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전문가칼럼[암과 면역요법] ① 환자 스스로 암을 치료한다고정혁기자2009년 06월 26일 12:50 분입력 총 88190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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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 서울내과의원 원장
www.drcancer.or.kr ☎ (02) 478-0035◎ 면역요법은 대체가 아닌 보완의학
필자는 암 전문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면을 통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암 예방 및 치료법인 면역요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면역요법이라 하면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이라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체라고 하는 것은 대신해서 딴 것으로 바꿔 쓴다는 뜻이다. 면역요법은 현대의학의 암 치료법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므로 대체의학이라 표현하는 것은 틀린 말이다.
따라서 현대의학의 정통적인 암 치료법을 보완한다는 의미의 보완의학(complementary medicine)이 더 옳은 표현이다. 원래 보완이라고 하는 것은 부족한 것을 보충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체의학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으나 면역요법은 그렇지 않다.
◎ 현대의학의 암 치료법-수술
현대의학의 암 치료는 암세포를 적으로 인정하고 완전히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래서 수술로 암덩어리를 제거하고(cutting), 항암제로 암세포를 죽이고(killing),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태워 죽이는(burning) 방법으로 치료한다. 암세포의 제거와 파괴만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발상이다.
암의 일차 진료는 대개 수술로 이루어지는데 아무리 수술을 완벽하게 했다 하더라도 이미 암세포는 주위 조직으로 퍼지거나 미세전이를 일으킨 경우가 허다하다. 암은 주위조직으로 퍼지거나 미세전이된 암세포에 의해 재발하게 되므로 수술로 암을 치료하는 외과의사로서는 암세포를 모조리 없애려고 절제범위를 크게 확대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신체 기능의 상실이 상상 이상으로 크고, 살아남는다 해도 기능 회복이 어려워 환자가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수술을 완벽히 했다 하더라도 미세전이된 암세포에 의한 재발의 두려움 때문에 환자는 안심할 수 없다. 그래서 수술 후에 항암제 투여나 방사선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부작용 없는 항암제는 없다
항생물질이 세균성 감염 질환에 뛰어난 효과가 있었던 것처럼 암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는 화학물질이 있으리라고 생각하고 개발된 것이 항암제이다. 항암제는 무제한 증식하는 암세포에 작용하여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이상적인 항암제는 암세포만 죽이고 인체에는 아무런 장애를 주지 않는 것이지만 모든 항암제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부작용이 없는 항암제는 없다. 실제로 항암치료를 하다 보면 부작용치료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부작용뿐만 아니라 광범위하게 잔류하는 암세포를 죽이려고 사용하는 독한 항암제가 모든 암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부각되는 면역요법
이러한 현대의학의 암 치료법에 의한 치료성적은 어떠한가? 불행히도 지난 30년간의 수술요법, 화학요법(항암제치료), 방사선요법 등은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암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 요법만으로 암을 정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치료방식이 우리 몸 자체의 면역기능을 이용한 면역요법이다.
면역요법은 타 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타 요법과 병용 시 우수한 효과를 발휘해, 최근에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요법이다. 면역요법의 필요성을 이해하려면 암의 발생 원인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암을 감시하고 격퇴하는 면역반응을 조절
세포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기본 단위이며 우리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정상세포는 하나의 세포에서 둘로 분열하여 두 개의 세포가 생기는 세포분열을 평생 되풀이한다. 이러한 세포분열을 거듭하면서 우연히 돌연변이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아무리 숙련된 타이피스트라도 수많은 타자를 치다 보면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것과 같다. 즉 자연적으로 돌연변이세포가 발생할 수 있다.
암은 이처럼 돌연변이된 단 1개의 이상세포로부터 시작되는 세포의 병인데 무제한 증식함으로써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따라서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우리 몸속에도 암세포는 존재하므로 사람은 누구나 암에 걸릴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일생 암을 모르고 지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의 몸에는 태어날 때부터 암세포의 출현을 감시하고 암세포를 죽여 버리는 면역감시기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면역감시기구의 기능이 떨어지면 암세포가 면역감시기구를 교묘하게 피해 증식하여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비록 여러 원인에 의해 돌연변이가 생겨 암세포가 발생했지만, 그 이면에는 암세포가 암 덩어리로 커지도록 허락한 약해 빠진 면역감시기구가 있다. 이것은 만일 면역감시기구를 인위적으로 강화시켜 면역반응을 조절할 수만 있다면 암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러한 배경에서 실시되고 있는 것이 면역요법이다.
◎ 면역요법은 수술, 항암제, 방사선에 이은 제4의 요법
또 우리는 가끔 불치선고를 받은 암 환자가 아무 치료를 받지 않았는데 자연치유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분명히 인체가 자력으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증거고 암을 퇴치할 또 하나의 방법이 있음을 암시한다. 우리 몸 안에는 인터페론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사이토카인(cytokine), 즉 세포면역 조절 능력이 있는 항암성 물질들이 생성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자연치유는 인체에서 생성되는 이들 여러 물질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치유조건이 구비될 때 이루어지는 듯하다. 따라서 이런 조건을 인위적으로 갖춰 암을 치료하고자 하는 방법이 면역요법이다.
이는 환자 자신이 갖고 있는 면역력에 작용해 이를 활성화함으로써 자신의 면역력으로 암을 치료하는 간접적인 치료방법으로 수술요법, 화학요법(항암제), 방사선요법에 이어 제4의 요법이라고도 한다. 인체의 면역기능에는 체액성 면역과 세포성 면역이 있다. 체액성 면역은 세균, 바이러스 등 항원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그 항원을 분해 제거하기 위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한편 세포성 면역은 어느 항원(암세포)에 반응하는 세포(림프구)를 만들어 내는 것으로 면역감시기구를 작용시키는 것이다. 암에 관한 면역에서는 체액성 면역보다 림프구를 중심으로 한 세포성 면역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암은 결국 자기 자신의 면역력에 의해 회복된다
암에 대한 면역요법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도될 수 있다. 면역 증강제를 투여하여 면역세포로 하여금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는 치료방법이 있고 세포성 면역을 수행하는 주된 면역세포인 림프구를 직접 암의 치료제로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암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해주는 주역은 면역이며, 결국 최고의 암 치료약은 최첨단의 항암제가 아니라 자기 몸속의 면역세포이다.
면역요법은 인체에 이미 존재하는 면역반응을 이용한 치료법이므로 기존의 암 치료법에서 피할 수 없는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어 고통 없이 암을 치유시킨다는 점에서 가장 안전한 치료법이다. 암은 어떤 치료를 하든지 결국 자기 자신의 자연치유력, 즉 면역력에 의해 회복된다.
뒤로월간암 2009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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