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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 소식] 새로운 암 치료방법 모색 중-단백질 PHD2 연구
고정혁기자2009년 07월 01일 13:10 분입력   총 87858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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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체의 산소감지기로 작동하는 단백질 PHD2를 연구

인체의 혈관에는 일종의 긴급구조 장치가 내장되어 있다고 한다. 즉 인체의 조직에 산소가 불충분하면 혈관에 내장된 이 긴급구조 장치가 작동을 한다. 벨기에의 루벤 카톨릭대학의 연구진이 이 장치를 이용해서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고 한다.

인체의 혈관들은 성장하는 모든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따라서 인체 기관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또 조직이 손상되면 그런 조직을 수리하기 위해서 혈관이 생성되는 것은 꼭 필요하다. 그동안 혈관이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혈관내피 세포의 모양과 행동을 결정하는 분자적인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벨기에의 연구진은 혈관내피 세포에서 산소감지기로 작동하는 PHD2란 단백질에 대해서 연구를 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 산소가 부족하면 세포의 모양과 행동이 변해, 방진세포로 명명

일단 산소가 부족하면 혈관 내벽에 있는 세포들의 모양이 달라지고 행동도 달라진다. 이들 연구진은 이렇게 변형된 세포들을 방진세포(phalanx cell)라고 명명했다. 즉 산소가 부족해서 PHD2 산소감지기의 활동이 감소하면 내피세포가 매끄러운 자갈모양으로 변해서 빽빽하게 형성되는 것을 밝혀냈다.
이렇게 줄지어 늘어선 세포들의 모양이 마치 고대 그리스의 군인들이 방패를 들고 대오를 이룬 진형인 방진(方陣)과 유사해 보이기 때문에 이를 방진세포라고 이름을 붙이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혈관 내피의 세포들이 방진을 이루게 되면 주변 조직에 산소나 약품의 공급이 더 원활지게 된다.

혈관 내피세포의 이런 행동을 발견한 것이 암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돌파구가 된다. 즉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종양은 그만큼 더 많은 산소를 필요하게 된다. 종양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새로운 혈관성장을 촉진하는 성장인자를 생산해서 혈관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그러나 새로 생긴 혈관은 비정상적인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그로 인해 혈액의 흐름이 저해되어 암세포는 산소를 거의 공급받을 수가 없게 된다.

이렇게 산소가 부족하게 되면 암세포가 어쩔 수 없이 종양으로부터 탈출해서 다른 장기로 옮겨 가서 전이가 일어나게 된다. 게다가 혈관의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인해 항암제 같은 약품이 제대로 암세포에 도달하지 못해서 효과가 제한되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 PHD2 차단제, 항암제 효과 높이고 전이 가능성 줄일 수 있어

PHD2 차단제를 개발해서 이용하게 되면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가 있다. 즉 이런 차단제를 이용해서 비정상적인 내피층을 세포들이 빽빽하게 정렬된 방진(울타리)으로 바꾸어 버리면 항암제 같은 약품이 목적지에 더 쉽게 도달할 수가 있고 화학요법의 치료효과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산소공급도 개선되어 암세포가 다른 곳으로 전이할 가능성도 훨씬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로 내피세포가 방진과 같은 방벽을 이루게 되면 물리적으로 암세포들이 혈관 내의 핏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것을 막아주어 인체의 다른 부위로 이동할 가능성도 사라져서 전이되어 새로운 종양이 생기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 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산소결핍 질환 치료도 가능

이번 연구는 암 치료뿐만 아니라 산소결핍으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데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중풍)이 산소결핍으로 일어나는 질환들이다. 벨기에의 연구진은 망막의 혈관이 병적으로 성장하는 것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HD2 차단제를 개발해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그런 차단제를 개발하고 동물실험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까지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Medical News Today, February 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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