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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로 지문이 사라지다
고정혁기자2009년 11월 12일 15:18 분입력   총 88158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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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로다 복용 부작용으로 피부 벗겨져 지문이 사라지다

암치료로 지문이 사라져버린 싱가포르 남성이 미국 공항에서 이민국 관리들에 의해 4시간 동안 억류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외국인이 미국에 입국할 때는 반드시 지문을 대조 확인해야 하는데 지문이 없어져 버려서 일어난 불상사이다. 이번 일로 인해 이 환자를 치료하는 암전문의는 젤로다(카페시타빈)를 복용 중인 다른 환자들이 미국을 방문하는 경우 담당의사의 편지를 지참하도록 당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환자는 62세 난 암환자로 친지들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으로 갔는데 이민국 관리들이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린 후 억류에서 풀려나서 입국이 허락되었다고 한다. 이 사건의 전말은 싱가포르 국립암센터의 암전문의인 엥후앗 탄이 <종양학 연보>란 잡지에 기고한 서신을 통해 밝혀졌다.

이 환자는 두경부암 환자로 전이되었지만 항암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의사들이 젤로다를 복용토록 했다고 한다. 그런데 젤로다는 여러 가지 유형의 암에 흔히 사용되는데 그 부작용 중 한 가지가 수족증후군이다. 손바닥과 발바닥에 만성 염증이 생겨 피가 나고 물집이 터져 피부가 벗겨져버리게 된다. 따라서 시간이 가면 결국 지문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오랫동안 복용해야 지문이 사라지는지 그 기간이 불확실하고 또 지문이 사라져도 환자가 이를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 입국하려다 지문 대조 확인으로 곤욕을 겪는 암환자들

어쨌든 이번에 봉변을 당한 환자의 경우 2005년 7월부터 젤로다를 복용했는데, 부작용이 가벼워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의사들은 저용량을 장기간 계속 복용하도록 했다고 한다. 젤로다를 3년 이상 복용한 후인 작년 12월에 미국의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한다.

항암제인 젤로다는 유방암과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가지 유형의 암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대사길항제의 일종으로 세포가 DNA를 만들고 수리하는 것을 차단한다. 암세포가 성장하고 증식하기 위해서는 DNA를 만들고 수리해야하는데 그걸 차단시켜버려서 암에 타격을 가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상적인 세포까지도 영향을 받아서 수족증후군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보안조치가 대폭 강화되면서, 미국 공항에서는 새로 비자를 신청하는 사람이 다른 이름으로 비자를 얻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문을 대조 확인하게 된다. 이런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블로그 사이트에는 지문이 사라져서 미국에 입국하려다 곤욕을 겪었다는 암환자들의 글이 실려 있다고 한다. 일단 젤로다를 복용하는 암환자들은 혹시 외국 특히 미국에 갈 일이 있으면 지문이 있는지 확인해보고 없다면 의사의 편지를 지참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건강식품인 MSM 같은 것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염증을 줄여주어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M. Wong et al., "Travel warning with capecitabine" Ann. Onc., Advance Access published on May 26, 2009; doi: doi:10.1093/annonc/mdp278

뒤로월간암 2009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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