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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상식 - 암치료제 비용 대비 효과 문제 있다.
고정혁기자2010년 01월 21일 18:30 분입력   총 88128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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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립암연구소 항암제의 효과와 비용의 상관관계 논하다
최근 미국 국립암연구소 잡지에 실린 논평에서 수명을 조금 더 연장하기 위해 값비싼 암 치료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미국에서는 심각한 윤리적인 딜레마가 되었고 이제는 암 의료계가 이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국립암연구소 산하 암연구센터의 의료종양학 분과의 포조박사와 미국 국립보건연구소 임상센터의 생명윤리학과의 그래디박사는 특정한 항암제의 생명연장 효과와 들어가는 비용에 관한 논란을 피하지 않고 정식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인 세투시맙(어비툭스)을 포함한 몇 가지 항암제의 비용과 효과의 상관관계를 논하고 있다. 이런 항암제들은 치료에 변화를 몰고 와서 미국 임상종양학회를 포함한 전문가 단체들이 새로운 치료 표준으로 채택한 것들이다. 이들은 세투시맙으로 치료받은 대장암환자의 전반적인 생존기간을 1.7개월 즉 51일 연장하는 것이 비용이나 부작용에 관계없이 과연 이득이 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어비툭스 1.2개월 수명연장에 일억 원 들어
이들의 설명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세투시맙으로 비소세포 폐암을 18주 동안 치료하면 수명이 1.2개월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비용은 평균 8만 달러(약 1억 원)가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니 만약 한 명의 비소세포 폐암환자의 수명을 1년 연장하려면 계산상으로는 80만 달러(약 십억 원)가 들어간다고 추산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계산해보면 매년 암으로 사망하는 55만 명의 미국인들의 수명을 1년만 연장하는데 매년 4,400억 달러가 필요한데 이는 미국 국립암연구소 1년 예상의 100배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렇게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명을 2달 미만밖에 연장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한차례 치료를 받는데 2만 달러 미만(약 2,4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방법만 골라서 그 효과를 검증해보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

이들은 인간 생명의 가치는 무한하지만 암 치료 비용의 폭등으로 더 이상 이 딜레마를 회피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같은 상황은 계속될 수가 없다. 우리는 우리가 추천하고 처방하는 검사와 치료의 누적 비용을 무시할 수가 없다. 학계나 의료계를 망라한 전문가 단체들이 앞장서서 이런 상황을 바꾸도록 해야만 한다. 지금부터 그런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항암제의 가격은 매우 비싸지만 효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은 그동안 언론에서도 누차 거론되고 지적된 사항이다. 경제적으로 개인이나 사회나 국가가 도저히 계속 부담을 질 수 없는 한계상황에 도달하게 되니 이제야 이런 소리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연구원이나 국립보건연구소의 연구원이라면 적어도 10년 전에 이런 점을 지적하고 거론하고 공론화했어야만 자기 직분을 다했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알고도 문제를 덮어버리고 질질 끌다가 이제 잘못하면 씨암탉까지 다 잡아먹을 상황이 되어서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보고 한심한 생각이 든다.

게다가 이들 두 사람은 아직도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등 생활습관을 바꾸어서 암을 예방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암 치료 관련 비용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가 있고 (2) 암이 생긴 경우에도 대체의학적인 방법을 활용하면 비용을 더 줄일 수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사학위를 딴 그 좋은 머리를 굴려서 기껏 내놓은 해결책이 수명을 2달 연장하는데 2만 달러 미만의 비용이 들도록 하자는 정도이니 한심하다.

8만 달러나 2만 달러나 병들고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장기적으로 국가나 사회나 개인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다. 공론화를 하든 안 하든 머지않아 미국사회는 엄청난 암 치료비를 감당할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런 논평을 보면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수준이 어떤지 충분히 짐작할 수가 있다.

참고로 최근에 미국 연방 예산분석가들이 조사해본 결과 항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잭은 20mg 100정에 미국의 소비자가격이 247달러 47센트인데 실제 원료가격은 0.11달러로 드러났다. 소비자가격이 원료가격의 약 2,250배가 된다. 항불안제인 자낙스는 미국에서 보통 소비자가격이 136달러 79센트인데 1mg 짜리 100정의 실제 원료 가격은 3센트가 되지 않는다. 소비자가격이 원료가격의 약 5,700배가 된다.

출처:
T. Fojo & C. Grady "How much is life worth? The $440 Billion Question" J Natl Cancer Inst, Advance Access published on June 29, 2009; doi: doi:10.1093/jnci/dj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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