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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면역요법] ③ 환자 스스로 암을 치료한다
고정혁기자2009년 07월 06일 13:20 분입력   총 88106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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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 서울내과의원 원장
www.drcancer.or.kr ☎ (02) 478-0035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107-6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병리조직학적 소견, 환자 개개인의 병력이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암제 치료(화학요법)는 교과서적인 치료이므로 어느 병원 어느 의사에게 가더라도 대동소이하다. 이는 두통에 사용되는 아스피린이 생리통에 사용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개개인의 생리를 무시하고 집단 생리에 의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사용되는 천편일률적인 항암제 치료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암의 치료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종류의 암이라도 병리조직학적 소견, 환자 개개인의 병력이 각각 다르므로 그에 알맞은 이상적인 치료가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필자는 환자 개인별 암에 따라 잘 듣는 면역제를 선택하여 사용하는 항암복합면역요법이 최선의 암치료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항암복합면역요법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위한 조건

■ 시기
면역요법도 가능한 한 빨리할수록 좋다. 모든 병이 그러하듯 면역요법도 가장 효과적인 치료시기가 있다. 모든 단계의 암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방법이기는 하나 암세포가 환자들의 면역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말기보다 초기가 좋다. 암의 크기가 작은 초기 단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재발의 예방도 되며 완치의 좋은 기회가 된다.

①암 수술 전에 면역요법을 시행하면 암의 진행에 제동을 걸음으로써 수술 후 회복과 암치유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②수술 직후에는 환자 상태가 허락하는 한 빨리 면역요법을 시행하는 게 좋다. 필자가 생각하는 암치료법의 순서는 제일 먼저 수술 요법이 시행되어야 하고, 수술 직후에는 환자 상태가 허락하는 한 빨리 면역요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면 최소한 항암제와 동시에 면역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암환자 대부분은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다. 그런 환자에게 수술 후에 항암제를 먼저 투여하는 것은 허약해진 환자에게 더욱 심한 타격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항암제 투여시 면역세포인 T세포와 NK세포의 수가 현저히 감소된다.

여기서 현대의학의 암치료법을 살펴보면 현대의학은 암을 우리 인체의 적으로 본다. 그래서 발견 즉시 제거 수술부터 한다. 그 다음 조치는 화학약품(항암제)이나 방사선으로 남아 있는 암세포의 박멸을 위해 공격을 계속한다. 암세포의 파괴만이 최상의 방법이라는 발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은 인간의 저항(면역)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것의 불행한 결과가 재발이다. 이러한 사실을 보더라도 항암제에 앞서 면역제를 투여하는 것이 타당하다.

③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나 말기 환자의 경우라도 면역요법은 암의 성장을 억제하고 통증을 경감시키기 때문에 생명의 연장이 가능하다.

④재발한 경우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면역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로써 환자는 충분히 연명할 수 있다.

■ 체력과 식사
면역요법은 환자의 면역감시기구를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것이므로 면역요법을 받을 환자의 신체적 상황이 문제가 된다. 등잔이든 촛불이든 심지가 있어야 불꽃이 타오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암세포에 대해 면역감시기구가 아직 반응할 힘을 갖고 있어야 면역요법으로서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원래 사람의 몸에는 면역력이 작용하도록 구비되어 있다. 면역요법은 항암제처럼 약의 힘을 빌어 암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에게 갖춰진 면역력을 활성화해 암을 공격하는 치료방법이기 때문에 환자의 몸이 지나치게 약해 있으면 바라는 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없다.

그러나 불행히도 필자를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전이가 심한 진행암, 말기암 환자가 많다. 이들 대부분은 수술, 항암제 혹은 방사선치료를 이미 경험한 상태로,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요법을 시행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해지고 회복이 어려워서 최후의 수단으로 면역요법을 받기 위해 필자를 찾는 경우이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 환자들은 면역요법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상당히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는 것이다. 면역요법은 말기의 경우라도 꽤 효과가 좋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치료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경우도 있다.

면역력이란 체력과도 통하는 말이다. 체력이 있을 때 치료를 받는 것이 유리하다. 치료시기를 놓치고 한번 해 보겠다는 식으로 이 요법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암의 운명은 암의 진행 정도가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해도 면역요법은 죽음을 늦추고 인간성을 유지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게 된다.
특히 면역요법의 효력을 높이는 데는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의 조건을 구비하고 있는 환자라면 복합면역요법의 효과도 크게 기대할 수 있다.

항암복합면역요법의 치료 원칙

암이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긴 세월에 걸쳐서 이루어진 것이며 암이란 상황은 병의 마지막 단계이다. 단기간에 암과 싸워 이기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방심하지 않고 싸워나가야만 승리의 기회가 올 것이다. 일단 좋아진 병일지라도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암환자는 이처럼 없어졌다 싶으면 다시 어디선가 나타나는 암세포의 특성 때문에 한시도 안심할 수 없다. 따라서 세심하고 끈질긴 투병이 필요하다. 자기 몸이 호전되었다 하여 다 나은 줄로 착각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등 방심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조금 나빠졌다 하여 낙담해서도 안 된다. 건강한 사람도 몸의 상태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데 암환자들은 오죽하겠는가? 필자는 면역요법을 받은 후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들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상태만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환자나 환자가족이 함께 노력하자고 한다.

면역요법의 효과는 대개 서서히 나타나는 법이다. 빠른 효과만을 추구한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서양 경구에도 "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라는 말이 있다. "느려도 착실히 하면 이긴다."는 말을 명심하자.
암을 완치시키는 작업은 정원의 잔디에서 잡초를 제거하는 일과 유사하다. 잡초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땅위에 솟아 있는 잡초뿐만 아니라 땅속에 묻힌 뿌리까지 제거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암을 완치하기 위해서는 완전반응까지 되더라도 보이지 않는 암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면역요법을 받아야 한다. 꾸준하고 착실한 치료가 완치의 지름길이다.

뒤로월간암 200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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