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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자궁경부암 백신, 효과 있고 안전한가?
고정혁기자2009년 07월 09일 13:19 분입력   총 89412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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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1,340건 발생

영국정부는 자궁경부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소녀들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주사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당국자의 말에 의하면 이 프로그램이 궁극적으로는 매년 700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작년에 자궁경부암 백신주사를 맞은 70만 명의 여학생 중 약 1,300명이 부작용을 겪었다고 한다. 영국 의사들이 보고한 바로는 12살과 13살 난 소녀들이 백신을 맞은 후 마비, 경련, 시력 이상을 겪었다고 한다. 또 수십 명은 사지에 통증을 느꼈고 매스꺼움, 근육약화, 고열, 어지럼증, 무감각증을 겪은 소녀들도 있었다.

■ 백신 프로그램 2011년까지 18세 이하 모든 영국 소녀 접종

이런 보고를 접한 백신 반대자들은 백신접종을 즉각 중단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영국정부의 보건전문가들은 서바릭스 백신이 안전하고 1,340건의 부작용은 예상된 수치라는 주장을 하면서 백신접종을 옹호하고 있다. 또 부작용 중 상당수는 백신 자체 때문이 아니라 주사 행위로 인해 일어났고 이 백신이 마비와 같은 심각한 증상을 유발했다는 증거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암 자선기금 단체들도 위험부담은 적고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으니, 부모들이 딸들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반대하지 말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영국의 자궁경부암 백신접종 프로그램은 26세 이하 여성 약 18,0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끝난 작년 9월부터 중학교 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 백신은 3차에 걸쳐 접종되는데 17세와 18세의 소녀들에게도 접종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접종하면 2011년까지 18세 이하의 모든 영국 소녀들이 이 백신을 접종받게 된다고 한다.

■ 부작용 건수가 적고 심하지 않아 백신 지지자 입장 강화

최근의 분석에 의하면 부작용이 보고된 것은 총 1,340건이며 동일한 소녀가 복수의 부작용도 겪었기 때문에 총부작용 건수는 2,891건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은 두드러기, 주사 부위의 부기, 통증이나 알레르기 반응 같은 사소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우려할만한 부작용도 있었다. 4명이 경련을 일으켰는데 그 중 1명은 발작했고 또 다른 1명은 간질 발작을 일으켰다. 또 몇 건의 마비도 있었는데 1명은 벨씨 마비로 안면신경이 마비되었고, 또 1명은 반신마비로 인체의 반이 마비되거나 심하게 약화되는 부작용을 겪었다. 피부지각 감퇴로 촉각을 크게 상실하는 부작용도 2명에게 나타났다. 또 다른 1명은 양다리가 마비되는 길랭-바르(Guillain-Barre) 증후군이 나타났다. 그 외 약 20명은 시야가 흐려지는 부작용을 겪었고 1명은 식욕부진을 겪었다.

이런 통계자료로 인해 이 프로그램은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강화되었다. 그들은 부작용이 발생한 건수가 적고 부작용도 심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의 견해가 옳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부작용이 아니라 정말로 이 백신이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지 여부이고, 또 설사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비용에 상응할만한 정도로 효과가 있는가 여부이다.

■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중 극소수 자궁경부암 걸려

작년에 뉴욕타임스는 뉴잉글랜드 의학잡지에 기고된 2건의 논문을 인용하면서 자궁경부암 백신들이 정말로 자궁경부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거나 또 비싼 가격을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충분한 증거도 없이 접종이 널리 실시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실제로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란 병균으로 발생하고 그 병균은 주로 성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보통은 아무런 증상이 없고 또 거의 대부분은 면역체계가 제거해버린다. 따라서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그게 만성화되어 자궁경부암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 즉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극소수만 장기적으로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것이다.

■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 서바릭스는 2가지 변종 바이러스에만 효과

게다가 머크사의 가다실이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의 서바릭스로 자궁경부암을 100% 예방하는 것도 아니다. 이 2가지 백신은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유발하는 2가지 바이러스 변종(HPV 16과 HPV 18)에만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미국과 유럽에서 이미 많은 여성들이 접종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지만, 이 백신으로 자궁경부암의 공포에서 완전히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노르웨이 의학협회지의 편집인인 호그박사는 임상실험 결과가 고무적이어서 기대감은 높지만 여전히 자궁경부암에 효과가 있다는 충분한 증거는 부족하고, 많은 본질적인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즉 백신 접종의 효과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는지가 밝혀지지 않았고 또 일부 암 유발 바이러스를 제거하면 인체가 다른 바이러스 변종에 대항하는 면역성이 떨어질 수 있는지 여부도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이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수년 동안 만성적으로 감염된 후에야 발병하기 때문에 2가지 바이러스 변종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줄인다는 확실한 증거도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 하버드대학 연구결과 백신 접종으로 평생 자궁경부암 예방해야 지불 가치 있어

가다실과 서바릭스는 3회에 걸쳐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비용은 400불에서 1,000불로 나라마다 다르다. 그런데 기존의 백신들은 큰돈이 들어갈 병이 걸리는 것을 미리 예방해서 결과적으로 돈을 절약해주었지만, 이 2가지 백신은 비용이 높아서 국가의 건강보험기금에 부담을 줄 정도이다. 백신 접종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하버드대학에서 비용과 효과를 연구해본 결과 백신 접종으로 한 평생 동안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경우에만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자궁경부암은 피부암처럼 보통 전암성 단계나 비침습성 단계에서 발견되어 치료받게 된다. 그런데 이 백신을 접종해도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모든 바이러스로부터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접종 후에도 여전히 자궁경부 도말검사 즉 “팹 스미어”를 수시로 받아보아야 한다. 따라서 백신을 접종해도 검사비용은 줄일 수가 없다. 또 만약 시간이 가면서 백신의 효과가 떨어져서 추가접종을 해야 하는 일까지 발생한다면 비용은 더 들어가게 되어 비용효율이 크게 떨어질 수가 있다.

■ 스페인, 제품 번호 NH52670인 가다실 사용금지 후 회수
4월 9일자 외신보도에 의하면 스페인 보건성은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을 일부 긴급 회수하는 명령을 발동했다고 한다. 제품 생산 번호가 NH52670인 가다실 접종을 받자마자 2명의 사춘기 소녀의 몸 상태가 매우 나빠지면서 경련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들 소녀들은 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은 후 일단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보건당국은 처음에 발렌시아에서 가다실 접종을 받은 소녀의 몸 상태가 나빠졌을 때만 해도 백신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또 다른 소녀가 백신을 접종한 후 동일한 반응을 보이자 제품 생산 번호가 NH52670인 가다실의 사용을 금지하고 뒤이어 모두 회수하는 조치까지 내렸다고 한다.

자궁경부암 백신이 정말 효과가 있고 안전한지 또 비용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결국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1) Daily Mail, March 9, 2009
(2) New York Times, Aug. 21, 2008
(3) C. J. Haug “Human Papillomavirus Vaccination - Reasons for Caution” NEJM Vol. 359:861-862
(4) J. J. Kim & S. J. Goldie "Health and Economic Implications of HPV Vaccination in the United States" NEJM Volume 359:821-832

◆ 벨씨 마비란?
안면신경마비는 중심성 마비와 말초성 마비로 나뉜다. 가장 많은 경우가 말초성이며, 말초성 마비는 다른 말로 ‘벨씨 마비’라고도 한다. 벨씨 마비의 원인은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여 정확한 원인을 알지 못한다. 이 병은 일과성이며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다. 대부분은 자연 회복하지만, 일부에서는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 길랭-바르(Guillain-Barre) 증후군(급성 염증성 다발성 신경병증)은?
감기 몸살 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을 앓은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생기는데 갑자기 팔다리가 마비되는 경우이다. 말초 신경계 질환의 일종으로 신경과에서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질병으로 팔다리가 마비되고 호흡곤란까지 생겨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가장 특징적인 증세로 초기에는 손발이 저리다가 마비되기 시작하면 점점 몸의 윗부분으로 퍼지며 팔보다 다리가 먼저 마비된다.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이 발병 일주일 만에 팔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악화된다. 원인은 알지 못하나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막아내는 몸속의 자가 항체가 말초신경을 파괴하기 때문에 생긴다는 자가면역설이 유력하다.

뒤로월간암 200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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