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 전문가칼럼
[암과 면역요법] ② 면역감시기구란 무엇인가?
고정혁기자2009년 07월 01일 13:11 분입력   총 882387명 방문
AD

장석원 | 서울내과의원 원장
www.drcancer.or.kr ☎ (02) 478-0035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107-6

◈ 백혈구는 면역의 중심, 면역의 출발점

우리 몸을 계속 감시하여 비정상적인 암세포가 생기면 이 암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암세포를 제거하는 인체의 방어기구를 면역감시기구라 부른다.
그리고 이와 같은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면역세포가 바로 혈액 내의 백혈구이다. 우리 몸의 백혈구는 움직이는 면역세포로 면역의 중심이자 면역의 출발점이다.
면역감시기구를 형성하는 백혈구는 기능이 다른 여러 세포들 즉 호중구, 호산구, 호염기구(비만세포), 대식세포(마크로파지) 그리고 림프구(B?T림프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암에 대한 면역을 담당하는 주된 세포는 대식세포, B림프구(B세포), T림프구(T세포)의 세 종류 세포이다.
암을 공격하는 주된 세포인 대식세포, B세포, T세포, NK세포의 활성을 높여 주면 암치료와 연결된다. 이 면역감시기구는 24시간 감시망을 가동하고 있어서 암세포가 발견되는 즉시 암세포를 이물질(비자기, 非自己)로 인식하고 면역반응을 일으켜 제거하므로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

◈ 면역요법, 암환자의 떨어진 면역력을 강화시켜 암을 치료

그러면 우리 인체의 면역감시기구는 어떻게 암세포를 제거하는가?
우리 인체의 면역감시기구가 얼마나 철저하게 암세포를 제거하는지 알게 되면, 암환자가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이고 강력한 아군은 역시 체내의 면역감시기구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변했을 때 암세포 표면에는 정상세포에서는 볼 수 없는 이물질, 즉 암세포 특유의 암 특이항원이라는 낯선 단백질이 출현한다. 면역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면역감시기구가 어떤 물질을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것(비자기)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 인체의 면역감시기구는 이런 이상한 단백질을 발견하면 이 물질을 비자기로 인식하여 암세포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면역반응을 수행하는 세포는 세포에 독성을 가하는 T림프구인데, 그 행동세포인 살해세포(killer cell)가 암 특이항원과 결합함으로써 표적이 되는 암세포를 공격 파괴한다. 특히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 cell)는 암 특이항원의 인지가 필요 없으므로, 암세포를 만나는 즉시 공격할 수 있는 면역세포로 암환자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실제로 암환자는 정상인보다 NK세포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다.

수술로 암덩어리를 완벽하게 제거했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는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 항암제나 방사선치료 등을 계속 받아야 한다. 이렇게 항암 치료를 받고 결과가 정상인에 가깝게 나와도 1~2년 뒤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암에 의해 유발된 면역억제로 인하여 암환자들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면역요법은 암환자의 저하된 면역력을 정상으로 되돌려 주거나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 면역강화제 BRM의 조건

암환자의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 면역강화제인 BRM(Biological Response Modifier)을 이용한 요법이다. BRM은 생물학적 반응조절물질로 인체에 투여 시 그 독성이 없고 인체면역능력을 변화시키거나 조절하는 데 큰 효과를 보여 현재 임상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다.
BRM은 면역세포들로 하여금 암세포들을 우리 몸에 속하지 않는 이물질로 인식시켜 공격하도록 만든다. 일반적으로 BRM이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려면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
첫째 순도가 높아야 하고, 둘째 화학 성분이 분명해야 하고, 셋째 실험실에서의 효과가 인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야 하고, 넷째 인체에 투여시 부작용이 없어야 한다.
특히 1970년 들어 버섯의 균사체에서 추출한 다당류(polysaccharide)가 인체의 면역기능을 강화시킨다는 보고가 있은 후로 암치료에 흔히 이용되고 있다.
추출물에 따라 생물학적 반응조절물질(BRM)들을 분류하고 그 각각의 BRM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 버섯 추출물과 식물 추출물의 BRM들

▶ 버섯 추출물
■ 크레스틴(Krestin, PSK)
크레스틴은 1976년 일본에서 제품화에 성공한 것으로 구름버섯의 균사체로부터 추출한 다당류이다. 대식세포, T세포, NK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인터페론, 인터루킨-2와 같은 각종 사이토카인 생산을 촉진시켜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약이다.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위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 렌티난(Lentinan)
렌티난은 일본 국립암센터의 치하라고로(天原吾郞)박사가 1978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표고버섯에서 추출한 다당류가 암에 대해 면역증강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를 함으로써 알려지게 되었다.

■ AHCC(Active Hexose Correlated Compound)
AHCC(활성화된 당 관련 화합물 집합체)는 버섯의 균사체를 배양시킨 다음 여러 종류의 효소를 반응시켜 추출해낸 면역기능 부활물질이다. AHCC는 일본에서 개발되었는데 처음에는 혈당치 강하, 간기능 개선 등을 목적으로 개발된 물질이다. 그런데 연구가 계속될수록 AHCC가 면역학적으로 활성 있는 물질임을 발견하였다.
그 후 기초실험과 임상실험이 진행됨에 따라 매우 현저한 면역부활물질이 숨겨져 있음이 밝혀져 암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AHCC는 백혈구 내의 자연살해세포와 대식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크레스틴, 렌티난, AHCC 등의 BRM이 모두 일본에서 개발된 것이다. 이처럼 면역물질에 대해 관심이 높고 또한 면역요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암치료에 면역요법을 도입해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암치료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물질에 대해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 일본 의학자들의 열린 자세는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 식물 추출물
■ 미슬토(Mistletoe)
미슬토는 겨우살이의 영어 이름으로 세계 전역에 분포하며 여러 종류의 나무를 숙주로 하여 성장하는 반기생식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민간의학제제로 사용되어 왔다. 유럽 지역에서도 겨우살이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여러 질병에 대한 신비의 약제로 알려져 민간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였는데 1921년부터 항암 주사제로 개발되어 암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미슬토는 저용량에서 재발방지 및 면역증강 작용이 있으며 고용량에서는 암성장 속도 감소, 암종괴 축소, 사멸 등의 치료효과를 나타낸다.

◈ 면역요법은 수술, 항암제, 방사선에 이은 제4의 요법

암치료에 있어서 면역요법은 수술, 항암제, 방사선치료에 이어 제4의 요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항암제는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며 암의 종류에 따라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다. 면역요법은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암에 효과가 있으며 부작용도 없다. 면역요법은 환자 자신의 면역력을 높여 부작용에 따른 고통 없이 암을 치유시킨다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치료법이 아닐 수 없다.

뒤로월간암 2009년 3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