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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조기검진을 둘러싼 논란
고정혁기자2010년 12월 04일 16:33 분입력   총 88043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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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별 전문위원회 유방암 조기검진에 대한 새로운 권고안 발표
① 유방암 걸릴 위험 크지 않은 여성은 50세 전까지 검사 필요 없어
② 50세 이후로 2년에 한 번만 엑스선 검사받을 것

미국에는 “예방의료 특별 전문위원회”(USPSTF)라는 것이 있다. 1984년에 미국 공중보건청의 주선으로 처음 회합을 갖게 되었고, 1998년 이후에는 “건강관리 연구 품질청”(AHRQ)이란 정부기관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 전문위원회는 예방과 1차 진료에 관한 민간부문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적인 위원회로 조기검진, 지도 상담(카운슬링), 의약품 등을 포함한 광범한 임상 예방의료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를 검토해서 철저하고 공정한 평가를 내린다.
이 특별 전문위원회의 위원들은 1차 진료 임상의 즉 내과의사, 소아과의사, 가정의, 산부인과의사, 간호사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예방, 근거중심 의학 및 1차 치료 분야의 전문가들로 인정받고 있은 사람들이다.

이 전문위원회의 임무는 나이, 성별, 질병에 대한 위험 요인에 기초한 개별적인 의료 서비스의 혜택을 평가하고, 1차 의료진료에 어떤 예방의료를 포함해야 할지 또 어떤 인구집단에 예방의료를 제공해야 할지에 대해서 권고를 하고, 임상 예방의료에 필요한 연구 안건을 발굴해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증거에 근거한 실행 센터”(EPC)란 연구기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센터는 “건강관리 연구 품질청”과 맺은 계약에 따라 임상 예방에 관한 특정한 주제에 대한 증거를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서 예방의료 특별 전문위원회가 권고하게 된다.

어쨌든 이 특별 전문위원회는 미국 연방 과학자문 위원회의 일종인데 이 전문위원회가 유방암 조기검진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를 면밀히 살펴본 후 지난 11월16일 유방암 조기검진에 관한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게 유방암 검진에 과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인데 그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지금까지는 여성들은 40세가 되면 그때부터 매년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도록 권유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지 않은 여성들은 50세가 되기 전까지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

(2)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지 않은 여성들은 50세가 되면 앞으로는 2년에 1번씩만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으면 된다.

매년 검사가 도움보다 해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 나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근거는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서 분석해보니 40대 여성들이 매년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으면 도움이 되는 것보다 해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조기검진에서 거짓 양성으로 나오면 불안에 휩싸이고 추가적인 검사도 받아야 하고 심지어 불필요한 조직검사까지도 받을 수가 있어서 득보다 실이 더 큰 것으로 판단이 난 것이다.

어쨌든 유방암 조기검진 권고 내용을 축소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자 이해당사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 암협회는 미국에서는 유방암이 여전히 암사망 원인 중 2번째로 높기 때문에 자신들은 이 권고안을 무시하고, 40세가 되면 여성들은 매년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도록 계속 권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정부가 실제 환자들보다 컴퓨터 모델에 더 역점을 주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일부 단체나 전문가는 매년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지 않으면 유방종양을 발견할 수가 없어서 수많은 여성이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게 되는 것과 같다는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유방 엑스선검사가 유방암 유발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논쟁의 와중에 폭탄 같은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 내용은 유방 엑스선검사가 유방암을 유발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즉 북미 방사선학회 연례회의에서 네덜란드의 그로닝겐대학 의료센터의 역학 및 방사선의학과의 역학자인 와이데박사가 연례적인 유방 엑스선 검사로 인한 저용량 방사선 조사도 유방암에 유전적인 성향이나 가족력이 있는 여성들에게는 유방암 발생 위험을 상당히 증가시킨다는 새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그런데 유방암에 걸릴 위험성이 있는 여성들은 젊은 나이 즉 심지어 25살부터도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기 시작하도록 권유받고 있는데, 그런 여성들은 유방 엑스선 검사로 인해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와이데박사는 그런 여성들에게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하지만 젊은 나이에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아야 할지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또 저용량 방사선도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부연해서 설명하고 있다.

검사로 인한 저용량 방사선 노출이 암에 걸릴 위험성 높여
와이데박사와 동료 연구원들은 저용량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이 고위험군에 속하는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존에 발표된 연구결과들을 분석해보았다.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점이 밝혀졌다.

(1) 고위험군 여성으로 유방 엑스선 검사로 저용량 방사선에 노출된 여성들은 저용량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여성들보다 유방암 발병 위험성이 1.5배나 더 높다.

(2) 고위험군 여성으로 20세 이전에 저용량 방사선에 노출되었거나 혹은 저용량 방사선에 5번 이상 노출된 여성들은 저용량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은 여성들보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2.5배 더 높다.

(3) 결론은 유방암에 대한 유전적인 소인이나 가족력이 있는 젊은 여성이 유방 엑스선 검사를 이용해서 초기에 종양을 발견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그런 이점은 방사선으로 인해 유발되는 암에 걸릴 잠재적인 위험성과 상쇄되어버린다.

그런데 이런 연구결과는 보통 때 같았으면 주류언론에서는 보도조차 잘 하지 않는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연구결과가 2009년 2월에도 미국 국립암연구소 잡지에 발표되었다. 즉 유방 엑스선 검사가 유방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여러 건이나 발표되었지만 언론이 제대로 보도조차하지 하지 않아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다.

2009년 2월에 발표된 연구는 존스 홉킨스대학에서 실시한 것으로 연례적인 유방 엑스선 검사가 유전자에 이상이 있어서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심한 가족력이 있는 여성들에게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노르웨이, 2년 1회 유방암 검사 후 유방암 발생률 증가

게다가 작년 11월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노르웨이의 4개 군에서 여성들이 2년에 1번씩 유방 엑스선 검사를 받기 시작한 이후로 유방암 발생률이 상당히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연구의 배경정보에 의하면 유럽 전역에 유방 엑스선 검사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과 유방암 발생 증가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의 연구로 놀라운 점이 밝혀졌다.

(1) 유방암 발생이 증가한 것은 유방암이 더 많이 발견되어서가 아니다. 그 이유는 정기적으로 유방암 엑스선 검사를 6년 동안 매년 받은 여성들과 6년 동안 단 1번만 검사를 받은 동일 연령대의 여성들을 비교해보니 전자가 후자보다 암 발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2) 노르웨이의 연구진은 유방 엑스선 검사로 발견된 암 중 일부는 유방 엑스선 검사로 발견해서 치료하지 않았더라도 자연적으로 (6년이란 기간에) 스스로 사라졌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일부 침습성 유방암도 (들쑤시지 말고) 차라리 그냥 두었더라면 인체의 면역체계에 의해 자연적으로 치료되어 사라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결국, 유방암을 조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박약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게다가 무분별한 유방 엑스선 검사가 오히려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를 끼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결론이 난 것이다.

미국의 <예방의료 특별 전문위원회>는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로 독립적으로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이고 공정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생각된다.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나 사람들의 주장은 객관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이번에 새로 발표된 유방암 조기검진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1) R. P. Harris et al., "Current methods of the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a review of the process" Am J Prev Med 2001;20(suppl 3):21-35.

(2) Annual Meeting of the 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RSNA) 2009.

(3) A. B. de Gonzalez et al., "Estimated Risk of Radiation-Induced Breast Cancer From Mammographic Screening for Young BRCA Mutation Carriers"J Natl Cancer Inst, 4 February 2009; 101: 205 - 209.

(4) P. Zahl et al., "The Natural History of Invasive Breast Cancers Detected by Screening Mammography" Arch Intern Med. 2008;168(21):2311-2316.

유방암의 종류
유방암은 암 중에서도 가장 다양한 종류를 나타내는 암 중 하나이다. 약 15가지 이상의 많은 종류의 유방암이 있다. 유방암은 발생부위에 따라 유관과 유엽의 상피에서 생기는 암과 기질에서 생기는 암으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유관과 유엽에서 생긴 암이 대부분이고 기질에서 생긴 암은 드물다.
성인 여성의 유방은 유두를 중심으로 유선 15~20개가 방사상으로 나열되어 있으며, 각각의 유선은 소엽으로 나뉘고 소엽은 유관이라고 불리는 관으로 연결된다. 유방암의 약 91%는 바로 이 유관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유관과 유엽에서 생긴 암은 암세포의 침윤 정도에 따라 침윤성 유방암과 비침윤성 유방암(상피내암)으로 나뉜다. 침윤성 유방암은 유관이나 소엽의 기저막을 침입한 암으로 비침윤성 유방암보다 진행한 상태이므로 더 나쁜 예후를 보이게 되고, 비침윤성 유방암은 자신의 구역 내에 한정되어 있는 아주 초기의 암이라 할 수 있다.

침윤성 유방암은 유관을 이루는 세포에서 기원한 암으로 암이 유관의 기저막을 침범한 경우이다. 전체 유방암의 약 75~85%를 차지하는 가장 대표적인 유방암이다.
침윤성 소엽암은 소엽을 이루는 세포에서 기원한 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약 5~10%를 차지한다.
유관 상피내암(비침윤성)은 유관의 기저막을 침범하지 않은 0기암이라고도 한다. 침윤성 유방암보다 훨씬 예후가 좋지만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성장할 경우 침윤성 유관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소엽 상피내암(비침윤성)은 소엽을 이루는 세포에서 생긴 암으로 소엽의 기저막을 침범하지 않은 0기암이다. 유관 상피내암에 비해 젊은 연령층에 흔하다.
남성 유방암은 여성 유방암의 약 1% 이하로 침윤성 유관암이 가장 흔하다.
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유방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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