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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검사로 폐암을 예측할 수 있다
고정혁기자2011년 02월 08일 12:29 분입력   총 880878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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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 장비를 개발하는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단층촬영기술과 컴퓨터를 활용해서 강력한 엑스레이로 신체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CT 즉 컴퓨터 단층촬영 스캐너가 개발되었다. 최초로 상업화된 CT 스캐너는 1967년 영국에서 개발되었고 그 후 미국에서도 유사한 장비가 독자적으로 개발되었는데, 그런 장비를 개발한 영국의 하운스필드와 미국의 코맥은 1979년에 노벨의학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그런데 암을 검사하는 장비가 너무 빠르게 발전을 한 것이 오히려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즉 고도로 발전한 장비인 CT 스캐너로 검사하면 종양이 아닌 것까지도 모두 드러나 버리는데 그런 것까지도 암인지 아닌지를 밝혀내기 위해 위험한 조직검사까지 하는 경우가 흔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흔히 우연하게 발견되는 결절들은 애매모호해서 의사들이 어떻게 판단하고 처리해야 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지침)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도 그런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그로 인해 의사는 의사대로 환자는 환자대로 혼란을 겪고 있다.

적절한 가이드라인은 반드시 필요하고 따라서 근년에 그런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려는 광범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에 폐암 검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즉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연구진은 폐검사에서 발견된 크기가 작거나 혹은 성장속도가 느린 결절은 2년 안으로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들 연구진은 흡연이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현재 흡연 중이거나 혹은 과거에 흡연 경험이 있는 자원자 7,557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보았다. CT로 검사해서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결절(작은 혹)이 보이면 모두 그 크기를 측정했다. 결절의 폭이 9.7밀리미터 이상이거나 혹은 크기는 4.6밀리미터이지만 400일마다 2배 이상 커질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결절을 가지고 있는 196명은 재검사를 해보았다. 재검사 결과 이들 중 70명이 폐암에 걸린 것으로 드러났고 몇 년 후 추가로 10명이 또 폐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7,361명은 검진을 받은 기간에 모두 암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 후 이들 중에서는 20명만 암에 걸리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처음 검사를 한 후 1년 뒤에 2차 검사를 해보았는데 자원자 중 1.8%만 큰 결절이 있거나 혹은 빠른 속도로 커지는 결절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추가 검사를 해보니 이런 사람들은 반수 이상이 폐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결과를 요약하면 처음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온 경우 1년 안에 폐암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은 1,000분의 1이고, 2년 안에 폐암으로 진단받을 가능성은 1,000분의 3이라는 말이 된다. 즉 폐암 조기검진에서 음성으로 나오면 그 후 폐암이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이 되고 따라서 추가적인 검사는 대부분의 경우 불필요한 것으로 볼 수가 있다.

아직도 폐에 결절이 있는 경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도움이 되는 가이드라인이 없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의사들이 폐암 검사를 추가로 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 병변이 발견되었을 때 불필요하고 해가 될 수 있는 추가적인 검사를 피할 수 있게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조기 검사 프로그램이 폐암 사망률을 장기적으로 25%로 줄일 수 있을는지를 연구하는 NELSON이란 대규모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의 최종 연구결과는 2015년에 발표될 예정인데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이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을 실시되었다.

검사장비가 날로 발전하면서 과잉검사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객관적인 연구결과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있어야만 한다. 그런 가이드라인이 없는 경우 무분별한 검사로 환자들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사 과잉검사라 할지라도, 검사를 많이 해서 암인지 아닌지를 확실하게 밝히는 것이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의 생각이 옳을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또 다른 연구에서 찾을 수가 있다.

위스콘신대학에서 연구해본 결과 CT를 한번 찍으면 흉부 엑스레이를 찍는 것보다 100백나 더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정도로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면 당연히 건강에 해롭고, 심지어 암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즉 복부나 골반에 문제가 있어서 CT 검사를 받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보니 흔히 불필요한 검사를 많이 받게 되고 그로 인해 지나치게 많은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북미 방사선의학협회의 연례회의에서 발표되었다.

CT 검사를 하는 경우 영상을 뚜렷하게 하려고 화학물질인 조영제를 정맥으로 주입한 후 영상을 찍게 된다. 한 번 이상 찍는 것이 때로는 도움이 되지만, 많은 경우 의사들이 불필요하게 많은 영상을 요구하게 된다. 게다가 의사들은 많은 경우 환자에게 조사하는 방사선의 양을 평가할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의사들은 가능한 한 최소량의 방사선을 사용하면서 검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런 원칙을 따르는 의사들은 적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의사인 힌쇼는 그런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CT 준칙은 환자의 특정한 상태에 따라 환자 개개인에게 맞추어 검사해야 하도록 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모든 환자를 똑같이 일률적으로 취급하고, 그 결과 환자가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CT 검사를 받도록 처방이 내려지면 환자는 그와 관련된 위험성에 대해 의사에게 반드시 물어보도록 조언하고 있다. 또 몇 번이나 영상을 찍어야 하는지도 미리 확인하고 영상을 찍는 횟수를 줄일 수 있는지도 확인해보아야 한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지금까지 CT 검사 처방을 내리는 의사들조차도 CT를 한번 찍는데 흉부 엑스레이보다 방사선 조사량이 100배나 더 높은 것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완전히 방사선으로 목욕을 하는 것과 같으니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CT 검사를 최대로 피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1) R. J. van Klaveren et al., “Management of Lung Nodules Detected by Volume CT Scanning” N Engl J Med 361(23):2221-2229,
(2) Annual Meeting of the 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RSNA)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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