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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암 치료방법] 혈관신생 억제 암 치료제
고정혁기자2009년 07월 09일 13:20 분입력   총 883486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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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 서울내과의원 원장
www.drcancer.or.kr ☎ (02) 478-0035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107-6

▶암세포의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암 치료제

1998년 5월 3일자 미국(뉴욕 타임스)지는 세계의 모든 암 환자를 들뜨게 하는 뉴스를 실었고, 우리나라 일간지 및 방송에서도 떠들썩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의과대학 부설 아동병원에 근무하는 소아외과 의사인 주다 포크만(Judah Folkman)박사가 암세포의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2가지 물질(angiostatin과 endostatin)을 발견했다. 이제까지의 동물 실험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이 두 가지 물질이 쥐의 암을 완벽하게 없애는 데 성공했으며, 약제에 대한 부작용이나 내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이 두 약제가 모든 종류의 암을 2년 이내에 완치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식은 전 세계 암 환자들에게 장밋빛 기대에 가득 찬 약제로 소개되어 모두가 즉시 약을 써서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새로운 암 치료약을 개발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혈관신생의 개념은 1971년 주다 포크만 박사에 의해 처음 주장되었다. 새로운 혈관의 생성은 주위의 조직으로부터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하는데, 정상 세포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모세 혈관을 만들지 않는다. 정상세포가 모세혈관을 만드는 경우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정상 조직의 재생, 상처 치유, 관절 재생, 태아 발생 등)에서 새로운 혈관이 필요한 경우인데, 이는 일정기간 지속하다 자연적으로 멈춘다.

주다 포크만 박사는 정상적인 생리 현상에서 나타나는 혈관 생성은 일정기간 지속하다 자연적으로 성장을 멈추는데, 암에 걸리면 왜 암세포가 자라고 퍼지도록 혈관을 다시 만드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지난 30년간 연구를 해왔다. 그는 암이 성장하고 전이하기 위해서는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새로운 혈관 생성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혈관의 생성을 막는다면 암이 1~2㎣크기 이상으로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은 그 크기가 1~2㎣이하로 작은 경우, 즉 암 발생 초기에 세포 수가 많지 않을 때는 혈관을 통한 영양 공급 없이 주위 정상 모세혈관으로부터 확산에 의해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생존하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 줄 혈관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성장하고 전이하기 위해서는 암조직에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암 전용의 새로운 혈관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이 생겨나지 못하게 하거나 이미 암이 생성된 혈관을 파괴하는 방법이 있다면 암 치료도 가능하다는 생각에서 혈관 신생 억제 암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다시 말해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개념의 치료 방법은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째, 이미 생성된 경우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이미 생성된 암을 제거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암세포가 증식하고 전이하는 것을 막는 방법, 둘째,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혈관 내피 세포를 공격하여 새로 생성된 혈관을 파괴함으로써 암을 괴사시키는 방법이다.

새로운 암 치료 전략의 하나로 최근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혈관 신생 억제요법은 1971년 포크만 박사가 혈관 신생의 개념을 최초로 주장한 이후 연구가 시작되어, 혈관 신생 억제물질의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러던 중 안지오스타틴(angiostatin)과 엔도스태틴(endostatin)이 대중매체에 크게 발표됨으로써 암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여기에서는 혈관 신생 억제 암 치료제 개발의 이론적 배경, 임상시험의 진행 상황, 개발 현황과 종류,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암은 생존에 필요한 혈관을 어떻게 만드는가?

암세포가 생존에 필요한 혈관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대해, 초기에는 암세포가 어떤 물질을 만들어내어 주위에 있는 혈관을 끌고 들어옴으로써 성장을 하고, 혈관이 만들어지면 그 혈관을 통해 나간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암세포가 자신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줄 혈관을 만드는 물질, 즉 혈관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내피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을 생산해서 새로운 혈관을 만듦으로써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고, 또 혈관 내피세포는 종양 성장인자를 분비함으로써 암세포가 잘 자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암세포와 혈관 내피세포는 서로 도우면서 각각의 성장을 촉진한다.

종양 혈관은 태반을 제외한 여타 정상적인 혈관보다 20~200배 빨리 증식한다. 새로 생기는 혈관은 인체 내의 내피세포로부터 발생하는데, 이 세포는 매우 빨리 성장하고 이동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내피세포는 분열하거나 이동하지 않는 휴지기 상태로 있다. 다만 조직의 성장이나 재생 등 새로운 혈관이 필요한 경우에는 빠른 시간 내에 성장을 시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처럼 평소 휴지기에 있던 내피세포가 증식하여 새로운 혈관이 생성되는 기전은 숙주세포에서 나오는 혈관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내피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혈관 신생인자)과 억제하는 물질의 균형이 깨지는 것으로 설명하는데, 이러한 물질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정상에서는 이 두 물질이 균형을 이루는 반면에 대부분의 암세포에서는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이 줄어들고 혈관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이 더 많아져 혈관 생성이 증가한다. 즉 대부분의 암세포에서는 혈관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이 우세를 보인다. 약 15가지물질이 혈관 생성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bFGF, VEGF, PD-ECGF, IL-8 TNF-α 등이 대표적인 물질이다.
암세포는 위에 열거한 혈관 신생 인자 중 bFGF, VEGF, PD-ECGF를 가장 많이 분비하고, 또 주위 세포외 기질을 용해하는 단백 분해효소를 분비한다. 반면에 혈관 내피세포는 PDGF(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IGF-1(Insulin like growth factor-1), bFGF, IL-6과 같은 종양 성장인자를 분비한다. 이처럼 암세포와 혈관 내피세포는 각각 성장인자를 분비하여 서로의 성장을 촉진시킴으로써 두 부분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 인체 내에는 정상적으로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물질인 안지오스타틴(angiostatin)과 엔도스태틴(endostatin) 외에 platelet factor-4, 트롬보스폰딘(thrombospondin) 등이 있어 비정상적인 혈관 생성을 조절하고 있다.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3단계로 나누어 살펴보면, 제1단계는 암세포가 혈관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을 분비하여 내피세포를 자극함으로써 혈관 생성이 시작되는 단계다. 제2단계는 내피세포가 증식하고 이동하는 단계다. 미세혈관이 발아하기 위해서는 자극받은 내피세포가 증식하고 이동하여 주위의 기질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이때 이동 방향은 혈관 생성을 자극하는 물질이 생성되는 곳을 향하게 된다. 이 과정에는 단백 분해효소가 주위의 기질을 용해하여 내피세포의 이동을 용이하게 한다. 제3단계는 내피세포가 분열을 계속하여 속이 빈 튜브 모양으로 성장하여 최종 혈관으로 분화하고 여기에 혈액이 들어가 혈관 생성이 완성되는 단계다.

뒤로월간암 200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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