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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DNA 암성장 촉진한다
고정혁기자2011년 04월 13일 09:26 분입력   총 878910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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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리즈대학, 독일의 샤리테대학 의대와 막스 델브뤽 분자의학 센터의 과학자들은 암 성장을 촉진하는 새로운 요인을 찾아냈다. 이들 과학자들은 “쓰레기 DNA”가 호지킨스 림프종의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로 장형반복말단(LTRs)이라 불리는 3조각의 “쓰레기 DNA”가 다른 유형의 암에서도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의심받게 되었다.

영국과 독일의 공동연구진은 이들 “쓰레기 DNA”가 활성화되어 암 성장을 촉진하는 과정을 발견해냈다. 연구에 참여한 리즈대학의 보니퍼 교수는 호지킨스 림프종에서 그런 메커니즘을 밝혀냈는데 다른 유형의 혈액암에도 동일한 메커니즘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형반복말단(LTRs)이란 일종의 “쓰레기 DNA”로 수백만 년의 진화과정에 인간의 게놈에 축적된 유전물질이다. 장형반복말단은 바이러스에서 연유하고 잠재적으로 유해하지만, 자궁에서 태아가 생기면 비활성화가 된다. 그런데 이런 비활성화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장형반복말단이 암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동물연구 결과를 통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연구로 이런 “불량한” 활성 장형반복말단이 암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입증되었다.

(1) 항체를 생산하는 B세포인 백혈구에서 연유하는 (호지킨스 림프종의) 암세포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해보았다. 암세포의 유형은 호지킨/리드 스타인버그 세포로 이 암세포를 가지고 연구를 해보았다.

(2) 이런 유형의 림프종 세포는 보통 다른 B세포의 성장을 좌지우지하는 “성장인자 수용체”를 항상 가지고 있지는 않다.

(3) 연구결과 림프종 세포의 성장이 보통 다른 면역세포의 성장을 조절하는 수용체에 달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런 수용체는 B세포에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다.

(4) 이 경우에는 호지킨/리드 스타인버그 세포들이 일부 “쓰레기 DNA”를 활성화시켜 자신들이 이용하기 위해 이 수용체를 “납치”했다. 실제로 림프종 세포들이 게놈의 도처에 있는 장형반복말단을 수백 개나 활성화시켰다.

(5) 호지킨/리드 스타인버그 세포들만 이런 방법을 이용해서 세포성장 장치를 무력화시켜버리는 것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동일한 장형반복말단들이 또 다른 유형의 림프종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에서도 동일한 성장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증거를 발견했다.

영국과 독일의 공동연구진은 장형반복말단들이 이렇게 광범하게 활성화되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하게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종양성장과 관련된 다른 유전자들을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림프종 세포의 염색체의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염색체의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면 호지킨/리드 스타인버그 세포에 시간이 가면서 많은 유전자 이상이 생기고 갈수록 더 악성이 된다.

이번 연구결과로 앞으로는 “쓰레기 DNA”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우리 몸의 세포핵에 쓰레기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수백만 년의 세월동안 인간의 게놈에 축적된 유전물질이라면 그런 DNA도 분명히 무언가 존재하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일부 “쓰레기 DNA”가 암 성장을 촉진한다면 또 다른 “쓰레기 DNA”는 암 성장을 억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출처: B. Lamprecht et al., "Derepression of an endogenous long terminal repeat activates the CSF1R proto-oncogene in human lymphoma" Nat Med (02 May 2010) doi:10.1038/nm.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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