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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 2차 의견 구하기 어렵다
고정혁기자2011년 03월 28일 13:23 분입력   총 87908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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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의견” 덕에 오진으로 인한 유방암 대수술 피하다

캐나다에서 생긴 일이다. 암환자들은 흔히 다른 의사의 진단도 받아보라는 말을 듣지만, 막상 “2차 의견”을 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온타리오주 윈저의 지니 힐리스란 여성은 “2차 의견”을 구한 덕분에 걸리지도 않은 유방암 대수술을 간신히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1995년 11월16일에 작성된 힐리스의 유방 멍울에 관한 병리보고서에는 악성종양의 증거가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하루 위에 동일한 병리의사가 작성한 2차 보고서에는 유방암으로 기록되어있다.

담당의사인 하트웰은 힐리스에게 이 나쁜 소식을 전하면서 암이 왼쪽 림프절로 퍼졌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다음 주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힐리스는 “2차 의견”을 요구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밝혔지만, 하트웰은 그 요구를 거절하고 악성이 확실하기 때문에 “2차 의견” 같은 것은 불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하트웰이 “2차 의견”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의사인 힐리스의 여자 형제가 다른 병리의사를 구해서 재차 살펴보도록 했는데 이 병리의사는 유방절제술을 받지 말도록 조언했다. 이렇게 되어 힐리스는 불필요한 수술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암 진단 불확실하면 “2차 의견” 요구해야
문제가 불거지자 온타리오 주정부는 금년 3월1일 3명의 의사를 선임해서 하트웰이 근무한 병원을 포함한 3군데 병원의 병리보고 절차를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오진을 한 하트웰은 근무하던 병원에서 사직했지만, 힐리스는 환자들이 암 진단이 불확실하면 “2차 의견”을 요구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다.

캐나다 암협회의 암정보 부서는 전국에 4개의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콜센터는 하루에 최고 250건의 전화를 받고 상담에 응해준다. 때로는 “2차 의견”을 요구하는 것이 괜찮은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전화로 문의하는 경우도 있다.

암정보 부서의 책임자인 추카는 “2차 의견”을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고 우리는 상담을 통해 환자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전문의와 그런 대화를 나누기 싫으면 가정의에게 이야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캐나다 의학협회는 의사들은 환자들의 그런 요구가 합당하면 그 요구를 존중해주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대부분의 내과 의사들과 외과 의사들도 환자가 “2차 의견”을 구하는 것을 원한다면 대체로 그런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암은 유형이 200가지나 되고 일부 암은 다른 암들보다 선택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 더 많다고 추카는 밝히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암정보 부서에 전화를 하면 다른 치료방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또 진단이나 치료에 관한 “2차 의견”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도 얻을 수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환자 지원단체인 노바스코샤 시민건강 가료 네트워크의 뷰오트에 의하면 “2차 의견”을 구하는 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고 한다.

“2차 의견” 원해도 능력 있는 전문의 부족해
그는 “2차 의견”을 구하는 문제는 따지고 보면 공급의 문제로 실제로 “2차 의견”을 줄만한 능력이 있는 전문의들이 있는지 여부의 문제라고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예약을 하고 기다려야 하고 전문의도 부족해서 “2차 의견”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캐나다는 의료제도가 우리나라와 달라서 “2차 의견”도 담당의사가 허락해야 다른 의사한테 가서 구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든지 원하면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아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얼마나 많은 암환자들이 “2차 의견”을 구하는지는 통계자료가 없어서 알 수가 없다.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로 암이란 진단과 동시에 빨리 수술을 받도록 압박을 받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차 의견”이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CBC News, March 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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