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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갈등의 길목에 도움이 되는 조언
고정혁기자2009년 06월 09일 17:31 분입력   총 879255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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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식 | 샘안양병원 통합의학 암센타 면역요법 연구소장(//lifenpower.co.kr)

암이란 병은 발견되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이 걸립니다. 사실 가장 좋은 것은 암에 안 걸리는 것이겠지만…. 이미 진단받았거나 치료 중인 분들도 갈등이 많습니다. 처음 진단받을 때부터 이 글을 접하면 좋겠지만 혹 치료 중간이나 심지어 4기 경우에도 아마 도움이 되실 것이며 또 건실한 조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암과 관련된 인터넷 사이트 이용에 대하여
현대의학에 관한 인터넷사이트를 이용하면 어지간한 암 종류, 치료, 약품 등을 일반인들도 검색하기 쉽습니다.

국가 암 정보센터나 서울대 암연구소 등 많은 곳에서 인터넷으로 정립된 정보를 올려놓고 있으므로 십분 이용하시면 좋을 것입니다. 현대의학 이외 분야는 아직 정보의 객관타당성이 좀 결여된 단점이 있지만, 해당 사이트를 잘 읽어서 후회하지 않겠다는 신뢰가 들면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섣부른 착각만 하지 않으면 치료에 도움을 주는 요법과 제제는 환자 상태에 따라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의 진단, 증상에 관한 의문이 있을 시
환자의 담당 주치의는 물론 해당 병원의 전공의나 간호사에게 질의하는 경우가 제일 확실하고 정확합니다. 일반 암 사이트나 카페처럼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도, 진찰을 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주는 답은 아무래도 참고용 이상으로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만약 전혀 대화가 안 된다면 담당의나 병원을 옮기시는 것도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그러나 시간을 내서 부드럽게 하는 질문에 답하지 않을 매몰찬 담당의나 직원은 거의 없으며 또 그래서도 안 됩니다. 문제가 되는 인성을 가진 의료인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전문성도 다소 실력 차가 있을지 몰라도 대형병원이라면 아주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일반 암 사이트나 암 관련 카페를 이용할 때 (현대의학과 관계된 병원이나 단체 사이트 이외)
위에서 언급했듯이 환자의 현대의학적인 면은 되도록 해당 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솔직히 병원에서 100% 책임을 져준다면 카페에 들어와서 꼼꼼히 읽고 질문할 필요도 없고 병원치료만 잘 받으면 되며, 또 보완요법을 찾아 저를 만날 필요도 없습니다. 대부분 현대의학의 도움이 필요해서 오는 분보다 현대의학 이외의(한방, 민속, 보완대체, 식품류 등등) 질의가 있어서 오시는 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들 분야를 무조건 폄하하지 말고 수용하는 자세도 필요하지만 문제점도 잘 알려야 합니다. 현대의학 이외 분야는 자료의 빈곤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러니 보완 대체나 민속, 식품분야의 질문은 정말 답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주관적인 이야기를 답변으로 드릴 수는 없기에 그저 많은 환우를 접한 경험상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식품류(건강식품류 포함)에 대하여
발암에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식품…. 식품류는 치료의 완전화에 도움은 많이 줄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치료제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무얼 먹으면 암이 낫는다는 가설에는 절대 동의하면 안 됩니다. 자주 부언하지만 암이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닙니다. 있어도 기적의 통계라면 의미가 없으며 모든 환자에게 보편타당하게 적용할 수 없습니다. 보조제면 보조제일 뿐입니다. 어떠한 식품류도 치료약품을 대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암치료 환경을 좋게 하거나 보완적으로 도움을 주는 좋은 제품이나 식품류는 몸의 간장, 신장 등의 기능을 고려해서 첨가한다면 무방하며 저도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암 관련 서적에 대하여
병원에서 직접 발간된 서적 이외, 특히 제품 판매나 홍보를 목적으로 나온 책은 매우 조심하시고 대충 참고하시면 됩니다. 몰입되다 보면 어설픈 완치의 유토피아적인 꿈만 꾸게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최신의 현대의학을 해도 어려운 상대를 “몇 개월 먹었더니, 어떤 요법을 몇 개월 했더니 이렇게 나았더라”라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이야기일 따름입니다.

설령 어쩌다 사례는 있을지 몰라도 통계학적인 의의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단일한 요법과 단일 제품만 이용하는 분은 거의 없으므로 효과의 근원을 밝히기도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현대의학에서 포기한 환우가 무엇을 하든지, 먹던지 말릴 의사도 없지만 있어도 안 됩니다. 책임을 지지 못하면서 콩 놔라, 팥 놔라 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그러나 윤리적으로도 환자와 가족이 거짓 홍보와 유혹에 피해를 보는 일은 없기 바랍니다.

현재의 암 치료 상황은 제도권 현대의학에서 45% 정도 완치된다고 보고, 남은 50~60%의 환우들을 돕고자 저나 제도권 밖의 암 연구가, 그리고 여러 환우와 보호자들이 함께 힘을 합쳐 뛰어가는 공사 중인 도로와 흡사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대의학자는 현 치료율 상황에 겸손한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전인적인 치유를 지향하고 통합의학적인 사고를 수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의학 이외 분야를 연구하는 분들은 객관적이고 신뢰도 있는 자료 즉 근거위주의 의학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의학과 요법의 이용에 대하여
현대의학이 비록 아직 암을 반도 완치 못 하는 아픔도 있지만, 현대의학만큼 경험적, 객관적, 과학적, 합리적, 논리적인 의학은 없습니다. 또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암 치료의 근간은 꼭 현대의학이 되어야 합니다. 되도록 환자 피해를 줄이려고 새로운 치료제나 첨단 기기가 속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에서 포기하거나 치료가 불가한 경우, 극히 예후가 불량한 암종의 경우까지 현대의학에 올인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가 봐도 전쟁 상황이 패할 수밖에 없는데도 집착하는 환자는 나중에 병원을 원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완화적인 호스피스 분야를 제외하고 만약 내가 현대의학의 45% 치료율 내에 들어가기가 희박하다면 더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여타 요법이나 장르도 생각해보라는 뜻입니다.

특히 생긴 암을 없애는 데는 현대의학이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가장 큰 단점은 암을 조성한 사람(암이 자라도록 체내·체외 환경을 조장한 환자 장본인)을 더욱 약하게 만들므로 암을 완전히 괴멸치 못하면 이미 환자의 면역 등 자연치유력이 붕괴한 상태에서 남은 잔당은 더욱 가공할 속도로 공격하고 질병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을 만든 사람을 강하게 하는 암 면역, 기본적인 여러 사항을 암 투병 초기부터 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 글이 여러분의 투병과 간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투병현장에 하늘에 귀한 복이 임하길 바랍니다.

뒤로월간암 2008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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