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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암 치료방법] 암세포의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암 치료제, 혈관생성억제 물질의 개발
고정혁기자2009년 07월 14일 13:19 분입력   총 88706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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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 서울내과의원 원장
www.drcancer.or.kr ☎ (02) 478-0035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107-6

암이 성장하고 전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혈관의 생성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여 암으로 가는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함으로써 암세포를 굶겨 죽일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 최초로 시도된 혈관 생성 억제를 위한 임상시험은 피부 혈관종을 대상으로 하였다. 1989년 인터페론-알파를 이용하여 기존의 스테로이드 치료로 70%의 치료 실패율을 보이고 있는 치명적인 소아 혈관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대부분의 경우 뛰어난 치료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1991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의학잡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MEJM>에 암세포 주위의 미세혈관의 수가 암의 예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논문이 실렸다. 그 논문에 의하면 유방암 환자의 암조직을 고배율의 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혈관이 100개 이상인 환자는 수술 후에 전부 사망했는데, 혈관이 33개 이하인 사람은 전부 살아남았다.
이 연구 결과는 혈관 신생이 일어난 부위의 증가된 미세혈관의 밀도가 유방암의 예후를 결정짓는 중요한 인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 결과를 보고 난 의사들은 암세포 주위에 혈관이 많은 환자는 이 혈관을 줄임으로써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여, 혈관 신생 억제 암 치료제를 이용한 임상시험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다.

현재 40여 종 이상의 많은 혈관 생성 억제 물질이 발견되었는데, 1999년 2월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여 종의 혈관 생성 억제 물질이 임상시험 중이며, 그 중 3개는 제3상 임상시험 중이어서 머지않아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①혈관 신생인자를 억제하는 물질

수라민 : 미국
오랫동안 편모충에 대한 구충제로 사용되었던 수라민(suramin)이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물질인 bFGF가 수용체에 결합하는 과정을 차단하여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고 밝혀진 후 몇몇 종양에 대하여 임상시험이 이루어졌다. 현재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항혈관 내벽 성장인자
VEGF(혈관 내벽 성장인자)는 암세포가 분비하는 혈관 신생인자로, 암 조직에서 새로운 혈관 생성에 관여하며 폐암(비소세포 폐암)에서 VEGF가 과발현된 경우 예후가 나쁘다.
샌프란시스코의 Genentech 회사는 VEGF에 대한 항체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암의 성장이 억제되었다고 하였다.
1998년 미국 임상암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 정기 학술대회에서 혈관 내벽 성장인자를 억제하는 물질(항혈관 내벽 성장인자)에 대한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가 대단히 좋다는 중간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은 이 약의 투여를 잘 견뎌내고 있으며 암을 위축시키거나 성장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연구 대상이 된 환자들은 25명이었는데 유방암, 신장암, 두경부암 등 여러 종류의 암 환자들이기 때문에 약품의 정확한 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발표자는 다음 단계의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약물 치료를 하다가 중단하면 암 혈관은 다시 성장할 것이고, 그러면 다시 치료할 수밖에 없지만 두 번째 치료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두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②단백 분해효소 억제제

단백 분해효소(matrix metalloproteinase, MMP)는 우리 체내에 존재하는 5대 단백 분해효소의 하나다. 아연(Zinc) 분자를 함유하고 있으며 세포외 기질을 녹여내는 기능이 있다. 이는 정상인에서 일어나는 상처 치유, 임신과 분만, 골 재생, 유방 퇴축과 같은 생리 작용에도 필요한 물질이다.
이러한 단백 분해효소의 기능을 억제하는 물질이 우리 체내의 세포 내에서 분비되는데 이것이 TIMP-1과 TIMP-2이다. 먼저 단백 분해효소인 MMP가 암의 성장과 전이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단백 분해효소는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데 참여하여 암이 성장하도록 만든다. 앞에서 새로운 혈관이 만들어지는 3단계 과정을 설명했는데, 그 중 2단계는 내피세포가 증식하고 이동하는 단계다. 내피세포가 증식하고 이동하기 위해서는 단백 분해효소가 모세혈관을 싸고 있는 세포외 기질을 녹여야 한다. 이 과정을 단백분해효소가 수행하여 내피세포의 이동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새로운 혈관을 만들도록 한다.

둘째, 단백 분해효소는 암이 전이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질이다. 우리 몸의 장기에는 기저막이 있어 암이 발생하더라도 암이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암세포는 단백 분해효소를 분비하여 기저막을 파괴함으로써 그곳을 통해 암세포가 혈관 내로 들어간 다음,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이동할 수 있다. 암세포는 혈관을 따라 이동하다 자기가 원하는 좋은 장기가 있으면 그곳에서 다시 혈관 기저막을 뚫고 빠져나와 그 장기에 뿌리를 내리고 증식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전이라고 하는데 암세포마다 전이가 잘 되는 장기가 있다. 이는 암세포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장기의 혈관 내피세포에 대해 친화성이 높은 물질을 암세포 표면에 갖고 있고, 또 특정 장기에서 생산되는 성장인자에 의해 암세포의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암세포가 전이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많은 생화학적 변화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암 발생 초기에는 전이 능력이 없다가 암이 진행되면서 일부 암세포에 여러 가지 유전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전이라는 암세포의 특성을 갖게 된다. 따라서 초기에는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고 시간이 경과하여 암세포 수가 증가한 후에 전이가 일어난다.

전이란 어느 장기에 생긴 암조직으로부터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주위 조직을 뚫고 혈관 속으로 파고들어가 혈액을 타고 이동하다 다시 혈관을 뚫고 자기가 원하는 장기에 도달하여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증식을 시작하는 것이다. 어느 한 장기에 국한된 암은 수술하여 메스로 도려내거나 방사선으로 태워 버리면 되지만, 이미 여기저기에 퍼진 암을 모두 없애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런 전이된 암세포로 인해 암이 재발하므로 근치가 어렵고, 암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암이 원발 장소에 있을 때보다 암세포가 퍼져 치명적인 장기에 전이될 경우에 흔하다. 암세포는 혈관 안팎으로 너무나 쉽게 들어왔다 나갈 수 있으므로, 혈관이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이미 전이하고 있는 것으로 가정해야 한다.

여기서 2가지 치료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암세포가 원발 장소에만 국한된 경우에 단백 분해효소(MMP)를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여 기저막의 파괴를 막음으로써 암세포가 기저막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 암세포는 죽이지 못하더라도 전이를 막음으로써 생명의 연장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이미 암세포가 기저막을 파괴하고 기저막 밖으로 빠져나와 전이를 일으켰다면, 혈관 신생 억제제를 써서 암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막아 주면 암이 더 이상 커지지 않으므로 암세포가 전이를 일으킨 상태라 하더라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처음에 단백 분해효소억제제(MMPI)는 단순히 암세포가 기저막을 통과하는 과정을 억제시키는 약제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혈관 생성을 막음으로써 암의 전이와 증식을 모두 억제함이 확인되어, 위 2가지 치료 전략을 만족하는 항암제로서 많은 의학자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단백 분해효소가 암의 성장과 전이에 꼭 필요한 물질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여러 제약회사에서 단백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약제를 합성하여 암을 치료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약제가 Marimastat와 Neovastat이다.

Marimastat
단백 분해효소 억제제는 1980년대 초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를 위해 연골의 파괴를 억제하는 약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최초로 합성되었다. 그러다 단백 분해효소가 암의 전이와 증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 단백 분해효소 억제제에 대한 연구가 암 치료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게 되었다.

단백 분해효소 억제제인 Marimastat는 British Biotech 회사에서 합성하였는데, 1996년부터 제3상 임상시험이 실제 암 환자(위암, 폐암, 뇌암, 췌장암, 유방암, 난소암)를 대상으로 시작되었다. 각각 300명씩 환자를 대상으로 한 폐암, 뇌암, 췌장암의 임상시험은 거의 끝나가고 있고 위암, 유방암, 난소암 등에 대해서도 상당히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가 기대된다.
또 Marimastat를 수술이 불가능한 암 환자에게 사용하여 혈액내 암 표지자의 변화 추이를 조사한 연구가 있었다. 대장암은 CEA, 췌장암은 CA 19-9, 난소암은 CA 125, 전립선암은 PSA를 암 표지자로 사용하였다. 환자들에게 28일간 경구 투여했는데, 그 결과 치료후에 혈중 암 표지자가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Marimastat는 인체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단백 분해효소를 모두 억제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심할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관절이나 근육에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대개는 환자가 견딜 만한 수준이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 약제를 중단하였다가 다시 투여할 수 있었다.

혈관 신생은 내피세포의 성장이 필수적이며 상처 치유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약제들이 상처 치유를 더디게 하거나 억제할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Marimastat는 상처 치유를 억제하지 않았으며, 환자가 갑자기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도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 Marimastat는 경구 투여제가 개발되어 장기 투여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항암제와 병용 투여시의 효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Neovastat
Neovastat(AE-941)는 상어의 연골에서 추출한 단백, 분해효소 억제제인데 액체 형태로 복용하게 만들어졌다. 캐나다 퀘벡주에 있는 Aeterna 임상연구소의 Marc Riviere 박사는 폐암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Neovastat를 투여하여 항암 효과에 대한 실험을 했으며, 때로는 항암제인 시스플라틴(Cisplatin)과 함께 썼을 때의 효과도 연구하였다. 그 결과 Neovastat가 암의 진행을 완화시켜 주고 항암제의 효과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부작용을 감소시킨다고 발표하였다.

중증의 폐암과 전립선암 환자에 대한 안전성 일차 임상시험에서 Neovastat는 심각한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의 전이암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과량의 Neovastat를 투여한 결과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으며, 또 암의 진행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폐암(비소세포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에 대한 Neovastat의 효능 시험이 진행 중이므로 머지않아 그 결과가 나오리라 본다.

③인체 내에 존재하는 혈관 신생 억제인자의 이용

정상적인 우리 인체 내에서는 불필요한 혈관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 혈관 신생 억제인자가 분비된다. 그 대표적인 물질이 안지오스타틴(angiostatin)과 엔도스타틴(endostatin)이다. 이 두 물질은 모두 주다 포크만 박사의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마이클 오릴리(Michael O'Reilly)박사가 처음 발견하였다. 안지오스타틴은 마이클 오릴리 박사가 폐암 세포(Lewis lung carcinoma cell)를 생쥐 피하에 주입하여 종양이 발생된 생쥐의 소변에서 발견했는데 나중에 그 구조를 보니 플라스미노겐(plasminogen)의 일부임이 밝혀졌다.

그후 그는 안지오스타틴보다 더 강력한 혈관 생성 억제물질로 18형 콜라겐(collagen 18)의 일부인 엔도스타틴을 발견하였다. 이 엔도스타틴을 종양을 가진 쥐에 투여한 결과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고, 거의 종양이 소실될 정도에서 약 투여를 중단하였더니 종양이 다시 자라기 시작하였다. 이때 같은 용량의 엔도스타틴을 재투여하였더니 종양이 다시 줄어들었다.

이러한 사실에서 기존의 항암제는 계속 사용하면 암세포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항암제가 듣지 않게 되나, 이 약제는 계속 사용해도 내성이 생기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제 임상에서 암의 항암화학요법(항암제 치료)시 실패의 주된 원인 중의 하나가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내성이었다.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한 후에 약물 투여를 중단하여도 쥐의 종괴는 더 이상 크지 않고 오랫동안 아주 작은 현미경적 병소로 존재하였으며, 실험 쥐들은 건강한 채로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이 약제들을 생산하기 위해서 미국 제약회사인 엔트래메드(Entremed)사와 브리스톨 마이어 스퀴브(Bristol-Meyers Squibb)사가 공동 투자하였다. 안지오스타틴과 엔도스타틴은 혈관생성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능력이 있으므로 차세대 항암제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④내피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 : TNP-470

1989년 주다 포크만 박사 실험실의 인그버(Ingber)박사는 혈관생성 억제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내피세포의 배양액이 곰팡이에 오염되었을 때 내피세포의 성장이 극적으로 억제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곰팡이가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 곰팡이는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를 조사해 보니, 항생제의 일종인 푸마질린(Fumagillin)이라는 물질이 있었다. 시험관 내에서 우연히 발견된 곰팡이에서 혈관 생성을 막는 물질을 찾아낸 것이다. 이것은 마치 영국의 플레밍이 빵의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를 우연히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

푸마질린은 1949년 Aspergillus fumigatus fresenius라는 곰팡이에서 분리해 낸 항생제로 1950년대에 아메바 치료에 쓰이다 워낙 독성이 심해 폐기되었던 약제인데, 다시 혈관 신생억제 암 치료제로 개발되게 되었다. 즉 주다 포크만 박사와 일본 Takeda 제약회사가 서로 제휴하여 푸마질린보다 혈관 신생 억제력은 강하면서 상대적으로 독성이 적은 푸마질린의 합성제제인 TNP-470을 개발하게 되었다.

TNP-470은 장기간 투여해도 환자들에게 별로 고통이 없었으며, 원발 장소에서 암의 증식과 혈관 생성을 억제할 뿐 아니라 암세포의 전이도 억제시킨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 제제는 혈관 신생 억제제로서 가장 연구가 많이 진행된 약제인데, 현재는 기존의 항암제와 병용 투여시의 효능에 대한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⑤기타 혈관 신생 억제제

탈리도마이드
부작용으로 인해 폐기되었던 기존의 약제 중 암세포를 죽이는 항암제의 기존 개념보다는 생물학적 활성을 억제하는 개념에서 항암제로 쓸 만한 약제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 중의 하나가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다.
1959년부터 1961년 사이에 독일을 비롯한 전 유럽에서 팔다리가 짧아지는 해표상지증(海豹狀肢症,phocomelia)이라고 하는 무지증, 단지증의 기형아가 원인 모르게 태어났다. 한 개원의의 주의 깊은 관찰과 노력으로 이들 기형아의 어머니들이 임신 1개월을 전후하여 입덧을 치료하기 위해 탈리도마이드라는 진정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철저한 역학 조사 끝에 탈리도마이드가 기형아 출생의 원인임이 밝혀졌다. 그 태어난 수가 독일에서만도 1만여 명이나 되었으며, 현재 생존자 수는 세계적으로 약 1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세기 의학사 중 최대 비극으로 간주되고 있다.

태아는 모세혈관이 왕성하게 만들어져야 팔다리가 정상적으로 발생되는데 탈리도마이드는 혈관을 만들지 못하게 하므로 임산부가 먹게 되면 팔다리가 짧아진 기형아를 낳게 된다. 이러한 탈리도마이드는 임신 때 쓰면 손과 발이 짧아지는 기형아를 만드는 부작용이 있으나, 환자가 임신만 하지 않는다면 혈관 생성 억제 효과가 있어 아무 부작용 없이 항암제로 쓸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최근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40년 전에 기형아 출산을 유발해 판매가 금지됐던 진정 수면제 탈리도마이드가 암 치료제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약제는 이미 약리학적 작용에 대한 연구가 다 되었기 때문에 굳이 그 약제의 독성을 조사하기 위해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이 약제의 항암 작용 기전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의학자들은 혈관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약제의 항암 작용 기전이 확실히 밝혀지고 항암 효과가 있다고 입증되면 바로 항암제로 사용할 수 있다.

근래 들어 의학자들은 탈리도마이드를 에이즈에서 유방암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환의 치료제로 연구하고 있으며, 1998년 FDA는 나병 치료에 이 약물을 승인한 바 있다. 최근에는 탈리도마이드가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 다발성 골수종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네오마이신
방선균의 배양액에서 얻어지는 항생물질

50년 전에 개발된 항생제인 네오마이신(Neomycin)은 애초부터 효능이 신통치 않았으며, 현재는 항생 연고 및 크림으로 한정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1998년 하버드대 의대에서는 네오미아신이 혈관 생성에 필수적인 한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암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동물 실험 초기 결과 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아주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으로는 네오마이신을 국소도포했을 때 피부발진 등 과민성 반응이 6~8% 정도 나타난다. 가장 중요한 독성작용은 신장애 및 신경성 난청이다. 이 부작용은 비경구적으로 다량 사용했을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이와 같은 투여방법은 사용하지 않는다.

뒤로월간암 200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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