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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람 잡는 과잉검사
고정혁기자2011년 04월 20일 17:32 분입력   총 878254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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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검사 25%, 전립선암 검사 60%, 폐암 진단 50% 과잉 진료 가능성

물 건너 미국에서는 병원의 과잉검사와 오진으로 폐해가 큰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결과 엄청난 암 과잉진단으로 불필요한 치료와 고통을 유발하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한 2명의 미국 의사는 암 과잉진단을 인지하고 계량화하고 다룰 수 있는 임상 및 연구 전략을 개발해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대응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런데 도대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서 이런 연구결과까지 나오게 된 것일까? 버몬트의 보훈병원 의사인 웰치와 다트머스-히치콕 의료센터의 의사인 블랙이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점을 발견했다.

(1) 유방엑스선 검사로 유방암을 발견하는 경우 약 25%가 과잉진단일 가능성이 있다.
(2) 전립선 특이항원(PSA)검사로 전립선을 발견한 경우 약 60%가 과잉진단일 가능성이 있다.
(3) 흉부 X선 검사와 타액검사로 폐암을 검진하는 경우 폐암 진단의 약 50%가 과잉진단인 것으로 추정된다.
(4) CT 대장 조영술로 검사하는 경우 흔히 대장밖에 있는 이상을 발견하게 되고, 그 결과 더 많은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게 되고 또 대장암이란 과잉진단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과잉진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연구진은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 환자들에게 조기검진의 이점과 위험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한다.
(2) 조기검사 결과를 보고 이상이 있어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는 기준을 높인다. 부분적이지만 이런 일이 이미 실제로 실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CT로 검사하는 경우 폐에 작은 결절이 발견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지금은 의사들이 이런 결절을 무시해버리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암연구소 잡지를 통해 발표되었다. 이 논문에 대한 논평에서 샌프란시스코 소재 캘리포니아대학 병원 의사인 에서만과 텍사스대학 보건학센터의 톰슨 박사는 암 과잉진단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암 분야에서 필요한 일은 암 사망과 암 진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사들과 과학자들이 힘을 합쳐야 하고, 진단과 관리를 쇄신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과잉진단 문제는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이다. 검사를 해서 암이란 진단을 받고 치료까지 받았는데, 알고 보니 전혀 생명에 지장이 없는데도 검사결과를 잘못 해석해서 암이란 진단이 내려졌다면 생사람을 잡는 것과 같은 일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검사가 100% 정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오차와 그로 인한 오진은 용납될 수 있지만, 그런 경우가 드문 것이 아니라 빈번하다면 이는 납득하기 힘들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현대의학이 암 조기검진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남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을 받을 소지가 생길 수도 있다.

출처:
(1) H. G. Welch & W. C. Black “Overdiagnosis in Cancer” J Natl Cancer Inst, 5 May 2010; 102: 605 - 613.
(2) L. Esserman & I. Thompson “Solving the Overdiagnosis Dilemma” J. Natl. Cancer Inst. 2010 102: 582-583.

뒤로월간암 201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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