛰어난 효과가 사람의 복잡한 몸속에서도 똑같이, 그리고 안전하게 재현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로서는 이 기발한 아이디어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개념을 증명'한 초기 단계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연구팀 역시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인체에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연구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강력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IL-12가 종양 내부에서만 안전하게 분비되도록 통제하는 기술을 정교하게 가다듬는 중이다.
비록 우리가 당장 내일 병원에서 이 처방을 받을 수는 없지만, 과학자들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기존의 장벽을 우회하는 새롭고 창의적인 길을 끊임없이 개척하고 있다. 종양의 미세 환경 자체를 바꿔버리는 이 혁신적인 '트로이의 목마' 전략은, 향후 난치성 고형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희망적으로 보여준다.
[편집실에서] 쏙쏙 이해되는 의학 용어 사전
대식세포 (Macrophages): 우리 몸의 청소부이자 경찰관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입니다. 나쁜 병원균을 잡아먹고 상처를 아물게 하지만, 암세포의 속임수에 넘어가면 오히려 암을 지키는 호위무사(종양 관련 대식세포)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CAR-T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환자 자신의 면역 세포(T세포)를 밖으로 꺼내서, 암세포를 아주 잘 찾아내도록 유전자를 '업그레이드'한 뒤 다시 몸속에 넣어주는 최첨단 면역 치료법입니다.
인터루킨-12 (IL-12): 면역 세포들끼리 신호를 주고받을 때 사용하는 물질 중 하나로, 우리 몸의 강력한 암살자 세포들을 불러 모아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면역 활성화 스위치' 역할을 합니다.
[참고 자료]
Jaime Mateus-Tique et al., "Armored macrophage-targeted CAR-T cells reset and reprogram the tumor microenvironment and control metastatic cancer growth", Cancer Cell, 2026.
(이 기사는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과대학의 최신 연구 발표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뒤로월간암 2026년 3월호
암을 치료하는 현대적인 방법 5가지과거에 비해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많아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술이나 항암치료 그리고 방사선치료가 전부라고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의학이 발전하면서 치료 방법 또한 다양해졌습니다. 최근 우리나라도 중입자 치료기가 들어오면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일본이나 독일 등 중입자 치료기가 있는 나라에 가서 힘들게 치료받았지만 얼마 전 국내 도입 후 전립선암 환자를 시작으로 중입자 치료기가 가동되었습니다. 치료 범위가 한정되어 모든 암 환자가 중입자 치료를 받을 수는 없지만 치료...
깨끗한 혈액 만들기 위해 생각할 것, 6가지필요 이상으로 많은 음식을 먹는다 현대인의 생활을 고려해 볼 때 육체노동자가 아니라면 세끼를 모두 챙겨 먹는 자체가 과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살아온 300만 년 중 299만 9950년이 공복과 기아의 역사였는데 현대 들어서 아침, 점심, 저녁을 습관적으로 음식을 섭취한다. 게다가 밤늦은 시간까지 음식을 먹거나, 아침에 식욕이 없는데도 ‘아침을 먹어야 하루가 활기차다’라는 이야기에 사로잡혀 억지로 먹는 경우가 많다. 식욕이 없다는 느낌은 본능이 보내는 신호다. 즉 먹어도 소화할 힘이 없다거나 더 이상 먹으면 혈액 안에 잉여물...
[에세이] 사유(思惟)를 만나다글: 김철우(수필가) 가벼운 옷을 골랐다. 늘 들고 다니던 가방을 놓고, 가장 편한 신발을 신었다. 지난밤의 떨림과는 무색하게 준비는 간단했다. 현관문을 나서려니 다시 가벼운 긴장감이 몰려왔다. 얼마나 보고 싶었던 전시였던가. 연극 무대의 첫 막이 열리기 전. 그 특유의 무대 냄새를 맡았을 때의 긴장감 같은 것이었다. 두 금동 미륵 반가사유상을 만나러 가는 길은 그렇게 시작됐다. 두 반가사유상을 알게 된 것은 몇 해 전이었다. 잡지의 발행인으로 독자에게 선보일 좋은 콘텐츠를 고민하던 중 우리 문화재를 하나씩 소개하고자...
나를 위로하는 방법, 한 가지우리 주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러나 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밝혀지지 않았을 뿐 죄를 저지른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통계청 자료에서는 전체 인구의 3% 정도가 범죄를 저지르며 교도소를 간다고 합니다. 즉 100명 중에 3명 정도가 나쁜 짓을 계속하면서 97명에게 크게 작게 피해를 입힌다는 것입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시냇물을 흐린다는 옛말이 그저 허투루 생기지는 않은 듯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렇다고 97%의 사람들이 모두 착한...
- 월간암 - 정기구독신청
1년 5만원 정기구독료를 납부하시면 매월 집에서 편하게 월간암을 접할 수 있습니다. - 고려인삼공사 - 문의전화: 02-862-3992
시베리아 자작나무에서 채취 관리, 러시아 정부가 인증한 고려인삼공사 최상급 차가버섯 추출분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