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사
-> 특집기사
유향(乳香)이 암 치료제가 될 수 있다
고정혁기자2011년 04월 18일 16:22 분입력   총 884516명 방문
AD

오만의 유향목에서 뽑아낸 수액, ‘유향’
성경에는 동방의 현자들이 아기 예수에게 황금, 유향, 몰약을 선물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 3가지는 당시에는 매우 귀한 물건들이었다. 실제로 유향은 과거에는 무게로 따져 황금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 값비싼 물건이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결과 유향이 암을 완치시킬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밝혀졌다.

영국의 BBC 방송 기자인 제레미 하웰은 유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정말로 항암성질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오만의 수도인 무스카트에서 남쪽으로 자동차로 11시간 동안 사막을 가로질러가서 “유향의 땅”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유향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를 기사로 보도했다.

(1) 유향은 오만의 도파르 지역에서 자라는 유향목이란 나무에서 뽑아낸 수액이다. 기후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비가 많아서 유향목의 서식에 적합해서 그 지역의 모든 곳에 유향목이 야생으로 자라고 있다.

(2) 현지 안내자의 말로는 유향이 기원전 7000년 전부터 이용되고 판매되었다고 한다. 유향목의 나무 수피를 약간 잘라 첫 번째 수액을 뽑아내어 불순물을 제거한 후, 2~3주 뒤에 다시 순수한 수액을 뽑아내어 유향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이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다고 한다.

(3) 최종 생산물은 황색이나 초록색, 갈색이나 혹은 심지어 검은색 같은 여러 가지 색깔을 띄우고 있다. 낙타로 이집트까지 운반한 후 그곳에서 유럽으로 보내졌다. 고대항구인 숨하란에서 페르시아, 인도, 중국으로도 보내졌다.

로마제국이 유향 무역을 탐해서 기원전 1세기에 시저가 유향의 본산지를 찾아 생산을 장악하기 위해 1만 명의 군대를 파견했지만, 예멘에서 진군한 로마군대는 사막의 열기와 황량함을 견디지 못하고 퇴각해버렸다고 한다.

일부 종교적인 의식에서 유향을 태워 신에게 공물로 바치는데, 예수에게 선물로 유향을 바친 이유도 이런 점과 관련해서 이해할 수 있다. 즉 황금은 임금에게, 유향은 신에게 바치는 공물이고 물약은 사망 후 예수의 몸을 방부 처리하기 위한 것이었다.

300년 전에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통하는 해로를 장악하기 위해 포르투갈과 오만이 싸우게 되면서 오만의 유향 무역은 쇠퇴하게 되었다. 지금은 오만의 유향은 거의 수출이 되지 않는다. 로마 가톨릭교회와 같은 대량 구매자가 가격이 싼 소말리아산을 구입하고 또 오만에서 생산되는 양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몇십 년 전에는 20가구가 유향을 채취했지만,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정부기관이나 석유회사에 취직하기 때문에 3명만 유향을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유향 속 항암성분, 암 전이 막아
그런데 최근에 과학자들이 연구해보니 오만의 유향에 암의 전이를 막아주는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다.

(1) 면역학자인 마흐무드 수하일에 의하면 유향이 암세포가 망가뜨린 DNA 암호를 복원시켜 정확한 암호를 세포에 재입력시킨다고 한다. 또 암세포의 핵을 세포질로부터 효과적으로 분리해 내버리기 때문에 암세포가 증식할 수가 없고 망가진 DNA 암호도 복제할 수가 없게 된다고 한다. 게다가 유향은 악성세포만 공격하고 건강한 세포는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암치료 방법에 혁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 현재 과학자들이 유향 속에 들어있는 항암물질을 추출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그 물질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기 위해 실험하고 있다.

(3) 수하일 박사는 오클라호마대학의 의과학자들과 제휴해서 유향 속에 들어있는 놀라운 항암물질을 분리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유향에 함유된 일부 성분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유향을 그대로 복용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4) 수하일 박사는 자신의 실험실에서 유향의 정유를 추출하고 그런 후 이 정유에서 유향산과 같은 구성성분들을 분리해내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유향산이 핵심적인 물질로 생각하고 있지만, 수하일 박사는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 백단향 정유와 같은 많은 정유 속에 유향산이 들어 있지만 그런 정유는 암세포에 유향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향 정유 속에는 17가지의 활성물질이 들어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효과를 확인하면서 항암물질을 찾아내는 실험을 하고 있다.

유향의 항암성분을 찾아서 분리해내더라도 항암제로 개발해서 실제로 암을 치료하는데 이용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자연에는 항암성질을 가진 식물들이 널려 있다. 유향도 그런 식물 중 한 가지로 생각된다.

출처: BBC News, 9 February 2010

뒤로월간암 2010년 6월호
추천 컨텐츠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