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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기 - 췌장암 혈액형 유전자와 관련있다.
고정혁기자2010년 04월 19일 12:52 분입력   총 881541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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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WAS는 게놈 유전자 변이를 연구, 질병 예측과 맞춤의학 추구
미국 국립보건연구소(NIH)는 건강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유전자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게놈 전반의 상호관계 연구”(GWAS)를 정책의 일환으로 진척시키고 있다. GWAS란 개념은 인간의 전체적인 게놈에 있는 유전자 변이에 대한 모든 연구로, 관찰할 수 있는 특징 (혈압이나 체중 같은 것) 즉 어떤 질병이나 어떤 건강 상태의 유무와 유전자 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구로 규정하고 있다.

전체적인 게놈정보가 임상적인 자료 및 여타 다른 표현형질 자료와 결합되면 기본적인 생물학 과정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질병을 예측하고 환자를 더 잘 간호하고 궁극적으로는 환자 개개인에 맞는 “맞춤 의학”이란 약속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A, B, AB형은 O형에 비해 췌장암 걸릴 확률 높아
그런데 최근에 GWAS의 일환으로 연구해본 결과 ABO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9번 염색체의 일부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것이 밝혀졌는데, 그게 췌장암 발병 위험성과 관련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즉 유전자 변이로 혈액형이 A, B 혹은 AB형이 된 사람들은 혈액형이 O형인 사람들과 비교해서 췌장암에 걸릴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기존의 연구결과들과 일치한다. 이미 1950년대와 60년대에도 유사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그런 기존 연구에 의하면 혈액형이 A, B 혹은 AB형인 사람들이 위암과 췌장암에 걸릴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의 연구결과는 그런 기존 연구 결과에 유전적인 근거를 제시하게 된 셈이다.

**ABO 유전자 단백질이 세포 표면의 탄수화물 유형 결정
혈액형은 그 사람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ABO 유전자의 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즉, ABO 유전자가 생산하는 단백질이 적혈구와 췌장세포를 포함한 여타 다른 세포들의 표면에 있는 탄수화물(복합당)의 유형을 결정한다. A와 B형 유전자가 암호화한 단백질들은 세포 표면으로 각기 다른 탄수화물을 이동시켜 혈액형이 A와 B가 되는 것이다.

그 반면에 O형은 탄수화물을 이동시킬 수 없는 단백질만 암호화하기 때문에 O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췌장 종양에서 암호화되는 ABO 단백질들은 정상적인 췌장세포에 있는 단백질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에서 췌장암 발생 위험을 조장하는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게놈 전반의 상호관계 연구”(GWAS)를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진은 췌장암이 있는 사람들의 게놈과 췌장암이 없는 사람들의 게놈에 들어있는 “단일 뉴클레오티드 다형성”(SNP)이라 불리는 공통적인 변수들을 분석해보았다.

우선 1,896명의 췌장암환자와 1,939명의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SNP와 췌장암 간에 강한 연관성이 있는지 게놈을 이용해서 연구해보았다. 그 다음에는 추가로 2,457명의 췌장암 환자와 2,654명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그들의 게놈을 연구해서 추가로 검증까지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9번 염색체의 장완(긴팔)에 있는 몇 가지 SNP가 췌장암 발생 위험과 연관이 있고 또 그런 SNP가 ABO 유전자와도 관계가 있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하트지에 의하면 전문분야를 초월해서 14개 연구진들이 상호협력해서 연구한 결과 ABO 유전자가 췌장암 발생 위험에 미치는 잠재적인 역할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추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인해 앞으로 췌장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14개 대학의 연구센터들로 구성된 췌장암 코호트 컨소시엄(PanScan)에 의해 GWAS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메포민 복용 당뇨환자는 췌장암 위험 60% 줄어
엠디 앤더슨 암센터가 최근에 실시한 췌장암에 관한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인체가 인슐린을 보다 잘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약품인 메포민을 복용하는 당뇨환자가 메포민을 복용한 적이 없는 당뇨환자에 비해 췌장암이 생길 위험성이 62%나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슐린을 투여 받거나 혹은 인체가 인슐린을 더 많이 생산하도록 하는 약품을 투여 받은 당뇨환자들은 췌장암에 걸릴 위험성이 상당히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메포민을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다른 약품과 병용해서 사용한 당뇨환자들이 메포민을 사용하지 않은 환자들보다 췌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60%정도 줄어드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이전의 연구에서도 메포민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들이 암에 걸릴 위험성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메포민은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약품이다. 당뇨병 중 약 90%가 제2형으로 잘못된 식생활과 운동부족과 관련이 있다.

**인슐린, 인슐린 분비 증강제는 췌장암 위험 크게 높여
그런데 이번에 추가로 인슐린이나 인슐린 분비 증강제 사용이 췌장암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이 밝혀졌다. 인슐린 분비 증가제는 설포닐우레아계와 글리나이드계 약물 같은 약품들로 이런 약품은 췌장이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자극하거나 혹은 혈중 인슐린 수치를 높인다.

이번 연구에서 인슐린을 투여 받는 당뇨병 환자는 췌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거의 5배나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인슐린 분비 증강제를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그 가능성이 2.55배나 더 높은 것도 밝혀졌다. 그 이유는 인슐린이 세포성장을 촉진시키는데 그로 인해 암세포의 성장도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노피아벤티스 제약회사가 생산하는 인슐린 약품으로 인기 있는 제품인 란투스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이 약품 역시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에 엠디 앤더슨 암센터의 연구진은 900명이 넘는 췌장암환자와 350명의 당뇨병환자를 포함한 1,8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규모가 작아서 또 다른 인기 있는 치료제 유형인 인슐린 감작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밝혀낼 수 없었다고 한다. 인슐린 감작제는 티아졸리디네디온계 약물의 일종으로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사의 제품인 로시글리타존(아반디아)과 다케다제약의 피오타존(악토스) 같은 약품이 이에 속한다.

당뇨치료제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현재 수십 가지 약품이 판매되고 있다. 보통은 처음에 메포민이 처방되지만, 만약 혈당치가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설포닐우레아계 약물인 글리메피리드(아마릴)를 추가로 처방하게 된다. 미국 당뇨병협회는 메포민이 심장질환 위험성을 줄이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당뇨치료제로 메포민을 추천하고 있다.

혈액형은 타고나는 것이니 마음대로 할 수가 없지만 어떤 방법으로 어떤 약을 사용할지는 환자가 스스로 어느 정도 선택하고 결정할 수가 있다. 췌장암 발병 위험을 줄이려면 나쁜 생활습관을 버려야 할 것이다. 즉, 음식을 조심하고 적절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 부득이 약품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가격이 비싸고 인기가 있는 신약은 일단 조심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약물을 과신하다가는 오히려 화를 자초할 수가 있다.

출처:
1. National Cancer Institute, news release, Aug. 2, 2009
2. D. Li et al., "Antidiabetic Therapies Affect Risk of Pancreatic Cancer" Gastroenterology Volume 137, Issue 2, Pages 482-488 (August 2009)

뒤로월간암 2009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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