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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이 생기는 메커니즘
고정혁기자2011년 03월 10일 15:25 분입력   총 879463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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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딩”, 혈소판이 납작하게 퍼져 서로 달라붙는 첫 단계
시카고의 일리노이대학 의과대학의 연구진은 세포가 인체 내의 표면에 달라붙을 때는 납작하게 퍼지는 방법을 발견했다. 이와 같이 달라붙는 것은 혈전형성, 면역방어, 상처치유, 암세포 전이를 포함한 많은 중요한 과정의 첫 번째 단계가 된다.

이들 연구진은 혈액 내에서 어떻게 혈소판이 혈전을 만들게 되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해보았다. 혈관 내에 혈전이 생기면 심장마비와 뇌졸중이 생길 수가 있어서 위험하다. 그런데 혈전이 형성되려면 혈소판들이 납작하게 퍼지면서 상처를 밀봉하고 서로 달라붙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스프레딩”이라고 부른다. 스프레딩은 많은 세포과정의 첫 번째 단계라고 한다.

세포들이 이동하려면 우선 (세포들을 지지하는 섬유질로 구성된 지지대인) 세포외 기질에 달라붙어 퍼져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세포가 기어서 이동할 수가 있게 된다. 이는 면역세포가 상처를 향해 이동하거나 암세포가 인접한 조직을 침입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세포외 기질에 달라붙는 것은 인테그린이라 불리는 세포수용체가 조절한다. 그런데 연구진은 인테그린이 퍼지도록 신호를 보내는 메커니즘을 발견해냈다.

(1) 인테그린 분자는 세포막에 걸쳐 있는데 그 일부는 세포 속에 있고 다른 일부는 세포 밖에 있다.

(2) 세포 밖에 있는 인테그린 분자의 일부가 기질에 달라붙으면 세포 신호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일종인 G 단백질을 통해 세포 내부로 신호를 보낸다. 지금까지는 G 단백질이 인테그린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

(3) 연구진은 세포 밖에 있는 인테그린 분자의 일부가 기질에 달라붙으면 G 단백질의 일종인 G-alpha-13이 세포 내에 있는 인테그린 분자의 일부에 달라붙는 것을 발견했다.

(4) 이렇게 달라붙은 G-alpha-13 단백질이 보통 때는 세포가 둥근 구형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RhoA라 불리는 분자를 억제한다.

(5) RhoA가 G-alpha-13에 의해 억제가 되면 둥근 세포가 납작하게 퍼지면서 기질 위에 퍼질 수가 있게 된다.

스프레딩의 일차적인 단계에 관련되는 이런 요인들은 사실상 모든 세포에 공통적이다. 따라서 이들 연구진은 이런 메커니즘이 보편적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연구진은 이런 근본적인 과정을 이해하게 되면서 혈전증, 뇌졸중, 심장마비를 치료하는 새로운 약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또 암세포가 전이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약품까지 개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암환자 혈전 가능성 높아, 햇볕과 운동, 물과 양파, 마늘 활용
인체는 오묘해서 혈전이 생기는 과정도 알고 보니 교묘하다. 그런 교묘한 메커니즘을 무력화시키는 약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거의 모든 약품이 그러하듯이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고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은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또 혈전은 때로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한다.

햇볕을 쬐면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에 암환자들은 햇볕을 쬐고 운동을 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마늘이나 양파 같은 식품을 활용해서 혈전이 생길 가능성을 줄이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출처:
H. Gong et al., "G Protein Subunit G13 Binds to Integrin IIbβ3 and Mediates Integrin "Outside-In" Signaling" Science 15 January 2010: Vol. 327. no. 5963, pp. 34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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