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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치료방법 재검토해야 하나
고정혁기자2011년 04월 20일 17:34 분입력   총 879707명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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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대장암 항암제 어비툭스가 초기 대장암에는 듣지 않는다

표준 치료방법에 항암제인 어비툭스(세투시맙)를 추가하면 진행성 대장암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장암 초기 환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고, 이런 난감한 문제로 의사들이 항암제에 대한 일부 기본적인 가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표준 치료방법에 어비툭스를 추가하는 것이 대장암 초기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를 연구해본 임상실험에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서, 임상실험이 2009년 12월 조기에 중단되었다. 이 임상실험 결과를 지난 6월 초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 임상종양학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한 메이요 클리닉의 알버츠 박사는 이 임상실험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 이유는 대장암이 말기와 초기가 다를 수가 있는 점을 암시하기 때문이고 왜 어비툭스가 효과가 없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이 대장암 초기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후 이번에는 어비툭스도 대장암 초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2가지 항암제는 진행성 대장암 환자를 치료하는 약품으로 승인이 되었고 따라서 대장암 초기에도 당연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임상실험 결과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1) 어비툭스와 아바스틴은 바이오의약품이다. 어비툭스는 일종의 단클론항체로 (많은 유형의 암세포들에서 지나치게 활동적인 유전자인)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EGFR)를 차단해서 암 치료효과를 발휘한다. 이와 달리 아바스틴은 종양에 혈액을 공급하는 것을 방해해서 암 치료효과를 발휘한다.

(2) 어비툭스는 환자의 60~65%에게만 효과가 있다. 즉 종양에 정상적인 KRAS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만 효과를 보게 된다. 참고로 KRAS 유전자는 EGFR로부터 암에게 성장신호를 보내는 유전자이다.

(3) 오래전부터 의사들은 항암제가 진행성 암에 효과가 있으면 초기 암에도 당연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종양에 정상적인 KRAS 유전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장암 초기 환자들에게는 어비툭스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4) 이런 임상실험 결과 바이오의약품이 대장암 초기 환자를 치료하는데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의문이 생기게 되었다. 즉 항암제에 대한 기존의 가정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어비툭스와 아바스틴은 진행성 대장암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대장암 초기에도 당연히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임상실험 결과 이 2가지 항암제가 예상과 달리 대장암 초기에는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실험결과로 기존의 가정이 사실상 무너지면서 새로운 치료방법에 대한 재고와 성찰이 필요하게 되었다.

전이된 유방암, 원발 부위 암과 종양적 특징이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에 흥미 있는 또 다른 연구결과가 나왔다. 즉 유방암이 전이가 되는 경우 간에 전이되어 생긴 종양은 원발 부위의 종양과 그 생물학적 특징이 때로는 서로 다른 점이 밝혀진 것이다. 이런 연구결과로 앞으로 전이암을 치료하는 방법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방암을 치료하는 경우 3가지 핵심적인 생물학적 표지자를 이용하게 된다. 즉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인체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2(HER2)의 상태가 양성인지 음성인지에 따라 암이 성장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따라서 이 3가지 요소가 생물학적 표지자로 이용되고 있고, 유방암을 치료하는 약품도 이런 표지자를 활용하고 있다.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경우 흔히 원발암의 생물학적 표지자를 바탕으로 치료하게 된다. 따라서 전이암은 생물학적 표지자를 밝히기 위해 반드시 조직검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만약 간으로 전이된 암과 같은 전이암이 원발암과 생물학적 표지자가 다르다면 애초의 치료방법은 효과가 없을 수가 있다. 이런 이유로 유방의 원발암과 간으로 전이된 전이암의 특징이 어느 정도 달라질 수 있는지를 평가해보기 위해 이태리의 연구진은 여성 환자 225명의 조직검사 결과를 비교해보았다.

(1) 에스트로겐 수용체(ER)의 상태가 간으로 전이된 곳에서 변한 경우가 14.5%였다. 즉 유방의 원발암이 에스트로겐 양성이라면 간의 전이암에서는 에스트로겐 음성으로 상태가 바뀌거나 혹은 음성이 양성으로 상태가 바뀐 경우가 14.5%로 드러난 것이다.

(2)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의 상태가 변한 경우는 48.6%로 드러났다.

(3) 인체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2(HER2)의 상태가 변한 경우는 13.9%로 드러났다.

(4) 원발암의 특징이 전이암에서는 변해버렸기 때문에 치료계획이 변경된 경우는 12.1%로 드러났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태리의 연구진은 간으로 전이한 전이암에 대해 조직검사를 하는 것을 고려해야만 할 것이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유방암이 간으로 전이된 경우만 연구해보았지만 간이 아닌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된 경우에도 이런 연구결과가 적용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암이 전이가 되면 원발암과 다른 특징을 갖게 될 수가 있고 그에 따라 치료방법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쨌든 암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너무나 흔하다. 대장암 초기와 진행성 대장암이 동일한 항암제에 대해 서로 전혀 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또 유방암이 전이되는 경우 원발 부위와 전이된 부위의 종양의 특징이 달라지는 것은 이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다.

최근의 새로운 연구로 암에 대한 기존의 가정들이 일부 무너지고 있어서 암을 치료하는데 새로운 접근방법이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암의 실체를 언제 정확하게 밝혀내서 제대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가 있을까?

출처:
(1) S. R. Alberts et al., “Adjuvant mFOLFOX6 with or without cetuxiumab (Cmab) in KRAS wild-type (WT) patients (pts) with resected stage III colon cancer (CC): Results from NCCTG Intergroup Phase III Trial N0147” J Clin Oncol 28:7s, 2010 (suppl; abstr CRA3507)
(2) National Cancer Institute "Addition of Cetuximab to Standard Chemotherapy in Early-Stage Colon Cancer Shows No Benefit in Phase 3 Clinical Trial" 12/02/2009
(3) Failed Avastin study detailed, other trials go on, Reuters, May 30, 2009
(4) M. A. Locatelli et al. "Should liver metastases of breast cancer be biopsied to improve treatment choice?" Presented at the 2010 annual meeting of the 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June 4-8, 2010. Chicago, IL. Abstract CRA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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